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_안양서중학교]
소통과 배려로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 안양서중학교를 가다
선후배사랑 나눔판, 한아름 우체통 등 다양한 창의·인성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난 12월 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특별한 나눔판이 부착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양서중학교를 방문했다. 28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양서중은 안양1번가 사거리에서 병목안 방향으로 차로 10여분을 달려 도착했다. 학교 입구 담벼락에 부착된 ‘아름다운 안양서중’이라는 슬로건이 학교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교문을 지나 학교로 걸어가는 길, 학교 담벼락을 장식한 학생들의 작품들을 보며 안양서중 학생들의 창의력에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꽃이 좋은 봄도 아니고 단풍 좋은 가을도 아닌데 학교로 올라가는 길이 화사하다.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담벼락을 가득 장식했기 때문이다. 어떤 시련과 역경도 인내와 용기 지혜로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방패 모양의 안양서중 교표 옆으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급식 맛있게 먹어’ ‘기억해 너는 세상을 빛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등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글들이 가득 적혀 있는 작품은 3학년 작품이다. 이어 옆으로 ‘축 졸업, 수고하셨습니다’라고 2학년 후배가 3학년 선배들에게 보내는 마음을 담은 작품과 ‘선배님, 사랑합니다’라고 1학년이 2학년 선배들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도 눈에 띈다.
‘선후배 사랑 나눔판’ 행사를 주관한 통합교과 수업 담당 김미경 교사는 “선후배사랑 나눔판은 국어와 미술교과를 통합한 활동”이라며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선후배간의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는데 생각보다 학생들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반별 한 작품이지만 물감을 타고,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적고, 전시를 위해 부착하는 등 학급 인원이 모두 참여해 만든, 학생 모두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수업을 시작합니다”… 수업 종소리가 특별하다!
2017년 안양서중의 총 학생수는 237명, 학년별 학급수는 3개로 총 9개 학급의 규모가 작은 학교다. 1989년 개교 당시 36학급에서 27개 학급이 줄었다. 학생 수가 적은만큼 교사 인원도 많지 않다. 안양서중 이종민 교장은 “교사 인원수가 적기 때문에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해야 할 일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동료 교사와의 협업도 잘 이루어져 교육효과가 오히려 좋다”며 “선후배 사랑 나눔판을 비롯해 지난해 선생님들이 추진한 창의·인성 프로그램들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안양서중의 수업 종소리는 전통음악으로 시작한다. 8초간 전통음악이 흘러나오고 이어 ‘선생님 사랑합니다 수업을 시작합니다’라고 듣기 좋은 학생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업을 마칠 때도 마찬가지. ‘선생님, 감사합니다. 수업을 마칩니다’라는 학생 아나운서의 감사 인사말이 들린다.
이 교장은 “지난해 취임 후 수업이 시작되어도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것을 보고 종소리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종소리를 바꿔 선생님은 사랑하고 감사한 존재라는 것을 학생들의 무의식에 호소한 결과 수업 분위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기보배 선수의 모교, 양궁부 뛰어난 실력 자랑
안양서중은 지난해 선후배 사랑 나눔판 이외에 국립현충원 봉사활동과 한아름 우체통 등 다양한 창의 인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9월말 중간고사가 끝나고 진행된 국립현충원 봉사활동은 프로그램 진행 전 먼저 강사를 초빙, 현충원이 어떤 곳인지 정확히 알도록 했다. 국립현충원 봉사활동을 담당한 심인실 교사는 “현충원 봉사 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고 현충원 봉사 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기획안 공모전 당선작인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보여주는 등 테마를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학생들이 우리 역사의 슬픔을 알고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아름 우체통’은 지난해 3월 박군웅 교감이 부임하며 추진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자주 출입하는 계단에 실제 우체통을 설치하고 선생님, 친구, 선배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를 써서 넣으면 박 교감이 우체부가 되어 직접 배달해 준다. 박 교감은 “한아름 우체통은 안양서중의 모든 교육가족 간의 소통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친구, 부모, 선생님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서로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편지를 전달해 주는데 편지를 받은 학생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서중은 기보배 선수의 모교로도 잘 알려진 학교다. 지금도 양궁부가 운영되고 있고 현재 5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보배 선수를 배출한 학교인 만큼 2016년 제37회 화랑기 전국시도대항 양궁대회 단체전 1위, 2017년 제42회 경기도학생체육대회 단체전 2위, 개인전 1·3위,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차 평가전 단체전 3위, 개인전 1·3위, 제51회 전국남여양궁종별선수권대회 개인전 1·2·3위 등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미니 인터뷰_ 안양서중 이종민 교장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계획
지난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안양서중 슬로건을 공모했습니다. 당선작으로는 학부모 부문 <꿈과 희망이 공(공감) 존(존중)하는 안양서중>, 교직원 부문 <나, 너, 우리가 함께하는 행복한 안양서중>, 학생 부문 <창의력이 쑥쑥! 미래가 팡팡! 안양서중>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슬로건처럼 소통과 배려로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학생 수가 줄면서 남는 교실을 상담 및 진로체험 등 지역 주민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졸업생의 재능기부와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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