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대로 토속음식점 ‘싸릿골’

20년 전통 다시 잇는 특별하고 건강한 맛

김선미 리포터 2017-04-20

시크한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도산대로에 토속음식점인 ‘싸릿골’이 등장해 이목을 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명품거리 청담동에, 그것도 길가 건물 1, 2, 3층을 통째로 사용한다는 ‘싸릿골’. 청담동에서 먹는 보쌈은 과연 어떤 맛일까? 호기심을 안고 찾아가봤다.



‘싸릿골’ 대표 메뉴, 보쌈과 순두부
싸릿골! 어디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친숙한 이름이다. 청담동과 보쌈? 그 조합도 궁금해진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곳 토박이인 문정자 대표가 ‘싸릿골’을 오랫동안 운영해오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영업을 중단했고, 최근에 같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싸릿골’이란 상호는 1994년 문 대표가 청담동에 처음 입성하면서 생명력 강한 나무인 싸리나무를 연상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20여 년 전, 그 당시엔 이 일대가 정말 황무지와 같았어요. 이곳에 터를 잡고 식당을 열었는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지요. 저희 집 대표 메뉴인 보쌈과 순두부를 먹기 위해서지요. 그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꽤 많았답니다.” 옛날을 회상하는 문 대표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비법 육수로 삶아낸 국내산 돼지고기 수육 
1층에는 메인 주방과 다찌 테이블이 있다. 나무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싸릿골’이라고 쓰인 간판 아래 간이 주방이 나타난다. 넓고 쾌적한 공간은 전통적 느낌의 나무 벽과 기둥, 칸막이, 조명 등으로 꾸며 서울 인근의 특색 있는 테마 카페를 방불케 한다. 창가를 빙 둘러 4인용 테이블이 놓여있고 중간 창 쪽으로 혼밥·혼술 족을 위한 긴 원목테이블도 배치돼 있다. 3층은 홀 전체를 크고 작은 룸으로 구성했다. 저녁에는 창 너머로 펼쳐지는 청담동 야경을 구경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눈비가 올 때는 더욱 환상적이라는 문 대표는 “예전의 ‘싸릿골’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주시는 고객들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정성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싸릿골 보쌈(39,000원)’은 국내산 암퇘지의 삼겹살 부위를 된장, 양파, 무, 생강, 통후추, 생강 등에 특별 비법의 육수를 넣어 푹 삶아 만든다. 잘 익은 보쌈 한 조각을 쌈장에 찍어 절인 배추 위에 올리고 생굴, 미나리 등이 듬뿍 들어간 무생채와 곁들여 먹으니 부드러우면서도 맛깔스러운 맛이 입 안 가득 전해진다.



감칠맛 나는 동치미와 제철 겉절이는 덤
동치미와 겉절이, 김치 등의 밑반찬도 깔끔하다. 제주도산 무를 5시간 정도 절인 다음 배, 사과, 대파, 생강, 갓 등을 넣고 숙성시킨 동치미는 감칠맛 나는 국물이 일품이다. 또 냉이, 참나물 등 각종 봄나물과 야채를 들깨소스로 버무린 겉절이도 상큼하다. 또한 인기 메뉴인 ‘싸릿골 순두부(10,000원)’도 빼놓을 수 없다. 싱싱한 바지락과 육수, 셰프의 비법이 담긴 특제소스가 한데 어우러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연출한다.
점심 메뉴로는 ‘바지락칼국수(8,000원)+열무 보리밥’이 있다. ‘바지락칼국수’는 말 그대로 바지락의 향연. 산처럼 쌓인 바지락을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밀가루 반죽을 이틀간 숙성시켜 직접 뽑아 만든 면과 진한 육수의 조합이 특별한 풍미를 자랑한다. 열무김치와 보리밥은 무한리필. 이외에도 족발, 갈치조림, 북어찜, 해물누룽지탕, 메밀전병, 해물파전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퇴근길 맛깔스러운 안주와 더불어 부담 없이 한 잔 하기에도 좋은 곳.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청담동 야경은 덤으로 제공된다.

위치: 강남구 도산대로 408 (청담동 2)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2시(연중무휴)
주차: 대리주차 가능

문의: 02-3444-7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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