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비싼 집값과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려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월세수입을 올릴 수 있는 셰어하우스 창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이 시장에 뛰어들어 성장기반을 닦은 셰어하우스 운영자들에게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지난 5월, 6월 석촌점, 송파점을 잇달아 오픈하면서 내심 걱정했는데 한 달이 안 돼 만실이 되는 걸 보고 송파 셰어하우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문정법조타운, 잠실롯데월드몰이 들어서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지요.” 서울에서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 8곳을 운영중인 양드레하우스 이경준 대표가 말한다.
1인실부터 다인실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셰어하우스는 가전제품, 가구, 생활 집기류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거실, 주방, 화장실을 함께 쓰는 공유 주택을 말한다.
이 대표는 셰어하우스의 입지를 ‘도보로 10분 거리 이내의 역세권, 주변에 풍부한 일자리’ 두 가지 기준점을 가지고 고른다.
셰어하우스 창업 당시, 비싼 임대료를 무릅쓰고 강남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생 보다는 직장인 대상으로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강남에는 회사가 많은데다 스튜어디스, 메이크업 등 특수 학원이 몰려있어 지방에서 올라온 취준생 수요까지 있습니다.”
2016년, 종잣돈 1억 원을 들고 셰어하우스를 시작한 이 대표는 2년 만에 강남 4곳, 교대 1곳, 서울시립대 부근 1곳, 송파 2곳 등 총 8곳(베드 기준 46개)으로 키웠다. 월수입은 600~700만원 선이라고 귀띔한다.
-셰어하우스 창업 계기는?
2003년 일본에서 유학 당시 셰어하우스에 머물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에게는 낯선 주거 형태였는데 미국 등 각국 외국인들과 교류하며 재미있게 보냈어요. 게다가 일본인 주인 부부에게 일을 도와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셰어하우스 운영 전반을 익힐 수 있었고 한국에서 셰어하우스를 창업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귀국 후에는 온라인상에서 김치 판매하는 일부터 여행사 근무, 보험 세일즈까지 두루 거친 후 2016년에 셰어하우스를 열었습니다.
처음부터 전업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1년에 5개 지점 운영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1호점 집을 구할 때 경매, 전세까지 두루 알아봤는데 초기 투자비가 만만치 않더군요. 월세로 집을 구해 임대하는 전대 방식을 택했습니다. 1호점 투자비는 총 4000만원이었습니다. 보증금 2000만원 내고 나머지는 집수리, 가전제품과 가구, 소품 구입하는 데 들어갔습니다. 시행착오 로 비용이 초과됐지만 수업료라고 생각합니다. 화장실 공사, 도배만 전문 업자에게 맡기고 페인트칠, 싱크대 리모델링 같은 실내 공사는 혼자서 합니다.
-입주자 모집, 관리 등 운영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준비 단계부터 블로그(junarian.blog.me)를 운영했고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같은 온라인매체에 홍보해 한 달 만에 1호점 입주자를 모두 구했습니다. 자신감을 얻고 근처에 2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입주자 모집을 위해 지금도 양드레하우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자체 홍보 채널을 운영중이며 셰어하우스 플랫폼인 컴앤스테이, 쉐어킴, 고방을 활용합니다.
현재 8개 지점 모두 월세로 집을 얻어 운영중인데 월임대료가 집 크기에 따라 80~190만원을 냅니다. 대개 1,2인실 중심으로 운영하며 일부 지점은 3인실도 운영중인데 지점 당 월수입은 70~ 230만원 선입니다. 셰어하우스는 방이 많을수록, 운영 지점이 많을수록 수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셰어하우스 용 집은 보통 지은 지 20년 넘은 낡은 집을 임대합니다. 이 때 단열, 배관과 균열 상태를 꼼꼼히 살핀 후 계약해야 합니다. 셰어하우스는 1단계 집구하기, 실내 인테리어▶ 2단계 입주자 모집 ▶3단계 운영 관리로 이뤄집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운영 관리입니다. 화장지, 세제 같은 비품 공급, 공용 공간 청소, 전등 교체 등 하자 보수 같은 것을 입주자가 요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처리해야 하지요.
-셰어하우스 창업자를 위한 조언은?
정부 8.2부동산 대책 이후 다주택자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문의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초기 시장이지만 계속 공급량이 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양드레하우스는 전략적으로 외국인 입주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문화를 교류하는 글로벌 셰어하우스를 지향하는 거지요.
소자본으로 1인 창업을 했고 이게 내 직업이기 때문에 집수리부터 홍보, 입주자 관리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합니다. 지점은 최대 15개까지 늘려갈 계획입니다. 운영공실률을 최대한 낮춰야 수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부동산 임대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는 걸 유념하면 됩니다. 현재 2년간의 셰어하우스 운영 노하우를 총정리한 책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1인실 수요 늘고, 공급 늘면서 월세 경쟁
셰어하우스 플랫폼인 컴앤스테이(www.thecomenstay.com) 자료에 따르면 국내 셰어하우스는 2013년 19개(베드 124개)에서 2017년 489개(베드 3561개)로 매년 2배 이상 성장했다. 약 100억원 대 시장 규모다. 방 형태는 1인실(928개) > 2인실(833개) > 3~4인실(242개) > 5인실 이상(7개)로 나타났다(2017년 기준).
셰어하우스 시장이 성장하는 건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원룸에 비해 보증금 부담이 없는데다 월세가 저렴하면서 고시원 보다는 거실, 화장실, 주방을 갖춰 쾌적하기 때문이다.
컴앤스테이 김문영 대표는 2016년부터 서울, 수도권 등지의 셰어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며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고 창업컨설팅도 진행한다.
김 대표는 국내 셰어하우스 도입 초창기인 2013년부터 외대 근처에 셰어하우스를 오픈해 현재 11개 지점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자가, 임대, 위탁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중이며 셰어하우스 시장 변화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자가 소유 부동산은 대출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약 10~12%, 전대는 약 8%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파트는 투자 비용이 많아 수익률이 다소 떨어집니다. 현재 이 시장은 공급이 계속 늘면서 임대료 경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점점 단독, 다가구 주택을 통째로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해 공용공간을 차별화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이와 함께 임대 관리서비스 특화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퇴 후 부업으로 뛰어들었다 몇 년 만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임대업이 아닌 임대 서비스업이며 젊은층과의 세대 차이, 트러블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한 운영 철학이 필요합니다. 공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청소 등 관리 서비스를 특화해야 하며 입주자들 사이의 평판 관리도 필요합니다”
▮셰어하우스 창업 가이드
-입지가 생명, 회사 많은 역세권 10분 거리나 대학가 주변
-방이 많아야 수익률 높다.
-부동산 임대업이 아닌 임대 관리서비스업이다.
-단독주택, 다가구 개조한 셰어하우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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