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선택 가이드’ 시리즈 안내
고등학생 자녀의 학부모들은 늘 학원 선택을 둘러싼 고민이 많습니다. 여기저기 설명회를 다녀 봐도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과 선생님을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학원과 관련해 자주 하는 질문은 무작정 “어느 학원이 좋아요?”에서부터 “큰 학원과 작은 학원 중 어디가 좋아요?”, “수능이나 논술학원은 언제부터 다녀요?”, “요즘 인터넷 강의는 누가 잘해요?”, “영어 학원 언제까지 계속 보내야 해요?” 등 다양합니다.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이에 대한 정답을 찾기는 어렵지만, 리포터의 주변 사례와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고교 학부모를 위한 학원 선택 가이드’를 몇 주에 걸쳐 시리즈로 제시하려 합니다.
축소되고 쉬워진 논술전형, 그래도 준비해야 할까
최근 대입에서 논술전형의 특징은 2개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모집인원 규모 축소와 교과 수준의 출제가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줄고 시험은 쉬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그래도 논술전형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인가, 내신과 수능에 집중하다가 논술전형은 수시 카드가 남으면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2018학년도 입시부터 고려대는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연세대는 논술고사를 수능 이후에 실시한다. 따라서 논술전형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합격점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논술전형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논술로만 선발하는 전형이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 학생부, 수능(최저기준)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학생을 선발한다. 논술로만 선발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양대는 수능 기준은 적용하지 않지만 학생부종합평가를 반영하고, 덕성여대는 논술 100%로 선발하지만 수능 기준을 적용한다. 다른 대학들은 대체로 논술고사의 반영 비율이 60~80%이며 학생부와 수능을 반영한다.
또한 고려대는 논술전형을 폐지했지만 논술전형을 대신해 확대한 학생부종합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 기준(4개 등급 합 7)이 상당히 높다. 결국 어차피 논술전형에서 경쟁했던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논술전형만 놓고 볼 때는 입시에서 좁은 문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경쟁력이 떨어지는 강남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대학 수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전형이다. 학생부나 수능 실력을 일정 수준 이상 갖출 수 있는 학생이라면 논술고사는 정답이 있는 시험이므로 꾸준히 준비한 학생들이 결국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논술학원 언제부터 시작할까 - 내 자녀 실력과 성향 파악이 먼저
‘논술전형을 준비한다면 언제부터 할 것인가?’도 학부모들의 고민이다. 강남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3~4등급 대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수시전형이 논술전형이다. 물론 3~4등급 대 학생들도 자신의 특성을 잘 살려 학생부전형이나 특기자전형 등을 공략할 수 있지만 대체로 논술전형을 준비한다. 정해진 내신 등급 기준의 수치만 놓고 보면 2.0~4.0등급까지의 비율이 11~40%까지이므로 중상위권 약 30%의 학생이 논술을 준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대상이 많기 때문에 누가 먼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남들이 다 하는데 내 아이만 안 다니면 불안해서 무턱대고 논술학원을 보내기보다는 내 아이의 실력과 성향을 먼저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계열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주요 교과 내신은 4등급 수준 이내로 관리하면서 수능 2개 영역 2등급 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한다. 이 기준이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논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논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논술의 평가기준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문계열 논술의 경우 요약, 비교, 분석, 평가, 적용 등을 통해 이해력, 논증력, 표현력, 창의력 등을 평가한다. 1~2학년 때는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글씨 포함)과 독서력, 국어와 사회 교과 성적(상경계열은 수학 교과 성적), 비판적·분석적 글쓰기 능력 등을 키워줄 수 있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관련 교과를 심화 학습하며 글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반드시 논술학원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연계열의 논술은 정답이 확실한 시험이므로 수학과 과학 교과 성적과 모의고사 수학 성적 등을 우선 끌어올리고, 교과 진도에 맞춰 확장된 심화학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시험범위만 집중 연습하고 적중률을 높이는 족집게 내신 수업 중심의 학원에서는 논술 대비는 불가능하다. 교과 진도에 맞춰 진행하는 학교 방과 후 논술수업도 좋고 교과 심화와 논술 기출을 연계해 깊이 있게 사고하는 훈련을 할 수 있는 학원이 좋다.
논술학원 어디로 가야하나 - 대학 목표와 수준에 맞는 선택 필요
고1~2학년 때는 꼭 전문 논술학원이 아니더라도 심화학습과 훈련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학원이라면 논술의 기본 자질을 쌓을 수 있다. 그렇지만 3학년이 되면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논술학원 선택에서부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학원 수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으면 학생들이 많이 가는 학원, 상위권 학생들이 다니는 유명 논술학원, 대형 논술학원 등을 선택하기 쉬운데 무엇보다도 자녀가 목표로 하는 대학의 논술전형을 제대로 준비해줄 수 있는 학원을 골라야 한다. 교과 범위 출제라고는 하지만 논술고사는 대학별로 시험 유형과 출제 경향에 차이가 있다.
인문 논술의 경우 연세대는 비교·분석, 서강대는 분석·평가,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요약·비교·적용에 논제의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또한 한양대 상경계열의 경우 수리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자연논술의 경우도 서강대, 한양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등 수리논술만 보는 대학이 있고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등 수리와 과학논술을 함께 보는 대학이 있다. 수능 최저기준이 엄격한지 느슨한지에 따라서도 대비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수능 심화 문제 학습으로 논술 대비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논술학원을 선택할 때는 소위 SKY를 많이 보낸 유명 학원, 대형 학원을 찾기보다는 학원설명회를 다양하게 다녀보고 내 아이가 목표한 대학의 논술전형을 맞춤형으로 대비해줄만한 곳을 골라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녀 교육이나 학원 선택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독자들은 메일로 문의해주시면 답변과 함께 다음 칼럼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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