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일자리 두드리면 열린다-꽃차소믈리에]

계절따라 피고지는 꽃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선사해요~

김경미 리포터 2017-02-01

투명한 유리잔 안에서 생기를 찾아가는 꽃, 그리고 그 꽃이 만들어내는 은은한 향과 빛. 이 모든 것을 머금은 따뜻한 한 잔의 차를 마시고 나면 자연스레 미소가 피어난다. 모든 것이 메말라가는 한겨울의 정점. 생명력 넘치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사뭇 그리워질 때 꽃차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처럼 꽃차 하나로 행복을 선사하는 이들. ‘꽃차소믈리에’에 대해 ‘피오레꽃차’ 구도희 대표의 설명을 들어봤다.



꽃차, 정성에 따라 모양, 효능 등 달라져
꽃차는 3번 마신다는 이야기가 있다. 눈으로 보면서 한번, 우려낸 꽃차의 향을 코로 맡으며 한번, 입으로 마시면서 한번. 들과 산에서 피고 지는 꽃들이 새로운 생명력을 지닌 꽃차로 변신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덖음 과정이다. 덖음은 꽃 자체의 수분으로 찌고 익혀 건조하는 것으로, 꽃차는 기본적으로 아홉번 익히고 아홉번 식히는 ‘구증구포’의 덖음 과정이 필요하다. 구 대표는 “똑같은 꽃이라 하더라도 꽃을 채취하기 전 기상 상태 등 여러 상황과 변수에 따라 덖음 공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며 “꽃차소믈리에가 꽃차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꽃차의 모양과 효능, 숙성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꽃이 꽃차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꽃차의 재료는 반드시 청정지역에서 자란 식용 가능한 꽃을 채취하거나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차가 다니는 도로, 축사 근처, 농약이 뿌려지는 등 오염물질이 존재하는 지역의 꽃은 절대로 꽃차의 재료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일홍 꽃차가 완성되는 과정


꽃차소믈리에, 계절별 다양한 꽃을 다뤄봐야
꽃차소믈리에는 민간자격증으로 각 협회 및 기관마다 교육기간 및 방법에 차이가 있다. 한국한방꽃차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구도희 대표의 피오레꽃차에서는 1회 3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3급은 8회, 2급은 20회, 1급은 40회 수업을 이수해야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꽃차는 계절별 꽃 특성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격증 급수가 올라갈수록 경험하는 계절과 꽃의 가지 수가 늘어난다. 그래서 강사 활동이 가능한 1급의 경우, 수업이 1년 4분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구 대표는 “교육기관 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년 4계절을 거치며 계절별 꽃을 다룰 수 있도록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자연 속에는 훨씬 많은 종류와 수의 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습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유사한 꽃들을 다뤄보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홈스쿨링이나 문화센터 등의 기관에서 강사 활동이 가능하다. 꽃차를 만드는 공방이나 카페를 창업해 관련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귀농을 고려하는 이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꽃차의 필수 재료인 꽃을 직접 재배하고, 그 꽃으로 꽃차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거나 체험할 수 있는 교육장 또는 체험장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꽃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 이론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상태이기에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볼 수도 있다. 구 대표 역시 이론적 정비가 잘되어 있는 녹차와 홍차에 대한 공부를 병행하면서 꽃차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추천! 겨울철 몸에 좋은 꽃차
구 대표는 “제철음식이 몸에 좋듯이 꽃차 역시 해당 계절의 꽃차가 좋다”며 “겨울살이차, 진피차, 동백꽃차”를 추천했다. 겨우살이는 참나무에 기생해 살아가는 식물로 겨울에 참나무 잎이 모두 떨어지면 그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진피차는 제주 토종귤(진귤)의 껍질인 ‘진피’로 만드는 차다. 겨울에 피는 꽃. 동백꽃차는 불면증, 혈액순환, 월경과다, 하혈, 지혈 등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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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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