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논다. 함께 공부한다. 함께 질문한다. 함께 생각한다. 함께 나눈다’ 마을공동체 ‘동네친구’의 모토다. 그 모토답게 '동네친구‘의 모임은 이른 아침부터 왁자지껄하다.
‘동네친구’는 여성동아리 플랫폼이다. 동아리 플랫폼의 의미가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쉽다. 플랫폼은 본래 기차역의 승강장 또는 무대, 강단이란 뜻을 가지지만 그 의미를 확대하면 특정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골격, 틀을 의미하기도 하며 어떤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토대를 말하기도 한다. ‘동네친구’는 그 플랫폼의 의미 그대로 회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환경이 갖춰진다면 한 동아리를 발족시키고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몸체라고 볼 수 있다.
동네친구 조이헌임 대표는 “기차가 오면 탑승하는 플랫폼을 생각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누구나 회원이 돼서 원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하고, 또 원하는 동아리가 있으면 함께 만들어가기도 하죠”라고 말했다. 현재 동네 친구 회원은 약 50여명. 연령대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동네친구’는 순수하게 회원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영어 원서 읽기 모임인 ‘감격시대’가 시초가 됐다고 한다. 조이헌임 대표는 “원서 읽기 모임은 2013년경부터 시작됐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만의 모임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단체로 만들어보자는 데에 공감을 했죠. 지난해 3월 경 정식으로 동네친구가 출발하게 됐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물리적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동네친구의 아지트 격인 공간 ‘동친살롱’이 한양문고 주엽점 내에 자리하게 됐다.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름을 붙였다는 ‘동친살롱’에선 다양한 모임들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혼자여서 어렵고 포기했던 것들, 함께여서 가능해
현재 동네친구는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함으로써 여성들의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터전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원서읽기 모임 ‘감격시대’는 물론 텃밭동아리 ‘아젤리아’, 그림책 동아리 ‘같이&가치’, 클래식 음악 감상 ‘카덴차’, 여성학 책 읽기 모임 ‘달.살.려(달콤살벌한 여자들)’ 그림그리기 동아리 ‘스케치북’, 영화감상 동아리 ‘친구씨네’ 등이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말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는 ‘어린이 탐구생활’, 헌법 책을 읽고 같이 토론해보는 ‘헌법연구모임’도 열린다. 실로 다양한 분야에 걸친 동아리들이 탄생해 운영되고 있다.
모든 모임들은 오롯이 회원들 간의 공감과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조이헌임 대표는 “회원들이 ‘이런 걸 배워보고 싶어, 함께 해보지 않을래’라는 의지를 통해 동아리가 만들어집니다. 혼자하기에는 두려워 해보지 못했던 일이지만 어디엔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지요.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곳이 동네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1년 정도 활동을 해온 박채란 씨 역시 ‘동네 친구’를 통해 소통하고 발전해가는 친구들을 얻게 된 것이 가장 좋았던 점이라고 꼽았다. 박채란 씨는 “책을 읽고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죠. 그 욕구를 채워준 곳이 동네친구입니다. 멀지 않은 동네 안에서 같은 공감대를 가진 이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게 너무 좋았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림책 동아리 ‘바스락’, 독서동아리 ‘지(知)대로’ 도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모두가 선생님이고 모두가 학생
‘동네친구’의 동아리는 회원들의 재능 공유로 이뤄지고 서로가 선생님이자 학생의 관계를 맺고 있다. 동아리의 출발이 ‘함께 해보자’라는 데서 출발한 만큼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함께 나누고 발전해가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나이와 직업 등 모든 계급장을 떼어 놓고 모두가 서로에게 ‘샘’이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한다. 책 읽기 동아리는 각자가 맡은 분량을 발제해 온 뒤 의견을 나누고, 영화 감상 동아리는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때문에 공동체 활동에서 오는 피로감이 덜하고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작은 동아리를 만들고 친구도 사귀고 지식도 넓혀가며 삶의 질을 높이려 한다’는 동네친구의 취지를 조금씩 실현해가고 있다.
동네친구는 월 회비 1만원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한 개 이상의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다.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도 회원이 될 수 있다.
‘동네친구’의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아지트 동친살롱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동친살롱’은 한양문고 주엽점(일산서구 중앙로 1388) 내에 자리해 있다.
문의: http://cafe.naver.com/dong4chin9 010-4840-3800
조이헌임 씨
“동네친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기쁨을 얻을 수 있죠. 하나의 공통된 관심사에서 출발한 활동은 각자의 탐구정신이 발휘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죠. 동네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예요”
이경옥 씨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동기부여가 안 돼 포기할 때가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함으로써 활력과 용기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잡담이나 수다가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자칫 내 생각에 함몰되지 않는 균형감도 심어주고요. 동네친구는 조금 더 넓은 사회로 통하는 또 하나의 통로라고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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