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매주 수요일 성정2동 행복복지센터에서는 원예치료프로그램이 실시되었다. 대상은 뇌병변 장애인 노인과 치매노인. 꽃과 다육식물을 이용한 원예치료프로그램은 신체적 질환 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프로그램은 단국대 이 숙 교수의 재능기부로 진행되었다. 이 숙 교수에게서 원예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원예치료는 무엇인가?
원예치료는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원예활동, 즉 식물심기, 꽃을 이용한 만들기 활동, 정원가꾸기, 텃밭가꾸기 등을 통해 사회적 교육적 심리적 신체적 적응력을 기르는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원예치료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법이지만, 특히 신체적 심리적 질병이나 발달장애를 가진 어른이나 어린이들, 폭력 피해자나 가해자, 범죄자, 그리고 약물이나 알코올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에게서 효과를 나타낸다.
원예치료 대상자는 식물을 키우면서 책임감과 희망, 양육의 느낌을 경험한다. 인지적 면에서는 기억력 향상, 과제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미세한 것에 대한 주의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 또한 삶의 질 자아존중감 행복감 만족감 등이 향상되는 심리적 효과를 얻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근육회복과 협응력 향상, 균형과 힘을 회복하게 하는 신체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원예치료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간호학으로 박사 후 연구원을 할 때 일본인 친구에게 소개받았다. 원래 식물과 나무를 좋아했던 터라 공부하던 대학과 인근 식물원에서 원예치료를 공부하게 되었다. 단국대에 교수로 부임한 다음해인 2000년에 원예학과 교수님과 함께 대학원에 원예치료전공을 개설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원예치료사례 중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2016년 직장인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단국대학교병원 간호부 장기근무 간호사를 대상으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프로그램 초반에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형식적인 태도와 불만, 의문을 가지고 참여했다. 원예치료에 대한 인식과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차가운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점차 활동이 진행되면서 간호사들은 원예치료시간을 기다리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원예치료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일부 간호사는 원예치료에 대한 관심으로 간호대학에 개설된 원예치료학 수업을 듣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한 2014년에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직원들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되었고, 활동 결과물을 아내, 자녀,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후 원예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단국대 병원에 뇌졸중으로 입원한 한 환자분은 뇌수술 후 자신에게 닥친 질병에 힘들고 절망한 상태였는데 원예치료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해 재활 동기를 키웠고 퇴원 후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기관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 일반인이 응용하거나 적용할 수 있는 원예치료 방법이 있다면?
원예치료는 원예치료사, 대상자, 식물을 매개체로 한 원예활동의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일반 가정에서 다양한 식물을 키우는데 식물에게 말을 걸어보고 관찰하고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좋은 원예활동이다.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인간의 생명주기를 생각해 보거나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다면 훌륭한 원예치료를 경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원예치료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원예치료가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지만 필요로 하는 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원예치료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 위해 재능기부로 봉사를 시작했다. 식물을 다루는 원예치료는 저 자신에게 기쁨이 되기 때문에 지속하고 있다. 대상자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기쁨이다. 원예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자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활동을 마칠 때쯤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활기찬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다양한 대상자에게 원예치료프로그램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실시해 원예치료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다.
-원예치료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하신다면
원예치료 전공은 원예치료학을 기반으로 원예학 조경학 심리학 의학 간호학 체육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배운다. 약이 아닌 자연, 원예활동으로 대상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연 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공이므로 전망이 밝다. 학부에서 공부한 다양한 전공을 토대로 원예치료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단국대학교 대학원의 석사과정, 평생교육원과 원예치료학과에서 개설하는 자격증 과정을 통해 원예치료 전문가가 되는 길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자격증 과정을 통해 원예치료 활동가가 될 수도 있다. 식물을 좋아하고, 아동에서 노인, 일반인과 환자까지 다양한 계층 사람들의 건강한 생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현재 원예치료사는 사회복지시설이나 병원 주간보호센터 학교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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