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변해버린 카페 분위기나 주문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름도 낯선 메뉴들이 왠지 이곳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나를 주눅 들게 만들 때가 있다.
롱테이블의 처음 분위기가 그랬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시스템에서부터 간판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외관, 그리고 세련된 사람들만의 비밀 아지트같은 분위기까지.
하지만 그 문을 열고나올 땐 이미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왠지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생긴 느낌이랄까. ‘요즘’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분위기의 레스토랑, 롱테이블이다.
자양골목시장 부근에 위치한 롱테이블. 잘 살펴보지 않으면 이곳이 뭐하는 공간인지 알 수 없을 수도 있다. 큰 간판 하나 없는 조용히 불을 밝히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왜 이곳 상호명이 ‘롱테이블’인지를 알 수 있는 커다란 롱테이블 하나가 놓여있다. 긴 테이블 주위에 있는 의자는 14개 남짓. 어떻게 자리를 정하는 것은 손님의 몫. 서로 마주보며 앉아도 되고, 옆으로 나란히 앉아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오붓한 식사 시간을 존중하지만 때론 함께 식사 하는 옆 자리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담소로 이어지는 것 또한 롱테이블의 매력이다.
혼밥, 혼술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안성맞춤인 공간. 혼자이지만 결코 외롭지 않은 공간이기에 더욱 더 끌리는 곳이다.
이곳은 젊은 부부가 대표 겸 쉐프다. 메뉴가 하나하나 특별한 것도 마음에 들지만, 음식에 대해 친절하게 꼼꼼히 설명해주는 주인장들의 친절함이 묻어나 더욱 더 마음이 편해진다. 다양한 와인도 판매하고 있는데, 주문하는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장터샐러드, 하몽샐러드, 성게알파스타, 차돌박이파스타, 채끝등심스테이크 등 이곳만의 특징이 살아있는 메뉴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하몽샐러드와 차돌박이파스타, 채끝등심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했다. 이곳 스테이크는 100g 당 가격으로 판매, 원하는 양만큼 주문하면 된다.
제일 먼저 롱테이블에 오른 하몽샐러드. 얇게 썬 하몽(소금에 절여 건조·숙성시켜 만든 스페인의 대표적인 돼지 뒷다리 햄)과 오일소스, 그리고 고소한 수란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왠지 이곳의 하몽샐러드를 경험한 사람들은 하몽 마니아가 될 듯하다. 함께 제공되는 빵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처럼 먹어도 그 맛이 색다르다.
다른 곳에선 먹어본 적 없는 차돌박이파스타. 한국적인 맛과의 조화랄까. 고기의 풍부한 맛과 살짝 매콤함 맛이 어우러진 파스타로 금세 바닥이 들어날 만큼 손이 가는 메뉴다.
마지막으로 이곳의 베스트셀러메뉴인 스테이크. 먹기 좋은 크기로 큼지막하게 썰어서 나오는데 일단, 그 굽기 정도가 환상이다. 미디엄레어로 겉은 익었지만 속은 선명한 붉은 끼를 내는데, 육즙은 간직한 부드러움이 입 안 가득 머무른다. 이곳 스테이크는 숙성고에서 700시간 이상 숙성시켜 그 맛이 더욱 특별하다.
식사가 끝난 후 맛본 이곳에서 직접 만든 키위젤리도 굿.
이곳은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며 오픈시간은 오후 6시다. 낮 시간에는 대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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