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들에게 전시공간을 넘겨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고민으로 출발한 안산환경미술협회의 ‘별의별 전시회’가 올해로 벌써 3년을 맞이했다. 지난 달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별의별 전시회’에서 보물처럼 간직하고 모아온 개인 소장품을 구경했다. 어떻게 이런 걸 모을 생각을 했을까? 생각이 들다가도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 차곡차곡 모아볼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생기는 ‘별의별 전시회’에 다녀왔다.
사연없는 물건은 없더라
예술의 전당 전시관에서 열린 ‘별의별 전시회’. 많은 전시회 이름을 들어봤지만 ‘별의별’전시회라니. ‘보통과는 다른 갖가지’의 뜻이 담긴 ‘별의별’이라는 이름에 끌려 찾아간 전시회. 정말 ‘이런 전시회가 다있네’싶은 특별하고 유별한 전시회다. 우선 전시회에 들어서면 다양한 시민들의 소장품이 반긴다. 소장품은 그야말로 갖가지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집과 동물, 인물이 책 위로 툭 튀어나오는 팝업북, 인형 속에 또 인형을 감춘 러시아 인형, 우표며 등잔, 헬로키티 인형, 지점토 작품 등이다. 올해로 벌써 3번째가 되었다는 이 전시회에 7명의 안산시민들의 손때 묻은 작품들이 전시장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전시 공간 옆에서는 소장자들의 사연이 적혀있고 어떤 소장자는 직접 작품 옆에서 관람객에서 작품을 설명하며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물건을 모으면 사랑도 쌓이네
오뚜기 모양 큰 인형을 열면 작은 인형이 숨어있는 ‘마트로시카’ 일명 러시아 인형을 수집하는 장선희씨는 자신의 소장품 옆에 서서 작품 하나하나가 가진 사연을 설명하고 있었다. 장 씨는 “어릴 때 아버지가 러시아인형을 사다주신 후 러시아 인형은 아버지를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물건이다 보니 볼 때 마나 하나씩 사서 모으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다 유명 작가의 명화가 그려진 러시아 인형을 발견하고는 꼭 구입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인형 하나 60만원에 파는데 도저히 살 수가 없었죠. 저 정도라면 직접 그려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오뚜기 인형을 사서 직접 그렸어요”
그렇게 직접 제작한 작품의 주제는 다양하다. 오드리 햅번이며 유명 정치인, 동화주인공, 만화캐릭터까지 손재주 많은 그녀의 손끝에서 동그랗고 귀여운 인형으로 재탄생했다. 전시장 한 켠은 딸아이가 좋아해 직접 만들어 주었던 미니언즈들로 꾸며져 장선희씨 소장품 코너에는 아버지 딸 손녀 3대의 이야기가 담겼다.
삶이 풍성해지는 소장품전
환경미술협회가 3년 전부터 진행하는 ‘별의별 전시회’. 김용남 환경미술협회장은 “미술가나 작가 등 예술인 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소장품전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2016년 처음 시민 공모로 시작한 소장품 전에 예상 밖으로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다.
“정말 다양한 물건을 모으는 시민들이 많더라구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장품은 미니어처 한복을 제작하는 분이었어요. 결혼식을 앞두고 엄마와 딸이 한복을 지어갔는데 어머니는 결국 한복을 못 입어보고 돌아가셨대요. 따님이 엄마 납골함 속에 넣어드리고 싶다고 작은 한복을 만들어 달라고 해 같은 한복을 작게 만들어 와인병에 입혀서 드리면서 미니어쳐 한복을 만들기 시작했데요”
이처럼 소장품에는 수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듬뿍 담겨 있어 작은 것 하나 소홀할 수가 없다. 나만의 보물상자를 나누는 ‘별의별 전시회’에 참가하고 싶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한다. 환경미술협회가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데 내년 공모 심사에 참가하면 나마의 소장품도 전시기회를 가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자신만의 사연을 가진 작품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분야로 작품의 수가 100종류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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