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_ 양천도서관 ‘조부모를 위한 행복한 책놀이교실’]

귀여운 손자녀 위해 책놀이 전문가로 변신해요

하산수 리포터 2016-11-11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조부모의 손주 육아 참여도 늘고 있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 등으로 엄마들은 자녀를 믿고 맡길 사람으로 조부모만한 분이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양천도서관은 증가하는 조부모 육아에 발 맞춰 조부모들의 독서지도 자질을 키울 수 있는 ‘조부모를 위한 행복한 책놀이교실’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매주 3시간씩 10회에 걸쳐 진행되는 책놀이 전문가 과정
지난 금요일 오전 10시, 양천도서관 2층 다모아방에는 여러 명의 어르신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양천도서관에서 주관한 ‘조부모를 위한 행복한 책놀이교실’ 수강생들. 지난 9월 23일부터 11월 25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3시간씩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이번 강좌는 손주 육아에 참여하는 조부모와 예비 조부모 20여명을 대상으로 책읽기의 이론과 실제, 그림책의 이해 및  선택방법, 책놀이 지도 실습 등을 가르친다.
강좌를 기획한 양천도서관 독서문화진흥과 박다은씨는 “육아상식을 교육하는 기존 조부모교실과는 달리 조부모가 책 전문가가 돼 손주들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더 나아가 책놀이 전문가로서 조부모들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을 주고자 기획했다”라고 설명한다. 과정을 마치면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책놀이 지도사 3급 응시 자격까지 부여하는 등 조부모 자신의 자기계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책놀이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 분위기 살려 동화 읽고 관련 교구까지 제작
‘동화가 있는 집’ 연구원이자 책놀이 전문 강사인 김미라 강사의 지도에 따라 선정된 동화를 구연하는 방법을 익히고 관련 교구를 만들어 본다. <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란 제목의 동화를 읽으며 그림책의 종류를 알아보고 관련 스토리텔링 방법, 관련 교구 만들기를 실습한다.
하얀 4절지 한 장을 3번 접은 후 준비한 색연필과 풀, 가위로 씨앗을 그려 넣어 그림책에 맞춰 점점 커지는 책이 완성된다. 김 강사의 지도에 따라 도화지를 접어 그림을 그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흡사 어린아이들 같다. 아이들의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동화책 읽기를 한 뒤 아이들이 씨앗의 성장과정을 몸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이때 여러 종류의 씨앗 사진자료나 실제 씨앗들을 통에 담아 보여주면 교육효과가 크다. 다양한 씨앗들을 만지고 탐색하면서 식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아이들 각각에게 씨앗이 결국 무엇이 됐느냐고 질문하고 씨앗과 관련된 동요를 율동과 함께 부르며 마무리한다.


과정 수료자 중 희망자는 다양한 그림책 읽어주기 자원봉사 활동 참여 가능해
책놀이 교실을 수료한 분들은 도서관이 연결해 주는 다양한 그림책 읽어주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문화체육부가 지원하는 다문화 가정 그림동화 방문교육 강사로 활동하거나 구청 자원봉사센터에서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할 수 있다. 맨 앞에 앉아 강사의 지도를 잘 따라하던 어르신은 “딸 내외가 맞벌이로 바빠서 손주를 맡아 키웠는데 이젠 제법 글자를 읽고 질문도 많아졌다”라며 “그림책 읽어주는 일이 힘들었는데 이번 강의로 아이들에게 전문가답게 그림책을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한다.
강의시간 내내 실제 아이들에게 구연하듯 재밌게 수업을 진행한 김미라 강사는 “손주 육아를 실제 하시는 어르신들과 책놀이 전문가가 되고 싶은 일부 어머님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신다”라며 “아이들의 정서적, 지적 발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어르신들의 전문가로서의 자존감 형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한다. 양천도서관 박다은 담당자는 “30시간의 교육과정으로 짧지 않은 시간인데 매주 꾸준히 참석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라며 “처음 시도하는 교육과정이지만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미니 인터뷰>

김미라 책놀이 전문강사(‘동화가 있는 집’ 연구원)“책을 읽어주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여러 가지가 있죠. 특히 그림책은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내용을 통해 유익한 교훈이나 정보를 얻기도 하죠. 강의 교재는 방대한 그림책의 종류를 구분해 대상에 맞는 그림책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실제 구연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요. 이제 황혼기에 접어든 어르신들도 그림책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손자녀 교육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과정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수업시간마다 제 이야기에 집중하시고 동화책읽기 시연활동도 다들 멋지게 해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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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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