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베이커리 ‘백화’]

오랜 시간 정성으로 구워내는 맛있는 빵

남궁윤선 리포터 2016-12-05

먹는 음식만큼은 깐깐하게 고르고 싶어 하는 주부들이 있다. 꼼꼼히 가격을 비교하며 물건을 사거나 돈을 쓰지만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좋은 것, 제대로 된 것으로 먹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은 선뜻 아무거나 골라주기 쉽지 않다. 지나치게 달거나 부드러운 빵 혹은 몇날며칠을 두어도 상하지 않는 빵이 어렵지 않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밀가루꽃이라는 상호를 보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들어간 ‘백화’에서 깐깐하게 빵을 만들고 있는 부부 제빵사를 만나고 보니 동네 가까이서 믿을 만한 빵집을 찾아 반갑기 그지없다.



시간을 기다려 만나는 건강빵

백화의 빵은 우리밀을 사용해 만든다. 가을에 파종해 겨울을 나는 우리밀은 병충해 걱정이 없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안전하다. 특히 통밀을 가져다 제분해 사용하는 경우 신선도가 우수하고 통밀의 영양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어 이상적이다.
여러모로 우리밀의 우수성이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 때문에 선뜻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또 우리밀은 중력분이라 강력분과 박력분을 사용하는 제빵사들이 꺼리기도 한다. 수입밀에 비해 우리밀은 큰 공장에서 균일하게 제분하는 것이 아니라 입자 크기가 들쭉날쭉해 완성도 있는 빵을 만들기 어렵다고도 한다.
몽상가인에서 같이 일하다 부부의 연을 맺은 김경태 김성희 부부는 자신들의 첫 매장에서 우리밀을 이용해 빵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자 모험이기도 했다. 부부는 우리밀로 빵을 만들며 약 1주일간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적합한 레시피를 완성했다.
백화의 빵에는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는다. 김경태 대표는 “온도와 습도를 맞춰 시간만 기다려주면 이스트 없이 빵을 만들 수 있다”며 “전날 자정까지 밑준비를 하고 다음날 새벽 6시에 출근해서 빵을 만들지만, 오후에야 빵이 나오는 이유가 그 시간의 기다림이다”라고 말했다. 통상 천연발효빵으로 분류되는 빵에는 정해진 기준의 이스트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품이 더 드는 것, 오랜 기다림조차 감내하기로 하고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료 제빵사들도 말린다는데 그렇게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묻자 “시간만 기다리면 되는데 굳이 첨가물을 넣을 이유가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내가 먹을 빵 다른 사람에게도 권할 수 있어

어려서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한식과 양식 등을 두루 섭렵하다 제빵사의 길을 가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건강과 몸 만들기에 관심을 두게 된 김 대표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실천한다. 공복과 음식섭취의 시간을 지키고 물을 마시는 것조차 구분을 두는 김 대표는 염분 때문에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고집스런 식습관은 그가 만드는 빵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백화의 빵에는 유화제 마가린 쇼트닝 식물성 크림 등 제품이 사용되지 않는다.
저렴한 재료를 이용해 손쉽게 입에 단 빵을 만들면 낮은 단가의 제품을 많은 양 판매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 판매자와 공급자 소비자 모두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김 대표 부부는 제대로 된 재료를 가지고 주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영양과 맛의 빵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제품을 알아봐 주는 소비자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김경태 대표와 김성희씨는 만드는 사람에게 의미 있고 먹는 사람도 값을 지불하고 먹을 만한 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두 제빵사는 각자 주력하는 분야를 나누어 백화의 빵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기술자 특유의 깐깐한 고집으로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갈등하며 자가발전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부부는 한참을 눈을 맞추고 나서야 “지금은 손님들이 찾는 빵 위주로 선보이고 있지만 점점 제품수를 늘리는 것”과 “손님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테이블을 놓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부부와 함께 활짝 피어날 ‘백화’가 기대된다. 



김경태 김성희 부부가 추천하는 백화의 빵

김성희 씨는 백화에서 제분기를 두고 직접 통밀을 제분해 만드는 통밀빵 몇 가지를 소개하고 싶어 했다. 통밀빵에는 밀의 외피인 밀기울까지 포함되어 양질의 섬유소를 섭취하게 해준다. “밥 대신 주식으로 먹어도 영양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고 맛과 식감이 좋아요. 특히 아토통밀식빵은 계란과 버터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 엄마들이 즐겨 찾아요.”
통밀식빵은 생각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천연발효빵 특유의 산미도 거슬리지 않았고 쫄깃한 식감과 좋았고 구수한 맛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빵을 먹고 나서 속이 불편하지 않았다.
백화의 팥빵도 특별하다. 팥을 발아시켜 삶아 팥소를 만든다. 단맛을 더하기 위해 시중에서 주로 사용하는 설탕이나 물엿 대신 조청을 더한다. 김 대표는 그 조청을 직접 만든다고 했다. 조청을 만드는 일에 얼마나 시간과 정성이 드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팥빵을 다시 쳐다보지 않을 수 없다.
백화는 맞춤 케이크도 제작한다. 원하는 문구를 새기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아토피 아이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케이크도 주문할 수 있다. 

아산시 배방읍 모산로 127    
041-543-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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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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