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이 고등학교를 다니며 기업에 채용,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과 실습을 경험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2015년 9개 학교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98개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 2월 9개 학교에서 산학일체형도제학교에 참가한 첫 졸업생들이 배출되었는데, 이들 평균 취업률이 79.8%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산학일체형도제학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부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실시하고 있는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컨벤션고(교장 이상식)를 다녀왔다.
서울 23개 학교, 상업계는 4개 학교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식 현장교육을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한 고교 재학생 단계의 일학습병행제(기업이 근로자를 채용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한 후 근로자의 역량을 국가나 해당 산업계에 평가하여 자격을 인정하는 제도) 사업이다. 유럽의 도제식 직업교육은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기업현장과 교육기관(훈련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으로 높은 청년취업률의 중요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의 산학일체형 도제반 학생들은 2~3학년 때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현장기술을 배우고 도제학교 수료 후에는 해당기업 일반근로자로 전환된다.
서울컨벤션고 이상식 교장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실습과 이론교육을, 기업에서는 현장중심의 실무교육을 받게 된다”며 “스위스와 독일 등에서 도제식직업교육이 조기임직, 높은 청년취업률과 제조업 경쟁률의 원인으로 평가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청년실업률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시행될 때는 주로 금형이나 기계 등 산업분야 특성화고(공업계)에서 실시됐다. 하지만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성과가 드러나면서 공업계열 4개 분야에서 서비스, IT, 보건, 세무·회계 분야 등 11개로 확대됐다. 진행하는 학교 또한 2016년 60개 학교, 2017년에는 198곳으로 늘어났다.
2017년 현재 서울에는 23개의 학교에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 ‘상업계’ 특성화고등학교는 총 4곳으로 동일여자상업고, 서울컨벤션고, 서일국제경영고, 신정여자상업고이다.
서울컨벤션고, 2학년부터 도제반 따로 운영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입학하려면 우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는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우선. 중학교 때의 진로상담과 교육이 중요하다. 그리고 해당 특성화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도제학교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컨벤션고등학교는 식음료서비스 분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다. 제과제빵·웨딩·공연·전시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한 컨벤션이벤트과, 바리스타·비서·컨벤션서비스 운영 실무자 양성을 위한 컨벤션비즈니스과, 관광서비스·컨벤션경영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한 컨벤션경영과 등 3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학과와 관련된 분야를 채택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로 2학년 도제반 한 학급을 조성, 지난 3월 학교 OFF-JT를 시작으로 호텔 식음료서비스 체험과 학생연수, 직무교육인 OJT등 본격적인 도제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병국 도제교육부장 교사는 “도제반 학생들은 지난 5월 식음료서비스 분야 거점학교인 동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도제 참가 5개 기업에서 선발된 기업현장교사가 지도하는 2주간의 교육에 참가하고, 6월 12일부터 7월 21일까지 해당 기업에서의 실무교육에 참가하고 있다”며 “기업의 선정 또한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기본으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컨벤션고에는 24명의 학생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 선정에 주력, 기업 역시 다양한 이점 예상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기업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전문적으로 쌓아 학생들의 취업까지 이어지는 곳이 바로 기업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각 특성화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가하는 기업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교사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진행을 위한 엄격한 요건을 갖추고 기업을 선발하고 있다”며 “또한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참여기업 현장실사와 산업인력관리공단의 심사를 거친 후 선발, 학생들을 위한 최적의 배움터 및 일자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컨벤션고는 씨케이코퍼레이션즈(주), 엘비젼, 파티스리 본누벨, 김영모과자점, 까페 드 하이몬드 등 5개의 업체를 선정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도제학교 지원업무를 맡은 서울남부도제센터 장봉기 센터장은 “기업에서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활용해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젊은 인재의 확보, 인력난 해소와 맞춤형 인재 양성, 생산성 향상, 독자적인 교육 훈련시스템 구축 등이 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며, 심도 있는 현장교육을 위해 정부에서도 기업에 필요한 교육훈련과정과 학습도구 개발비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하는 기업 역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커피교육, 원두공급, 장비 관련 등의 사업과 함께 카페 ‘루소랩’을 운영하고 있는 씨케이코퍼레이션(주) 정현용 부장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심도 있는 운영을 위해 기존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 능력까지 갖추기 위해 세심히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좋은 인재를 보다 빨리 선점해 훌륭한 인재로 키워가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많은 학생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고, 또 많은 학생들이 우리 회사의 핵심인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만족도 높아
최신 제과제빵 실습실과 식음료 실습실 등의 전용실습실과 에스프레소실, 컨벤션연회장과 웨딩홀 등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서울컨벤션고. 여기에 다양한 프로그램(관광통역안내사 양성 프로그램·전국 최초 고등학교 국내여행안내사 양성 프로그램·전국 최초 고등학교 웨딩플래너 양성과정)을 운영하며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률 전국1위를 자랑한다.
이런 환경에서 충분한 이론과 실습 과정을 거친 학생들. 기업에서의 첫 도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정다희(2학년·파티스리본누벨)양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이론 중심의 실습이었다면 회사는 이곳만의 매뉴얼과 방법이 있어 처음엔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었다”며 “하지만 하면 할수록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 만족도가 높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하연(2학년·씨케이코퍼레이션)양도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심화된 이론과 실습을 할 수 있는 것이 특히 좋다”며 “보다 전문적인 공부를 해 커피 분야 최고의 전문인이 되고 싶은 바람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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