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졸업식으로 분주하다. 천편일률적인 지루한 졸업식 대신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특색 있는 졸업식으로 정든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그간 가르쳐 주신 스승과 물심양면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진행된다. 학교별 이색 졸업식 현장을 찾았다.
9일에 진행된 목운초등학교 제8회 졸업식은 ‘꿈과 비전이 있는 졸업식’이었다. 목운초 가온누리 오케스트라의 축하연주로 시작된 졸업식은 8개 재능부문으로 나눠 졸업생 전체에게 ‘성공하는 목운어린이상’ 수상이 진행됐다. 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의 축사 후에 진행된 꿈 발표 시간에는 졸업생이 반별로 무대에 모두 올라가 한 명씩 마이크 앞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고 교장 선생님과 다짐의 악수를 했다.
장수초등학교 제11회 졸업식은 ‘가족과 공감하는 졸업식’으로 졸업생 85명과 그 가족이 나란히 좌석에 앉아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특히 전체 졸업인원 85명이 한 사람씩 단상에 올라가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과 함께 모두 부문별 으뜸상을 수상했다.
14일에 진행된 양강초등학교 졸업식 역시 가족들이 함께하는 졸업식이었다. 129명의 졸업생들이 까만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의젓하게 앉아 식에 참석했다. 졸업생 전원에게 졸업장과 함께 각각 공로상, 봉사상, 성실상, 예절상, 우정상, 문예상, 예체능상을 수여했다. 졸업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6년간의 학교생활의 버팀목이 되어 준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제6회 목운중학교 졸업식은 ‘꿈과 희망이 영그는 목운 졸업축제’로 진행됐다. 목운중 아마빌레 어머니 합창단과 두드림 동아리의 난타 공연으로 축하무대를 열었다. 졸업생 뿐 아니라 축하하러 온 학부모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축제같은 형식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날 진행된 제34회 금옥여자고등학교 졸업식은 빨간색 졸업가운을 입은 학생들의 이벤트로 눈길을 끌었다. 졸업생들은 자기비하, 여성차별 등 불평불만을 상징하는 풍선을 터뜨리며 나쁜 것들을 훌훌 털어냈다. 새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불평불만 풍선을 모두 터뜨리면 자신의 소망을 깨알같이 적은 대형 종이비행기를 희망찬 꿈과 함께 힘차게 날려 보낸다. 교장 선생님은 한명 한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행운의 쿠키와 함께 따뜻하게 안아주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졸업생을 격려했다.
“암 극복하고 중학교 졸업장 받았어요”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 치료 등을 무려 33번이나 받는 위기를 극복하고 뒤늦게 중학교를 졸업한 만학도 윤창숙씨(65·여), 지난 8일 열린 성지중학교(이사장 김한태) 졸업식에서 공로상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상을 받았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윤씨는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어린 나이에 농사일, 나무장사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결혼을 한 후 식당을 운영하다 불이 나 모았던 재산을 모두 잃은 후 남편은 사우디에 돈을 벌기 위해 떠나고 윤씨는 작은 아이스크림 공장에 취직해 주말에는 식당일을 겸하며 닥치는 대로 막노동을 했다.
이제 자녀들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 가정에 여유가 생겼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과는 달리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윤씨의 몸에 큰 병이 있는 줄 몰랐다. 59세부터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 치료 등을 무려 33번이나 받았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순간순간 참아내자 드디어 암 완치 진단을 받았고 꿈에나 그리던 중학교도 졸업하게 됐다.
윤씨는 앞으로 고등학교 2년, 대학까지 졸업하고 사회복지사가 돼 인생의 보람을 찾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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