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안산시민들도 부글부글
안산 사립유치원 59곳 중 7곳 감사, 수사의뢰 2건 감사처분 5건
2017년 감사 처분 받은 3개 유치원 이름만 공개
박용진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각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유치원 감사결과를 실명 공개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특정감사에서 걸린 안산지역 유치원 이름도 포함되자 지역 여론도 들끓고 있다. 안산지역 엄마들의 모임인 ‘안산시흥맘모여라’(이하 안시모) 게시판에도 ‘비리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인터넷 주소를 공유하는 글과 “믿고 맡길 곳 없다”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안산지역 유치원 감사 결과
이번 자료에 공개된 안산지역 유치원은 초지동 A 유치원, 사동 B 유치원, 일동 C 유치원 등 3곳이다. A 유치원은 만기환급형 보험에 가입하거나 퇴직적립금 등으로 지출하는 등 적립금을 부적정하게 운영하거나 부당하게 지출했다. 또한 교비를 사적으로 이용해 유치원 연합회 회비, 급식재료 사인간 거래로 1천 여만원을 지출한 것 등 15건이 감사에서 지적됐다. 이로 인해 감봉 3개월과 1억 여원의 보전조치 처분을 받았다.
사동 B 유치원은 원장과 교직원 식사 비용 등으로 8400여만원을 부정하게 사용하고 측량비와 등기비 등 예산 목적 이외로 집행했으며 수익자 부담금을 교비계좌가 아닌 원장이나 교사 개인 계좌로 받아 교육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받는 돈이 2억원이 넘는다. B 유치원은 정직 3개월에 3억9400여만원 보전조치 처분을 받았다.
일동 C유치원은 원장과 교직원 식사 비용으로 3100만원을 부정하게 사용했으며 급식 검수를 작성하지 않고 유통기간이 경과한 식재료를 보관한 것이 감사 지적사항에 포함됐다. C유치원은 감봉 3개월과 부정사용한 교비 3100여만원에 대한 보전조치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유치원은 믿을 수 있나?
감사결과를 접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 한 회원은 “아이들한테 써야 하는 돈으로 사리사욕만 채우는 인간들이 아이들 교육이나 이런 거에 관심이 있을까 싶다”면서도 “워킹 맘이라 당장 그만둘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공개된 유치원 외 다른 유치원은 믿고 맡길 수 있을까? 불행히도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안산교육지원청은 “경기도 교육청이 2016년에서 2017년까지 특정감사를 진행한 유치원 중 안산지역 유치원은 모두 7군데이며 언론에 공개된 유치원은 그 중 3곳이다”고 확인했다.
안산지역 사립유치원은 단원구 24개, 상록구 35개를 포함해 모두 59개다. 그중 특정 감사 대상은 단 7곳. 전체 유치원 중 단 11%만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결과 심각한 유치원 2곳은 수사 의뢰를 위해 고발상태이고 5곳이 감사 처분 통보를 받았다.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단 안태원 씨는 “특정감사를 진행한 안산지역 유치원 7곳 모두 감사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그 중 2곳은 비리 정도가 심해 수사 의뢰한 상태로 이번 공개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 의뢰한 유치원은 감사 자료를 무단으로 폐기하거나 감사를 거부나 방해하고 은닉통장 거래로 감사를 진행할 수 없는 등 공개된 유치원보다 심각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아닌 지원금, 비리 적발해도 처벌 어려워
사립유치원은 비영리 교육기관의 책임을 다할 것을 서약하고 국가로부터 한해 2조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 받는다.
국가가 지원하는 항목은 누리과정 교육지원금 원아 1명당 22만원, 방과 후 프로그램비 1인당 7만원을 더해 최대 29만원이 사립유치원에 지원된다. 이 뿐만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과 지자체에서는 급식비와 교사 처우개선비까지 적지 않은 금액을 사립유치원에 지원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감시체계는 미비하다. 시군 교육지원청에서 정기 지도점검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 같은 비리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은 일. 비리를 적발 한 후 처벌도 쉽지 않다. 감사 후 보전처분을 받은 금액도 원장 개인통장에서 유치원 교육비 통장으로 옮기면 끝이다.
시민감사단 안태원씨는 “국가가 유치원에 지원하는 누리과정교육비는 보조금이 아니라 지원금이다. 판례에 따르면 지원금을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아도 횡령죄가 성립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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