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으로 받은 축하꽃다발, 그 화려하고 고운 꽃이 시들어 며칠 후 쓰레기통에 버리려면 참 아깝다. 거꾸로 매달아 말려보기도 하고 책 갈피사이에 끼워 말려보지만 색이 바라니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가장 예쁜 상태로 보존해 두고 싶은 마음은 욕심일까?
살아있는 꽃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이강민 프리져브드 플라워 강사를 만나 ‘마술의 꽃’이라 불리는 보존화에 대한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과연 꽃의 아름다움을 가정에서도 보존할 수 있을까?
그대로 끝까지 예뻐
프리져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란 보존화를 말한다. 생화가 가장 예쁜 상태일 때 특수 보존액에 담가 탈수와 탈색 그리고 착색과 건조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간과 공이 많이 들지만 생화의 아름다움을 3년 길게는 반영구적으로 보존된다고 하니 공을 드릴만 하다.
이강민 강사는 “오히려 자연의 색보다 더 강하고 특별한 색을 만들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꽃이 재탄생되기도 한다”며 “다양한 장식과 부케 그리고 화관까지 사용되는 분야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이플라워만 보아왔던 리포터는 빨간 장미의 선명함 깜짝 놀랐다. 그리고 연둣빛 수국다발과 부케에 쓰인 은은한 파스텔 연분홍 연보라색의 고급스러움에 감동이 밀려왔다. 오히려 생화보다 더 예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게다가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화분 알레르기 걱정 없으니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화학의 승리
프리져브드 플라워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분을 제거하고 2~3일 탈색을 한 후 다시 3~4일 착색을 하고 일주일 정도 건조시켜야 한다. 용액은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1리터에 9천~1만원 정도. 사용한 보존액은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 사용하고 남은 보존액을 그냥 하수구에 버리는 것은 수질오염 때문에 피해야 하고, 기화를 시켜 날리거나 신문에 적셔서 버려야 한다. 이런 과정이 꽃에게 잔인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는 이 강사. 그는 프리져브드 사실 화학제품의 의 승리로 얻는 참 아름다운 결과물이라고 토로했다.
“급속으로 수분을 제거하고 글리세롤을 넣어 탄력을 준 꽃이라 향기가 없는 꽃이다. 화학성분을 줄이기 위해 착색용액 화학염료보다 천연염료를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감각 있는 조합
얼마나 배우면 내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이 강사는 “최소 3개월 정도는 배워야 재료사용을 알고 색을 내지 않겠냐”며 “준비된 재료를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기술과 연습 그리고 자신만의 감각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프리져브드 플라워에 알맞은 꽃은 장미처럼 꽃잎이 여러 장 있는 꽃이 좋다. 얇은 꽃잎의 경우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장미를 가장 많이 만든다. 예전에 카네이션을 시도해 보기도 했으나 장미만큼 효과가 좋지는 않았다.”
수국의 경우 블루밍 기법으로 한 잎씩 붙여가며 더 큰 꽃송이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니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알뜰한 작업이다.
프리져브드 플라워 배우기
지난 2월 안산시 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길거리학습관 11호인 쇼콜라마루에 모인 수강생들은 선물박스를 프리져브드 플라워로 장식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버려질 초콜릿 박스가 곧 액자로 변신하는 것이다.
수강생의 대부분 주부들이고 주변에 직접 만든 특별한 선물로 하려는 의도로 오는 경우가 많다. 직접 강의를 맡았던 이 강사는 “수강생들과 안산 전역에 피어있는 야생화 예를 들면 강아지풀을 따서 보존화 작업을 하면 좋겠다”며 “연둣빛이 보존화 만들기에 더 간편하고 특히 안개꽃은 탈색과정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만들기 쉽고 활용가치가 높은 꽃”이라고 강조했다.
3월 24일에는 수국을 이용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고 재료비만 준비하면 수강료는 무료다. 선물로 받은 꽃을 잘 보존해 5월 감사의 달에 더 예쁘게 사용하면 어떨까? 영원히 시들지 않은 꽃에 감사와 사랑을 듬뿍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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