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식당’은 젊은이들의 SNS를 타고 입소문 난 천호동 골목길의 숨은 맛집이다. 두툼한 연어뱃살 덮밥과 매콤하면서도 진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안녕짬뽕이 주 메뉴이다.
오래된 것들이 주는 정겨움과 편안함
휴대폰 네비게이션을 켜고 천호동 로데오거리를 지나 코오롱상가 아파트 골목길에 들어서 일이사 세탁소를 찾았다. 안녕식당은 세탁소 다음 좁은 골목 끝자락에 자리 하고 있다. 가게 밖에는 이미 기다리는 줄이 익숙한 듯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비닐 천막과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리포터가 찾아갔을 때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출입문 옆 벽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름과 인원 수, 메뉴를 먼저 적는 판이 붙어 있다. 미리 적어 두면 식사가 빨리 나온다고 한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 가니 은은한 조명이 먼저 눈에 띄었다. 형형색색의 꼬마 전구가 천장에 매달려 있고 오래된 괘종시계와 가게 곳곳에 놓여 있는 빈티지한 멋을 풍기는 물건들이 낯설지만 익숙한 듯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픈 키친을 바라볼 수 있는 좌석에 앉으면 주문하고 나오는 음식 만드는 광경을 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두툼한 연어뱃살 덮밥과 매콤하면서 진한 국물의 안녕짬뽕
자리에 앉으면 따뜻한 미소 된장국이 먼저 나온다. 부드러운 유부와 짭조름한 국물이 어우러진다. 단무지와 김치 등 기본반찬은 테이블에 미리 두어 꺼내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안녕짬뽕’은 생면으로 두껍지 않고 일본 라멘처럼 얇은 면이라 국물 양념이 잘 베어 들어 맛이 난다. 들어간 재료를 살펴보니 차돌박이, 오징어, 배추, 양파, 동남아 고추, 파, 숙주 등이다. 커다란 일본식 도자기에 파와 숙주가 수북이 쌓여 나온다.
음식은 맛도 중요 하지만 눈으로 먼저 보이는 것도 중요한데 ‘안녕식당’의 그릇과 음식을 놓는 방식은 그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연어 뱃살 덮밥은 연어살이 두툼하고 고소해서 덮밥과 잘 어울린다. 역시 예쁜 도자기 그릇에 연어뱃살과 초록색의 와사비, 무순이 색감의 조화를 이뤄 먹기도 전에 눈이 먼저 즐겁다.
‘안녕짬뽕’의 국물은 사골육수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진하고 구수한데 매운 맛까지 더해져 밖에서 기다리다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풀어 주었다.
‘안녕식당’은 4인 테이블 5개, 2인 테이블 1개, 바 테이블 6좌석처럼 최대 28명, 2인 기준으로 했을 때 9팀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규모이다. 하지만 주차장이 없는 불편과 기다림을 잊게 만드는 특별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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