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떠나기 좋은 가까운 섬 영흥도

구불구불 소사나무 사이로 부는 봄바람

박향신 리포터 2017-02-23

안산에서 영흥도로 가려면 세 개의 섬을 지나 바다를 세 번이나 건너야 한다. 물론 다리를 통해 건너니 섬이 아닌 섬이라 할 수 있다. 오이도와 대부도를 지나 선재도 그리고 바닷길 사이로 보이는 목섬. 수려한 해안 풍경 때문인지 한 시간 남짓 가는 길은 더 가깝게 느껴진다.

흰색과 빨강색이 산듯하게 어울린 영흥대교을 지나 섬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어촌마을 사이로 들어서고 있는 관광지가 이곳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봄과 마주하고 있는 겨울의 끝자락에 한가로운 영흥도를 찾았다. 국사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나무들은 모두 겨울눈에 물기를 머금었고 특히 생강나무는 성급하게 싹을 틔워 아직은 쌀쌀한 바람에 살랑대고 있었다.



섬 숲

영흥도에서 제일 높은 국사봉(123m)은 휴식 같은 산책코스이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통일사를 지나 양지바른 숲 속을 한 시간 정도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국사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는 고려 말 신분을 숨기고 내려온 왕 기(旺琦)라는 사람이 송악산 쪽을 바라보며 나라를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특별한 나무들이 반기는데 바로 소사나무군락이다. 수령이 몇 백 년이나 되었을까? 구부러지고 휘어진 나무사이로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멀리 해안선과 바다를 보는 느낌은 매우 특별하다. 맑은 날 이곳에서는 강화도와 당진화력발전소 그리고 백령도와 황해도 해주까지 보인다고 한다.

동행하는 이에 따라 짧은 여행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것은 달라지는 법. 리포터와 함께 영흥도를 찾은 유계임 숲 해설가는 “영흥도 국사봉은 따뜻한 남쪽에서나 보이는 귀한 나무들이 많다”며 “특히 국사봉 정상 소사나무 군락지는 척박한 환경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긴 세월을 이겨내 그 모습이 아름답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섬 해안

장경리 해수욕장은 모래가 유난히 고운 1,5km의 넓은 백사장과 바닷바람으로 선과 색이 멋진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유명하다.

십리포 해수욕장 소사나무 군락지는 국사봉과는 다르게 150여 년 전 인공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영흥도 주민들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이런저런 나무를 심어보았으나 모래와 바위에 뿌리내린 소사나무만이 살아남았다고 전해진다. 겨울에는 바람을 막고 여름에는 천연에어컨이 되어 준다니 자연을 이용하는 지혜가 놀랍다. 십리포 해수욕장의 산책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데크로 조성되어 있는데 쏟아질 내릴 것 만 같은 한 지층과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어떤 각도에도 견디는 나무들을 보며 자연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

고운 모래와 돌이 함께 있어 자연산 궁이나 상합 도 바지락이나 낙지도 많이 잡힌다고 날려진 영흥도 갯벌. 하지만 수자원보호를 위해 채취를 목적으로 할 경우는 선재도갯벌체험장처럼 정해진 곳에서만 해야 한다. 영흥도는 어민계가 형성되어 있어 자칫 어민들의 항의를 들을 수 있으므로 눈으로 보는 갯벌체험을 권한다.



섬 에너지

영흥도의 하늘은 바쁘고 또 힘차다. 풍력발전기와 영흥화력발전소의 수증기가 쉼 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자녀와 함께 영흥도를 찾는다면 영흥에너지파크에 가보길 권한다. 풍력부터 태양광까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체험학습은 물론 에너지의 생산과 이동 그리고 저장방식(ESS)까지 직접 볼 수 있다.

영흥파출소 앞에서 먹은 늦은 점심은 인심 좋은 식당주인장을 만나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영흥도에서 많이 잡히는 농어 알로 만들었다는 조림은 처음 먹어보는 별미였다. 발전소가 생기면서 주민들에게 어려움은 없을까? 오랫동안 영흥도에서 살았다는 식당주인은 화력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함께 있다고 토로했다.

 “15년 전 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주민들이 힘든 일도 있었지만, 발전소에서 해안청소도 하고 섬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도 자주 열어 또 덕 보는 것도 많다.”

영혼이 흥한다는 섬 영흥도(靈興島), 섬 전체에서 솟아오른 나무와 숲의 생기 그리고 시원한 해변 게다가 사람이 만들어낸 풍요로운 에너지로 새 봄기운 받기에 좋은 섬. 봄을 맞으러 휙~떠나보자.



-영흥도 여행정보-

1.대중교통 이용

지하철 4호선 오이도 역 앞에서 790번 버스를 타고 갈수 있다. 하루에 18번 운행

2.문화관관해설

탐방날짜와 시간을 미리 알리고 예약가능, 10인 이상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영흥면 관광문화과

3. 영흥에너지파크

개관시간은 오전 9시 20분~오후 5시 40분. 에너지파크는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며,

20인 이상의 경우 예약 시 전문 도슨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예약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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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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