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여름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 말이 있다. 요즈음 여름에 자주 걸리는 호흡기 질환들 즉 감기, 비염, 축농증, 냉방병을 빗대어 나약해진 인체의 저항력을 꾸짓는 말이다. 여기에 나름 심오한 이치가 숨어 있다. 개는 땀샘이 없어서 체열을 발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간접적인 대류와 호흡을 통해서만 열 발산을 하기 때문에 과잉된 체열에 대해서는 조절력이 거의 없다 시피 한다. 그러므로 개는 여름이 가장 힘든 계절이 된다. 여름에 기초체온 조절력이 가장 취약한 동물인 개도 감기에 안걸 리는데 훌륭한 기초체온 조절력을 완비한 인간이 여름 감기에 걸린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불가사의한 현상인 것이다.
인간은 왜 감기에 걸리게 될까요?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은 덥다 춥다 보다는 더위와 추위에 대응하여 일정하게 기초체온을 유지 할 수 있는가? 없는가? 에 따라 발생된다. 즉 호흡기 질환은 온도차와 습도차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요즘 여름은 냉방병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이 가장 빈번한 계절이 되었다. 그 이유는 우선 식생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여름철 보양식품은 삼계탕으로 대표되는 따뜻한 음식이다. 여름의 특성상 외부로 열이 발산되는 외열내한의 상황을 조화롭게 하기 위하여 따뜻한 음식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여름철에는 냉커피, 냉음료, 빙과류 등 당장 혀를 시원하게 하는 음식이 주가 되어 있다. 대표적인 겨울 음식인 냉면도 여름음식으로 탈바꿈을 하였다. 이런 음식들이 인체의 내부의 온도를 낮추어 기초체온과 내외균형을 흐트러지게 하고 있다.
한편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숙면이 중요하다. 약간 서늘한 환경을 만들었을 때 쉽게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새벽 3시30분까지는 몸이 체열을 발산하므로 에어컨의 찬 기운, 선풍기의 바람,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 등이 숙면을 도와주며 몸에 부담이 없다. 그러나 3시 30분 이후 부터는 몸이 체열을 보존하는 방향을 진행하므로 외부의 환경에서 체열을 앗아가면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창문을 열어놓고 자다보면 그대로 감기가 걸리거나 비염이 심해지게 된다. 새벽녘 환경을 잘 조절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비염, 축농증 등이 있는 분들은 여름에 오히려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일산 유용우한의원 유용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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