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수업에 활용해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국어수업’으로 유명한 보인고등학교(학교장 김종환) 문지혜 교사(국어). 송파구 토박이로 보인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문 교사는 지난해 보인고 앙케트 설문 ‘교내 여신 선생님’ 부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매 학기 수업을 위한 자신만의 수업노트를 만들고, 수업에 활용할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또 3월이면 학생들 이름 외우는 것에 집중하는 열정 넘치는 국어 선생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자’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교실에서 삶의 나눔 가능한 국어
어릴 때부터 국어선생님을 꿈꾼 문 교사. 대학교 때 방송에 관심이 생기면서 졸업 후 방송 일을 1년 간 했다. 언론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자 참가한 진로탐색의 날 강의. 그리고 방송인 신분으로 학생들을 만났다. 개인적 상담과 여러 통로를 통한 소통을 하며 꿈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학생들. 그리고 원래 자신의 꿈이었던 교사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인생의 방향성을 정해주고 피드백해주는 과정이 그 어느 것보다 ‘영향력 있는 삶’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곤 바로 전공을 살리기로 마음을 먹었죠. 국어는 교과 자체가 삶과 연결되어 있어 다른 과목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학생들과의 연결고리가 있어요. 자연스럽게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학생들과의 관계를 그 어떤 교과보다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죠. 교실에서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 국어만이 가진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국어를 ‘재미있게’ ‘새롭게’
그의 수업은 청각과 시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업으로 특히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다. 특히 문학수업은 사진이나 영상 등 시청각자료 활용이 필수라는 문 교사. 소설수업은 사회 혹은 역사처럼 수업을 진행한다. 이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맞춘 융·복합수업과도 이어진다.
문학 수업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공감하는 것. 문 교사는 시청각 자료 활용에 그치지 않고 진로와 연계된 ‘학생 중심의 수업’도 진행한다.
“어떤 지문을 공부할 때 학생들이 관심 있는 전공이나 학과와 연계시켜 집중 탐구를 진행합니다. 생물, 경제, 수학 등 다양한 입체적 분석이 가능하죠. 학생들의 높은 참여도가 있기에 가능한 수업인데, 우리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맞물려 최고의 수업결과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수업 또한 내신과 수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자신만의 틀을 만들었다. 일명 ‘7가지 키워드 분석’ 수업.
문 교사는 “처음엔 학생들이 많이 어려워하는데, 반복적으로 공부하다보면 나중에 학생들 입에서 ‘키워드가 보인다’는 말이 터져 나온다”며 “이렇게 수업하는 목표는 처음 보는 작품을 분석하는 위해서다”고 설명한다.
‘나만의 노트’ ‘수업 들은 내용을 수업 해보기’
학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 수업은 문법. 그는 수업 전 수업을 위한 자신만의 자체노트를 만드는데, 이 문법노트는 학생들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문법 수업의 핵심이다.
“교과서, 문제집, 대학교 때 공부했던 전공책 포함 총 3~5권의 책을 종합해서 단권화를 합니다. 수업 중 학생들도 자신의 노트에 직접 내용을 작성하게 하죠. 왜냐하면 문법은 수학처럼 조금만 놓쳐도 다름 과정을 이해하기 힘들어 수업 시간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함께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보기 쉬운 프린트를 요구하지만, 꾸준히 손으로 직접 써내려가는 수업을 진행하는 문 교사. 문법은 1학년 때 배운 것이 3학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1학년 때의 집중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일까. “1학년 땐 문법수업이 어려워서 투덜댔는데, 그때 자세히 공부를 잘 해놔서 3학년인 지금 큰 도움이 된다”는 현재 3학년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가 많다.
나아가 문 교사는 모든 국어 공부에서 같은 내용을 다른 각도에서 기술한 여러 책을 ‘나만의 책’으로 단권화시키는 작업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또 다른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는 문 교사. 바로 새 교과서를 한 권 마련하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시험 때마다 화이트보드를 꺼내놓고 가르치듯 공부하는 걸 좋아한 문 교사.
“가르치려면 내용을 명확하게 알아야하고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있어야 하죠. 말로 가르치듯 공부하는 게 힘 든다면 새 교과서에 자신이 공부한 걸 다시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수업 들은 내용을 수업 해보기. 새 교과서 대신 백지를 활용해도 됩니다.”
미안한 마음 잃지 않는 교사 되고 싶어
학생들과의 관계형성에도 큰 힘을 쏟고 있는 문 교사. 학생들과 호흡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 역시 학생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애정에서 비롯된다.
“연령과 무관하게 학습들과 호흡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보인고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관계죠. 그런 선생님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생겨나고, 더 열심히 학생들에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사진이 바뀐 6개 반 출석부를 출력해서 외우는 일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은 3월마다 그가 모토로 삼는 시.
열심히 보고 또 보며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지만, 어쩌다 인사하는 학생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는 문 교사.
“이름을 잊어버렸을 때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커요. 그럴 땐 빨리 출석부를 찾아 이름을 확인하고 다음에 만났을 때 꼭 이름을 불러주죠. 그 미안한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수업을 듣고 국어가 좋아졌어요’ ‘문학수업이 생동감 넘쳐 재미있어요’ ‘절대 졸지 않는 수업이에요’란 학생들의 피드백에 큰 힘을 얻는다는 문 교사. 학생들과 수업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천생 교사일 수밖에 없는 그의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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