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수시 합격자 인터뷰 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 설민혁 학생]

“수능 잘 봐 정시에 원하는 대학 합격한 친구 별로 없어요. 수시지원 기회,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양지연 리포터 2017-04-07 (수정 2017-04-07 오후 11:34:46)

대입 수시모집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 2018학년도에는 대입 정원의 73% 이상을 수시로 선발한다. 10명 중 7명이 수시로 대학을 가는 현실이다 보니 나에게 적합한 수시 전형을 찾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일산 내일신문에서는 우리 지역의 다양한 수시합격 사례를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수시합격자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전공분야에 대한 흥미 커 동일 학과만 지원
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에 학교장추천전형으로 합격한 설민혁(가좌고 졸업) 학생은 고교 입학 후 받은 진로탐색 검사에서 추천 진로로 전기전자 분야가 나왔다. 고1 2학기 때 심화수업으로 과학실험 시간에 전기회로를 만드는 실험을 하며 전기전자 분야에 큰 흥미를 갖게 됐고, 물리의 전기파트를 배우면서 이 분야를 전공해보고 싶다는 확신이 생겨 진학을 결심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고대, 연대, 성대, 중대 전기전자공학과와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를 지원했고, 그 중 고대와 성대, 중대에 합격했다. 내신 성적은 고대를 기준으로 3년 평균 1.4등급이었고, 수능은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잘 안 나왔지만 수능 최저는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동아리는 1~2학년 때까지 과학실험동아리에서 활동했고, 1학년 때는 지역아동센터 동생들과 과학실험을 함께하며 봉사활동도 병행했다. 그밖에도 지역아동센터에서 소개해준 한 살 어린 후배의 수학 공부를 3년간 꾸준히 도왔다.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의 면접은 제시문이 주어지고, 그 제시문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는데 주로 수학과 관련된 심도 있는 사고력을 묻는 문제였다고 한다. 제시문을 보고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면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민혁 학생은 당시 화제였던 ‘알파고’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이후 진로선택의 이유에 대한 추가 질문까지 자신 있게 대답했다고 한다.
민혁 학생은 면접 준비에 대해 “해마다 제시문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문제도 바뀌기 때문에 면접 준비를 위해 공부를 따로 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며 “면접을 경험해 보니 자신감을 가지고 순발력 있게 나만의 답변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요령보다 정직한 공부로 승부
남학생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유혹이 바로 컴퓨터게임이다. 민혁 학생 또한 인강을 듣다보면 게임을 하고 싶다는 유혹이 자주 찾아왔다. 그래서 인강 대신 참고서를 붙잡고 독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학이나 물리 과목은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들으며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했고 이후 혼자서 개념서를 보고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했다. 그래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나 특히 어려운 단원 정도만 인강을 들으며 이해했다. 민혁 학생은 강의를 듣는 것 보다 책을 보고 스스로 이해하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로 평소에도 공부는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문제집은 과목별로 3~4권씩 풀었고 <수능특강>으로 내신 준비를 하며 수능 준비도 병행했다.  이과 수학은 공부할 분량이 많아 선행학습이 만연해 있다. 하지만 민혁 학생은 ‘지금 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부’라고 생각해 예습 정도로만 선행학습을 했고, 무엇보다 현행학습에 충실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전형적인 이과형 학생으로 취약과목인 국어와 영어 과목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영어는 교과서와 <수능특강>에 나온 지문을 다 외우는 방법을 선택해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한 지문 당 제대로 외우기를 3~4번 반복하며 공부했는데 내신 대비에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고 한다.
민혁 학생은 수능을 치르고 난 후 자신의 공부방법을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정직하게 외우며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 방법이 내게 잘 맞았던 것 같다”며 “문제 유형이나 문제풀이 요령을 익히는 공부가 수능에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규칙적인 생활이 공부 효율 높여
민혁 학생은 고교시절 3년 중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때가 1~2학년 때라고 한다. 중학교 때까지는 전교 권 성적에 들어본 적이 없었고, 그저 상위권 수준이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공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시작했다. 집중력 있게 공부했더니 고1 첫 시험에서 성적이 전교 권으로 쑥 올라갔고 그때 ‘공부하면 되는구나’ 깨닫고 더 열심히 공부해 내신 성적 1.2등급으로 1학년을 마무리했다.
공부는 주로 ‘세담터’라는 학교 자습실에서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했고, 집에 와서는 2시간 정도 공부를 더한 후 취침을 했다. 고3 때도 최소 7시간은 자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 민혁 학생은 “시험 기간이라고 밤을 새우며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밤을 새우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 효율이 낮아진다”며 “수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서 공부해야 집중력이 높아지고 공부효율도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반면, 내신 대비는 철저히 할 것을 권했다. 학교 시험은 시험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얻어야만 고3 때 수시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내신에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해라”라는 이야기를 특히 해주고 싶다고 한다.
“2학년 때까지 내신 대비에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그 이후에 논술준비를 열심히 하면서 수시지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에서 만난 재수생 형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루 종일 앉아서 수능 공부만 하는 재수생을 현역인 고3이 도저히 따라 잡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제 주변 친구들 중엔 수능을 잘 봐서 정시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이 거의 없거든요. 그만큼 고3 수험생에게는 수시 지원의 기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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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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