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구 천만시대. 단순히 사랑을 주는 애견()이 아니라 생을 함께하는 반려견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과 생활공간을 나눠쓰는 동물이 살기 좋은 도시일수록 결국 사람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동물과 사람의 아름다운 공생을 꿈꾸는 ‘안산 동사모(안산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을 만났다.
애견과 산책하며 자연스럽게 만나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사연은 가지각색이다.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서, 혹은 아이들이 모두 출가해 떠나고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성인으로 독립한 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를 입양하거나 분양받는 경우도 많다. 강아지를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정기적으로 공원을 산책하던 안산시민들이 만든 모임이 ‘안산 동사모’다. 안산동사모 이종숙 대표는 “본격적으로 모임을 발족한 것은 올해 1월이지만 공원에서 얼굴보고 인사하고 지낸 지는 꽤 오래된 사이다. 개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동물이라 공원에서 만나면 자연스럽게 킁킁대고 인사한다. 이러다 보니 견주들끼리도 인사하고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초보 견주에게는 공원 모임은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헐랭이엄마 한지영씨는 “어디 동물병원이 좋은지 강아지에게 먹이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이 모임에서 다 배웠어요. 마치 아이들 키울 때처럼 강아지를 통해 이웃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호수공원에 애견놀이터 만들어 주세요
이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같은 희망을 공유하게 되고 올해 1월 ‘안산동사모’를 발족했다. 온라인에 개설된 카페에 51명이 가입했고 매주 정기모임마다 30~40여명의 회원들이 동참하고 있다. 안산 동사모 회원들이 이심전심으로 바라는 것은 키우는 개들이 맘껏 달릴 수 있는 ‘애견놀이터’다. 웅이엄마 정수경씨는 “매일 산책을 시키지만 목줄을 메야 하잖아요. 우리 개들은 맘껏 뛰어다니고 활동하고 싶은데 제약이 많죠. 또 목줄을 하고 다녀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 전동기구를 탄 사람들도 많아서 위험한 순간이 많아요.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애견인들에게도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미 주변 지자체에서 공원 내 애견놀이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안산에서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모임을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동사모’를 만들어 시의원, 도의원을 만나 요구를 하면서 안산에서 애견놀이터 설립이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종숙 대표는 “성곡공원이라고 들어보셨어요? 공단 안에 있는 공원인데 이용하는 시민들이 거의 없는 곳이에요. 그곳에 애견놀이터를 만드니 이용하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어이가 없었죠. 이왕 만들거면 시민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에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다.
호수공원 청소하며 시민들에게 홍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산동사모 회원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시장 후보들을 찾아가 이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청원서를 전달하고 ‘애견놀이터’ 개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매달 한 번씩 호수공원에서 ‘개똥치우기’ 캠페인도 진행한다. 이종숙 대표는 “강아지 산책할 때 대변 봉투를 갖고 오지 않는 견주들이 있어요. 개와 사람이 공생하기 위해 지킬 것은 지켜야 애견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우리들의 요구에 공감할 거라 생각해서 매달 두 번째 토요일마다 회원들과 함께 공원을 청소한다”고 말했다.
개를 키우며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고 입을 모으는 안산동사모 회원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동물과 공생을 위한 사회시스템은 미미하고 시민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종숙 대표는 “매일 정기적으로 산책하는 강아지는 문제행동이 고쳐진다. 애견놀이터는 산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애견과 사람의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꼭 필요한 시설이 될 것이다”며 “애견놀이터를 시작으로 동물과 공생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데 안산동사모가 작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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