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탕을 전문으로 하는 ‘별장’은 45년간 식당을 하고 있는 김정숙씨가 아들 강희규씨와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오페라웨딩홀 길 건너 뒤편의 작은 식당이지만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곳이다. 수안보에서 꿩요리로 시작해 한밭대학교 앞에서 별장가든을 크게 하다가 식당자리에 길이 나는 바람에 그곳을 떠나 4년 전에 둔산에 터를 잡고 다슬기탕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다슬기탕은 이미 수안보에서 식당을 하면서 단골손님들의 해장국으로 끓여오며 인정받았다.
민물의 웅담, 숙취해소와 다이어트에도 도움
다슬기는 민물의 웅담으로도 불린다. 숙취해소, 해독, 간과 위를 보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우리 몸의 장기 중 간과 담을 구성하는 세포를 ‘청색소’로 부른다. 이 청색소가 부족하면 간과 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에 따르면 다슬기는 피를 맑게 해 두통, 여성 어지럼증, 선혈증에 좋으며 피부미용, 위장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효과는 오늘날 과학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간 기능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다슬기는 숙취해소에 효과적이다. 또 시력보호 효과도 있다. 다슬기는 눈의 충혈, 통증을 다스린다. 아울러 신장에 작용해 대소변 배출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다슬기는 저지방, 고단백질로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별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독 찾는다. 주 연령층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근처 시청 공무원과 직장인들, 둔산 주변의 병원을 찾아 방문한 타 지역의 사람들까지 들러서 먹고 가는 집이다.
정성 다한 다슬기탕과 다슬기비빔밥
주 메뉴는 다슬기탕(8000원)과 다슬기비빔밥(9000원)이다. 다슬기탕의 쌉싸름한 국물 맛이 익숙하지 않다면 다슬기비빔밥을 먹어도 좋다. 다슬기탕은 아욱과 부추를 넣어 식감과 음식의 균형을 이루었다. 국물도 짜지 않아 마시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쌉싸름하게 다슬기 본연의 맛이 우러난 육수다. 다슬기는 문경, 괴산, 무주에서 자연산으로 구해 온다. 다슬기비빔밥은 어린 새싹과 잣, 깨를 넣어 색과 맛을 함께 갖추었다. 작은 다슬기국도 곁들여 나온다.
반찬까지 하나하나 신경 썼다. 반찬으로 나오는 꼴뚜기는 천일염으로 염장해 고급 한정식집에서 쓰는 것을 낸다. 요리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는 괴산에서 직접 수매해서 빻아서 쓴다. 된장은 저염식으로 직접 담아 쓴다. 밥은 최고급 쌀로 지어 반지르르 윤이 흐른다. 심지어 설거지 할 때 쓰는 세제까지 식물성으로 쓴다.
45년간 식당을 해 온 김정숙씨는 “음식을 최고의 재료로 정성을 들이면 손님이 먼저 알아준다. 우리집 음식을 먹고 잘 먹었다, 고맙다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 기분이 좋다. 음식은 정성이 안 들어가면 안 된다”고 그동안 그가 지켜온 신념을 말했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별장을 찾던 손님 중에 어려운 사정을 말하며 조심스레 분점을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김씨는 “내가 가진 노하우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전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최상의 재료를 쓰는 데 그런 재료를 쓰지 않으면 맛이 어떻게 될 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늘 말하는 것은 초심만 잃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있다. 덜 남더라도 최상의 재료를 써서 맛이 있으면 멀리서라도 손님이 온다”고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것이 간 때문이라는 모CF처럼 피곤이 몰려오는 날, 간을 위해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날 별장의 다슬기탕 한 그릇 추천한다.
위치 서구 계룡로491번길 80(둔산동)
영업시간 오전 8시~ 오후 8시(설, 추석 당일 휴무)
문의 042-487-8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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