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5년간 쓰고 모은 글과 사진으로 첫 시집 펴낸 ‘최미아 시인’

“내 눈 속에 그대가 있어요”

이주은 리포터 2017-07-21

연보라색을 좋아하는 여자, 자신이 직접 만든 보라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첫 시화전을 축하하러 온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사람, 바로 최미아 시인이다.
2012년 사고로 어깨에 핀을 9개나 박아야 하는 큰 수술을 하며 견뎌온 시간동안 썼던 글과 그림, 사진들을 모아 최근 ‘눈으로 말해요’라는 첫 시집을 냈다.
지난 15일에는 시집발간을 축하하는 시화전을 대흥동 ‘일마고’에서 가졌다. 일마고 대표 신예지씨와는 20년 지기 친구다.



지나왔던 모든 경험과 활동들이 글로 녹아들어
시화전의 메인색상은 바로 보라색, 시집표지에 들어간 보라색으로 시인은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다. 장식된 꽃들에도 보라색이 섞여 있었다. 최미아 시인이 좋아하는 색은 보라 또는 연보라색. 처음에는 시집표지도 보라색으로 하려고 했지만 벌써 나와 있어서 보라를 포인트 색상으로 두고 보라와 가장 잘 어울리는 회색을 가장 넓게 썼다. 옷도 만들고 시집에 들어가는 그림도 직접 그렸다.
문득 그녀의 이력이 궁금해진다. 최미아 시인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대천초, 대천여중, 한광여고,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술반 활동을 시작해 대학 때도 취미로 미술을 놓지 않고 동아리활동을 계속했다. 또한 직접 디자인한 옷을 즐겨 입는다.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집을 꾸몄더니 모 잡지에서 만든 인테리어 가이드북에도 소개가 될 정도다. 다방면에 관심과 재주가 많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실 최 시인은 한 우물을 못 파고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은 자신이 싫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나 글쓰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학교 다닐 때는 전공보다는 미술에 더욱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최근 글을 쓰게 되면서 자신이 했던 모든 활동과 경험들이 모두 글에 녹아들어 나오는 체험을 했다. 그 과정을 통해 지나왔던 시절동안 했던 다양한 활동과 배움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최 시인은 “저는 글을 쓰면서 그림이나 사진은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을 했었으니 다양한 통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거지요. 또 제 시를 읽으시는 분들은 제 시가 회화적이라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아무래도 제가 오랜 시간동안 그림을 그려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글을 많이 읽고 쓰며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길 기대하며
그녀의 호는 ‘규인’이다. 별 ‘규(奎)’ 이끌 ‘인(引)’자를 쓴다. 시골할머니 집에서 어느 여름 밤 별이 쏟아질 듯이 내리던 그 밤이 시인의 마음속에 그림처럼 남아 있다. 별을 바라보던 어릴 적 순순한 마음을 잃지 말고 꿋꿋이 힘든 일이 있어도 걸어 나가고 싶은 소망을 담아 호를 지었다.
대표작으로 선정한 ‘눈으로 말해요’라는 작품은 작가가 직·간접으로 만난 세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아 쓴 작품이다. 한 대인기피증 청년이 마주보는 명상을 하다가 말한 말을 듣고 “내 눈 속에 그대가 있어요”라는 구절을 썼다. 또 혜민스님 콘서트에서 본 연인인데 서로 눈을 바로는 보지 않았던 연인이 서로 눈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눈을 맞추며 호흡이 같아지는 순간, 시골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기웅 원장이 쓴 책에서 우리 몸이 아프면 풀잎처럼 고요해져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내용에서 영향을 받아 완성했다.
시집 전체에서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여고생의 마음과 세월을 거쳐 살아온 여인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시집을 펼치면 첫 장에 온통 보라색 표지에 민트색 글씨로 ‘ROMANTIC JOURNEY’라고 쓰여 있다. 시인이 시집을 읽는 독자가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길 기대하며 써 놓은 글이다. 작가의 바람대로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는 독자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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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은 리포터 gd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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