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바른 식생활 교육]

바른 식생활 교육 넘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출발

김나영 리포터 2016-10-11

요리사들이 정성 들여 음식을 준비한다. 에피타이저로 시작해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각각 접시에 담아 차례대로 테이블로 옮기는 동안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천천히 음식을 먹는다. 요리사들은 음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요리한 재료가 무엇이고 어떤 영양분을 갖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해준다. 간혹 식사예절과 어긋나는 행동이 있으면 조언도 한다. 식사 시간은 1시간 정도. 여유를 누리며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어느 유명 레스토랑의 모습일 것만 같은 장면은 프랑스 초등학교의 점심시간 모습이다. 최근 개봉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에 소개된 내용이다.
프랑스 학생들은 1시간 동안 천천히 음식을 먹고 음미하며 맛과 영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영화는 음식을 즐기고 본연의 맛에 집중하는 프랑스인의 식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한 식생활 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속도와 효율성, 급식에도 적용하는 현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점심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급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는다. 대부분 학교는 급식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빨리 음식을 먹고 자리를 비워야 다음 학년의 차례가 온다. 때문에 그날 나오는 음식이 어떻게 조리되었는지 느끼며 음미하기란 쉽지 않다. 선입견이나 그동안 식습관에 따라 달가운 음식 위주로 섭취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잔반처리로 넘어간다.
최근에는 급식시간을 1시간 넘게 지정한 학교도 많다. 특히 고등학교 대부분은 급식 시간을 1시간 넘게 잡는다. 하지만 온전히 식사를 위한 시간은 아니다. 대입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동아리 활동에 활용하도록 배려한 시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의 식사 시간은 더 줄어들기도 한다. 빨리 먹고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하고, 동아리 활동이 몰릴 때는 급식을 건너뛰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한 끼 식사는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때우는 시간,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배고픔만을 채우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맛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빨리 먹어치우는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친다. 10분이면 끝나는 식사 시간이나 원재료의 맛보다 조미료의 맛으로 좌우되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의 유행은 음식 자체의 의미를 생각하지 못한 습관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사)식생활교육충남네트워크 전문숙 대표는 “몇 년 사이 매운 맛을 위주로 하는 자극적인 맛이 인기를 끄는데, 그것은 음식 본연의 맛이 아니라 자극에 길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음식의 재료를 알고 요리한 음식을 천천히 맛보며 느끼게 되면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철학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먹거리 교육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물 교육에서 먹거리 교육까지 진행

먹거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움튼다. 2011년부터 천안시친환경생산자협의회에서 천안서당초 쌍정초 등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벼농사 체험이 대표적. 학생들은 학교에 조성된 도시 속 농촌에서 벼를 키우고 추수하며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 식탁에까지 오르는지 체험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천안중앙초등학교는 아예 교내에 텃밭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천안중앙초는 2013년 1600㎡ 농장에 10~13㎡ 규모의 텃밭 60개를 조성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경작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먹거리 원재료의 나고 자람을 직접 체험한다.
더 나아가 바른 식생활교육도 시작됐다. (사)식생활교육충남네트워크는 충남 지역 학교들에서 바른 식생활을 위한 이론 및 조리체험 교육을 진행한다. 식생활교육 핵심가치인 ‘환경, 건강, 배려’의 내용을 중심으로 ▷ 바른식생활 실천 방법과 식품첨가물 실험 ▷ 아침밥 먹기 실천과 캐릭터 주먹밥 만들기 ▷ 채소·과일에 담겨있는 컬러푸드이야기와 채소·과일 샐러드만들기 ▷ 로컬푸드교육과 충남지역 농산물 지도 만들기 ▷ 나의 간식 습관 알아보고 영양 만점 꼬지 만들기 ▷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이해와 홍보 포스터 만들기 등을 이론과 실습 두 시간으로 구성해 총 6회에 걸쳐 교육한다.
학생들이 접하는 먹거리 교육은 출발선에서 발걸음을 뗀 정도기에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모든 학교가 아니라 신청한 학교 몇 곳, 더욱이 6회 교육으로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게 하는 것은 섣부르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 전 대표는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고 그를 위해 어린 학생들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많아지며 학교에서의 식생활 교육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바른 식생활 교육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사)식생활교육충남네트워크
천안중앙초 사진 설명 : 천안아산내일신문 자료사진


“우리 주식인 쌀, 얼마나 알고 먹나요?”
10월 12일, 은행나무길에서 건강한 먹거리 찾는 인문학 강좌 개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 교육은 한계가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제공하는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부모를 위한 교육이 함께 진행되어야 아이들의 바른 식생활 교육은 의미가 있다.
그를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어른들을 위한 먹거리 인문학 강좌가 아산에서 열린다.
인문학 강좌는 충남 5개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여와 홍성에서 이미 진행되었고, 12일(수) 아산이 순서를 맞았다. 이후 천안과 서산의 강연도 기다리고 있다.
인문학 강좌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강사와 내용을 구성한다. 아산은 친환경 농업이 활성화 되어 있는 곳인 만큼 <밥의 인문학> 저자 호서대 정혜경 교수가 우리의 주식인 쌀을 주제로 역사 속 밥과 쌀 이야기와 문화를 짚어보는 내용을 알린다.
강좌는 12일(수) 오후 1시 30분 은행나무 길 은행나무 카페에 위치한 아산문화관광진흥협동조합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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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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