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수시 합격자 인터뷰 연세대 행정학과 백소영 학생]

내신 불리해 학종 대신 논술전형 준비

의지만 있다면 끝까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논술 전형의 장점

양지연 리포터 2017-05-11

대입 수시모집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 2018학년도에는 대입 정원의 73% 이상을 수시로 선발한다. 10명 중 7명이 수시로 대학을 가는 현실이다 보니 나에게 적합한 수시 전형을 찾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일산 내일신문에서는 우리 지역의 다양한 수시합격 사례를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수시 합격자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의고사 성적 잘 나와 논술전형 도전
자율형 공립고인 운정고는 공립고이지만 중학교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다. 면학분위기가 좋아 고양·파주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선호하는 학교다. 대신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경쟁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을 잘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연세대 행정학과에 합격한 백소영 학생 또한 내신 성적 관리가 힘들었다고 한다. 3년간 내신 총합이 3점대 후반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활용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수시 논술전형이었다. 논술전형으로 연대와 고대 행정학과, 서강대와 성균관대 경영학과 등을 지원했고 수능 성적은 국어와 수학이 2등급, 영어,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가 각각 1등급으로 수능 최저를 맞춰 연세대에 합격했다.
소영 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포기해야하는 순간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워낙 학생을 많이 뽑고,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평균 30대 1을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아무리 학생을 많이 뽑아도 자신의 내신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니다’ 싶어 논술전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수시에 6번 모두 논술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을 도박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잘나왔기 때문에 논술전형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문 분석 꼼꼼하게 했던 것이 합격의 비결
운정고의 경우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다수로 2학년 때부터 논술준비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소영 학생은 모의고사 성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끌어올린 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논술 시작을 다소 늦췄다. 2학년 11월 모의고사를 본 후 성적이 안정적으로 나오자 그때부터 논술에 매달렸다.
그리고 근 1년간 주 2회 빠짐없이 논술학원(하이논술)을 다니며 공부했다. 매주 논술을 쓰고 학원 선생님이 첨삭을 해주면 이를 토대로 다시 쓰기를 했다. 수능 공부도 병행해야 했기에 주어진 기회에 최대한 확실하게 실력을 다지기 위해 다시 쓰기 과정도 세심하게 점검하며 반복했다. 10월에 있는 연세대 논술고사를 위해 추석 때는 학원에서 하는 연대논술 전담반에 참여해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연세대 논술을 치를 때는 시험을 잘보고 싶다는 생각에 서술할 내용의 개요를 작성하고, 지문 분석을 워낙 꼼꼼히 해 퇴고할 시간이 부족했다. 평소 논술 연습을 할 때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없었기에 당황했고 합격자 발표가 있기까지 걱정이 좀 많았다고 한다. 이후 치른 다른 학교 논술고사에서는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 지문 분석을 좀 느슨하게 했는데 모두 불합격했다. 소영 학생은 “지금 돌아보니 결과적으로 지문 분석을 꼼꼼하게 했던 것이 연세대 합격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높아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2학년 때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친구들 다수가 논술전형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뒤늦게 논술을 시작했거나 논술 준비를 느슨하게 했던 친구들은 수능 성적이 나온 후 미리미리 열심히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소영 학생은 평소 논술을 쓸 때 제시문을 분석하고 개요를 써놓는 습관을 들였다. 주어진 제시문들을 분석해 각각의 문장들을 어떤 연결고리로 쓸지, 또 전개를 어떻게 할지 개요를 종이에 적어두며 연습했다. 연대 논술고사를 볼 때 시험지와 함께 백지를 나눠줬는데 이 백지에 개요를 정리해 두고 이를 토대로 글을 써내려갔다.
자신만의 습관이긴 하지만 막상 시험 때는 긴장해서 생각하는 대로 잘 안 써지고, 또 쓰면서도 내가 뭘 주장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는 상황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덧붙여 논술 작성 시 시간을 잘 배분하고 관리하며 써 내려가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했다.


후회 없도록 치열하게 공부하길
소영 학생은 평소에는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열심히 했고, 3학년 2학기 때부터 주말이나 휴일에는 독학재수학원에 다니며 인강을 듣거나 자습을 했다. 그러면서 재수하는 언니 오빠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공부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학교에 와서도 그 사실을 상기하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도 쪼개 쓰며 공부를 했다.
친구들 중엔 ‘고3 때 조금만 더 열심히 할 걸’ 후회하며 재수를 선택한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소영 학생은 지나온 시간을 후회하지도, 수험생 생활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라고 한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또한 이것이다. 1학년 때는 내신 성적이 안 나와 멘붕을 경험하기도 했고, 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 나와 답답했던 적도 있지만 어쨌거나 끝까지 공부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내신을 챙길 수 있으면 끝까지 학종으로 지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고, 여의치 않으면 논술 준비를 차근차근 해둘 필요가 있어요. 물론 논술이 모험이란 생각도 있지만 학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니 비교과 활동을 챙겨야하고 자소서 준비에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기더라고요. 대신 논술전형을 준비하면 논술과 수능 준비에만 올 인할 수 있어요. 면접 준비도 필요 없고요.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끝까지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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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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