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나 가정문제, 성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은 천안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충남청소년상담센터 등에서 전문 상담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청소년상담1388이나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 CYS-Net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학교나 같은 반에 있는 또래상담자 친구들과 상담을 받는 방법도 있다.
천안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최완열)는 각 초·중·고등학교에서 활동하는 또래상담자들 네트워크 구축과 지도자 양성을 위해 2014년부터 천안솔리언또래상담자 연합회인 ‘또·담’을 운영해오고 있다. 또·담은 ‘또래상담자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울타리(담)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속내 보이기 쉬운 또래상담자 가까이 있어
올해 4기인 또·담은 지난 18일 출범식을 갖고 연합회 활동을 시작을 알렸다. 또·담 4기는 학교폭력예방을 주제로 하는 홍보캠페인, 1박2일캠프 문화탐방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실시할 예정이다. 또·담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 사회복지 청소년 관련 학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대학생 멘토단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래상담자는 또래친구들의 여러 가지 문제를 상담한다. 상담자로서 다소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반면 가장 큰 장점은 내담자가 속내를 터놓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다. 자신의 상황을 털어 놓는 것만으로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소된다. 김지미 또래상담자는 “친구문제나 학업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는 자기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금방 평상심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각 학교별로 운영되는 또래상담자 제도는 상담 장소의 협소함이나 부재, 또래상담자 인식 부족으로 인한 소극적 운영실태 등 문제점도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상이 중·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까지 확대되었다.
폭력에 대한 인식과 예방 필요
또래상담자의 주된 목적은 학교폭력예방이다. 이은실 상담사는 “때로 학생들은 폭력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폭력의 강도는 높아지고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바로 부모의 개입이 이어져 문제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래친구들의 가벼운 장난인지 폭력인지 경계가 모호하거나 충분히 자체적인 해결이 가능한데도 외부개입과 행정조치로 인해 피해자가 양산되는 경우도 있다.
학교폭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고 또래상담자들의 역할이 주효하다.
또래상담자들은 혼자 있거나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눈에 띌 때 개입하거나 돕는 방법을 배운다. 흔히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다수의 방관자가 피해를 확대시키고 고착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또래상담자들이 제대로 개입하면 사태를 진정시키고 국면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래상담자가 되면 전문상담사로부터 상담기법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상담사 진로체험을 할 수 있다. 봉사시간도 받을 수 있다. 보통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또래상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12회의 상담교육을 받다가 자기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의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어서 왔다가 도움을 받고 나서 다른 친구들을 돕기 위해 또래상담자에 지원하는 학생들도 있다. 박현정 상담사는 “또래상담자 경험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좋은 과정이 되기도 한다”며 “또래상담자 활동을 하다가 관련학과에 진학하고 대학생멘토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문의 : 천안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041-523-1318
천안솔리언또래상담자 연합회 ‘또·담’ 활동은 나를 바라보는 계기
친구들을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 중2때부터 또래상담자활동을 했다. 친구들 중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외떨어진 모습을 보면 먼저 다가가 말 걸고 밥도 같이 먹는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경계하던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생활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상담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기술이 늘었다. 말 한마디만 건네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상담에 딱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친구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뿌듯하다. 친구나 후배들에게 또래상담을 많이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상담 받고 마음 치유를 얻는다면 다른 사람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또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12년간의 학창생활이 훌륭했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 김형섭(업성고 3 또·담 회장)
중학교 때부터 상담에 관심 있었는데 고등학교에서 또래상담자 동아리가 있어 가입해 활동하다가 외부활동의 필요성을 느껴 연합회활동까지 하게 되었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비밀만 지킬 수 있다면 누구나 또래상담자가 될 수 있다. 고민으로 우울하고 내성적이었던 친구가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눈에 띄게 밝아진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꼈다. 단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경험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나 자신도 소심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먼저 말도 못 걸었는데, 연합회 활동하면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고 훈련하다보니 어느새 동아리 기장도 맡게 되었다.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상담을 전공해 좋은 상담자가 되고 싶다. - 김지미(월봉고 2 또·담 고등팀장)
고2때 또래상담자로 활동했다. 상담에 관심 있던 친구 따라 동아리활동을 했는데, 결국 진로로 결정하고 상담을 전공하게 되었다. 또·담 연합회 활동을 통해 상담기관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간접적 진로체험을 했고 다른 친구들의 상담사례를 듣고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내가 도움을 주고 싶어서 대학생멘토로 지원했다. 한 차례의 만남이 있었는데 또래상담자들의 진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최선을 다해 답해주었다. 또래상담을 통해 얻은 것이 참 많다. 진로에 대한 검증과 확신도 그중 하나다. 후배들에게 공부뿐 아니라 관련된 외부활동을 통해 진로 탐색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 허지영(순천향대 청소년교육상담학과 1학년 또·담 대학생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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