2021학년도 수능 국어 만점자 인터뷰 - 보인고 이준원

독해력에 집중, 주어진 글을 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기억

박지윤 리포터 2021-01-20

“1,2학년 내신은 3~4등급, 모의고사도 거의 3등급이었어요. 글을 읽는 자체가 어렵게 느껴져 걱정이 된 적도 있었죠. 저 스스로 국어를 못하는 사람이란 생각도 한 적 있고요. 하지만 공부를 제대로 하니 분명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정시를 결정한 후 수능국어에 집중하면서는 오롯이 독해력에 중점을 두고 많은 양을 공부했습니다.”
수학, 과학을 가장 자신 있는 과목으로 꼽은 보인고 이준원(3학년)군은 2021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와 물리Ⅰ 만점을 받았다.



드디어 1등급, 나는 국어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2학년 겨울방학, 이군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제까지의 성적을 고려해 정시로의 대입을 결정한 것. 다른 과목에 비해 자신이 없었던 국어도 그때부터 수능대비를 시작했다.
암기의 비중이 큰 내신국어에 비해 수능국어는 독해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란 생각에서 독해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때까지 국어학원을 한 번도 다닌 적 없는 이군은 먼저 수능기출문제집을 사서 혼자 풀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능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문제를 열심히 풀었어요. 채점하고 왜 틀렸는지 확인만 하는 정도였죠. 단, 지문을 빠르게 읽으려 노력했고 그 내용을 머릿속에 정확하게 기억하려 노력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기출문제집 풀이에 집중하고 3월에 본 3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국어 1등급을 받았다. 문제를 푸는데 글을 읽는 느낌에 변화가 생겼다.
이군은 “3등급을 받을 땐 글이 잘 읽히지 않을 뿐더러 글을 읽어도 내용이 바로바로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1등급을 받을 때에는 읽는 시간이 줄었을 뿐 아니라 글의 내용도 머릿속에 잘 들어왔다”며 “모의고사를 보며 항상 시간이 부족했는데, 3월 모의고사 때에는 처음으로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방학동안 최대한 빨리, 그리고 글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며 글을 읽으려 노력한 것이 독해력 향상에 도움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시 3등급, 나만의 공부 이어가다!
꾸준히 스스로 수능공부를 이어가던 이군, 7월 교육청모의고사에서 98점이란 높은 점수를 기록하게 된다. 다들 어렵다고 하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자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국어가 만만해지자 수학공부에 집중, 1주일에 국어공부를 1시간 한 적도 있을 만큼 국어공부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9월 모의고사를 봤고, 국어점수는 78점. 다시 3등급으로 떨어졌다.
이군은 “국어공부를 등한시 한 게 바로 시험에서 나타나더라”라며 “시간도 부족하고 5~6문제를 거의 찍다시피 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자신만의 공부법에 대한 불안감도 엄습했다. 한 번도 국어학원을 가본 적 없던 이군이 대치동 수능전문 수업을 듣게 된 이유다. 처음 수업을 접하고는 신세계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스타일과 확연히 다른 문제 푸는 방식에 뭔가 실력이 확 느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막상 모의고사를 풀어보면 항상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틀리는 문제도 많았다.
2~3주 다니다가 과감하게 학원을 그만 둔 준원군, 다시 자신을 믿고 독해력에 집중했다.
이군은 “학원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글 읽는 실력이 오르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학원 수업에서 말하는 건 결국 문제를 푸는 스킬인데, 차라리 그 3시간 동안 글을 읽는 데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0월, 나만의 특단이 필요한 때
그렇게 제 자리로 돌아온 준원군은 자신을 믿고 원래의 방식대로 수능 공부에 집중했다. 항상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독해력으로 다시 돌아가 실전모의고사 기출문제집을 구입해 매일매일 많은 양의 문제를 풀었다. 오답노트나 정리노트도 없고 암기도 거의 하지 않았다. ‘빨리 읽으면서 머릿속에 확실하게 기억하자!’ 그가 집중한 것은 오롯이 독해력이었다.
아침 9시면 화작문제를 풀고 기출문제집을 푼 후 실전모의고사를 풀었다. 다시 모의고사 풀이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틀린 문제 수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능이 연기된 상황. 수능 한 달 전부터는 방역을 위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됐고 집에서 공부해야 하는 예년에 없던 상황이 펼쳐졌다. 하지만 이군은 이런 분위기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수능이 연기됐으니 공부할 시간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며 한 달 전부터는 수능 시간표대로 집에서 공부에 집중했다.
준원군은 “코로나로 인해 1년 동안 야간자습을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1학기 때에는 5시 방과 후 집에서 흐지부지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며 “수능 한 달 전부터는 아침부터 오후 4~5시까지 수능시간에 맞춰 공부하며 수능 컨디션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비문학, 나만의 풀이법으로 해결!
최대한 글을 빨리 읽고, 빨리 이해하고, 오랫동안 정확하게 이해하자!
수능국어 공부를 하며 이군이 집중한 부분이다.
여느 학생들처럼 비문학이 가장 어렵게 와 닿았던 이군. 하지만 그에게는 오랫동안 독해력에 집중하며 생긴 자신만의 비문학 풀이법이 있었다.
“지문을 읽으며 제 머릿속에 핵심 단어를 이용해서 구조도를 그리는 거예요. 직접 쓰지는 않아요. 샤프를 내려놓고 눈으로 지문을 최대한 빨리 읽으면서 머릿속에 필기를 하는 거예요. 이렇게 구조도를 그리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해놓은 모든 정보를 다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읽는 속도에 영향을 주면 안 되니깐 즉흥적으로 빠르게 정리해요. 지문을 다 읽고 문제를 풀 때에는 모두 머릿속에 있는 내용이라 바로바로 선지가 틀렸는지 맞았는지 판단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가끔씩 헷갈리는 선지가 나오면 지문으로 돌아가서 찾습니다.”
자신만의 풀이 방법, 스스로 얻은 팁도 있다.
먼저 최대한 단순하고 간단하게 기억하기. 너무 많은 것을 구조도에 넣으면 기억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것이나 당연한 내용은 넘어가기.
마지막으로 기호 많이 활용하기. 화살표, 동그라미, 밑줄, 괄호, + = - 등을 활용해 머릿속에 자신만의 확실한 그림을 그려 시간도 단축하고 문제도 정확하게 풀 수 있었다.

소설 전체 읽기, 책읽기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문학은 EBS 연계학습에 집중했다, 또 1월부터 꾸준히 EBS교재에 나오는 소설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군은 “문학에서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EBS교재에 나오는 소설은 미리 다 읽었다”며 “수능특강에서는 소설의 일부분만 발췌해서 나오는데, 수능엔 다른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수능을 위해 수능특강 소설은 거의 대부분 읽고 중요한 것은 특히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문학에서 나오는 현대소설은 단편이 많아 한 작품 당 20~30분만 시간을 투자하면 충분하다고. “책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고3이 된 후 수능을 대비해 소설 읽기를 꾸준히 하며 책 읽기의 재미에 푹 빠졌다”고 그는 말한다.
실제로 이번 수능에 출제된 소설 모두 전체를 이미 읽는 작품이라 문제 푸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었다.
문법은 내신 대비를 충실히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준원군의 수능국어 만점 비결

1. 독해력 중심으로 많은 양을 공부한 것.
수능국어는 문제 푸는 스킬보다 독해력이 중요하다. 많은 시간 국어에 집중하며 글 읽는 능력을 키웠다. 처음엔 최대한 빠르게 읽으면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연습을 했다. 이때 중요한 건 너무 빨리 읽으면 글의 내용 모두가 기억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 다음 점차 속도를 빠르게 글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습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2. 나만의 비문학 풀이법.
글을 읽으며 노트에 필기하듯 머릿속에 키워드를 쓰고, 정보들을 모아 구조도를 만들었다. 손으로 쓰지 않고 머리에 입력하는 것은 읽으면서 바로바로 대응이 되어 시간이 엄청 절약된다. 내용을 최대한 머릿속에 저장, 문제 풀 때 지문을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선지가 틀렸는지 맞았는지 금방 가려낼 수 있다. 정확하게 암기해놓지 않으면 문제 풀 때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 확인해야 해서 시간이 엄청 걸린다.

3. 소설 전체를 모두 읽은 것.
문법 문제에 나오는 소설을 찾아 작품 전체를 읽었다. 전체를 읽고 나면 전체 내용은 물론 문장 위치까지 기억 나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작품은 2~3번 반복해 읽었는데 이번 수능에 출제된 ‘최고운전’도 여러 번 읽은 작품이라 쉽고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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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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