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의 명소 ‘호수공원’. 꽃과 나무, 호수를 벗 삼아 지쳤던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죠. 그런데 호수공원의 매력, 한 가지 더 알려드릴까요. 하하 호호 사람들의 이야기, 알찬 책 이야기가 어우러진 문화 사랑방 ‘호수공원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래 뵈도 8천권의 책이 소장된 어엿한 도서관이죠
호수공원 제 3주차장 입구를 들어서면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작은 집이 하나 있다. 마당에는 아담한 책 수레가 놓여 있고, 화단의 빛깔 고운 꽃들이 맞이하는 곳.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이다. 사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아는 이는 알아도, 모르는 이가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공원 곳곳을 유심히 다녀보지 않는 이상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고, 공원에 도서관이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있다. 고양시 18개 공립 작은도서관 중 하나이고, 무려 8천여 권의 책을 소장한 어엿한 도서관이다.
비영리단체 ‘책과 도서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어요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1년 5월 정식 개관했다. 시에서 운영해오다 2016년부터 비영리 민간단체 ‘책과 도서관’에서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김정희 관장은 “책과 도서관은 2015년 활동을 시작한 비영리 민간단체다”며 “책을 사랑하고 도서관을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고양시의 책과 도서관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소개했다. ‘책과 도서관’이 이곳의 운영을 맡으며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일어났다. 특히 호수공원 곳곳에 위치한 다섯 개의 바깥서가가 눈에 띈다. 풍차 작은도서관, 호수가보이는 작은도서관, 다리밑 그늘 작은도서관 등 공원을 걷다 쉬어가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책 한권 꺼내 볼 수 있는 야외 미니 도서관들이 들어섰다. 김정희 관장은 “호수공원의 특성을 살림과 동시에 책과 함께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그에 대한 해답으로 5개의 바깥서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크기도, 생김새도 각기 다른 바깥서가는 호수공원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매력이 되고 있다.
도서관에 책만 있을까요?
외적인 변화 외에 가장 무게를 둔 변화와 시도는 ‘책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김정희 관장은 “작은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도서관을 벗어나 사람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했다는 거다”며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도서관에서 열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달 1회씩 열리는 ‘밥 먹는 인문학’은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의 가장 오래된 문화프로그램. 작가, 미술가, 음악가 등 각 분야 명사들과 소박한 밥상을 함께하며 소통하는 자리다. 대상층도 폭넓다. 최근에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수제 맥주’ 이야기를 풀어보는 이색적인 자리도 열렸었다.
그 뿐인가. 나의 일상에 이야기를 담아 시를 써보는 ‘호수, 시를 만나다’는 문체부지원사업으로 선정돼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열린다. 동아리들의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공간도 제공한다. 시 동아리, 그림책 동아리, 책읽기 동아리, 손뜨개 모임 등 작은도서관을 통해 맺어진 인연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매주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읽기 동아리 모임 ‘배또롱’ 회원들이 한 말씀 건넨다. 한 회원은 “도서관하면 조용히 책만 읽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에는 만남이 있고 소통이 있어 특별하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작다. 하지만 작아서 아름답다는 말을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금 우리가 철학이 부족한 시대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제대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 때, 호수공원 작은 도서관에서의 만남과 활동이 우리 삶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에선 많은 이야기들이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엮여가고 있는 중이다. 그 이야기들에 한번 귀 기울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동아리 활동>
‘물꽃’ - 시 동아리,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
‘책까방’-그림책 동아리,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배또롱’-책읽기 동아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내코가 석자’-손뜨개 모임, 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주 목요일 오후 6시
<호수, 시를 만나다 >
강좌명: 꽃과 개와 눈물과 시적인 순간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김미혜 시인과 함께하는 시 쓰기 강좌
<밥 먹는 인문학>
밥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인문학 강좌. 매달 다양한 주제로 열린다.
일정은 문의.031-901-2375 facebook.com/goyanghosool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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