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안산 반월공단에서 금속을 자르고 가공하는 작업을 30년 넘게 해왔다는 50대 초반의 남성이 찾아왔다. 귀가 많이 안 들리는 걸 그동안 회사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받아 알고 있었지만 먹고 사는 게 힘들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찾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찾아온 주목적이 “돈이 없으니 간단하게 약을 먹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대학생 자녀가 둘이나 있고, 부인은 아픈 데가 많아 일도 못하고 병원비가 많이 들어 생활이 많이 어려운 듯 했다.
몇 년 전부터 보청기라도 장만해서 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자신의 차례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 못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청각장애진단을 받으면 정부에서 131만원의 지원금이 나온다고 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그런 게 있으면 진작 말씀해주시지 그러셨냐”고 반색을 했다. 코앞에서 큰소리로 말을 해야 겨우 알아들을 정도로 난청정도가 심각하여 청각장애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절차를 밟도록 안내해 주었다.
K씨는 약 2개월 후 청각장애진단이 나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와 정부보조금으로 보청기를 처방 받을 수 있게 되었다. K씨처럼 아직도 귀가 많이 안 들리지만 정보 및 홍보부족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는커녕 보청기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청각장애진단을 받으면 보청기 외에도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세금감면 등의 혜택이 부여되므로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먼저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의 청력검사와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영원히 청력은 회복할 수 없게 되고, 늦으면 늦을수록 아무리 값비싼 보청기를 착용해도 들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안산연세난청센터
원장/ 의학박사 방희일
문의 031-413-6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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