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개발 앱 올린 천안월봉고등힉교 정보동아리 인포테라피]
동아리 활동으로 성장한 실력, 앱 개발과 실용화로 확인
2017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가 마무리되고, 이제 본격적인 전형에 들어갈 때다. 그동안의 노력이 평가되고 판가름 날 시간을 기다리며 고3수험생은 이미 여름방학부터 조바심이 가득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분주한 때, 결이 다른 분야에 정성을 들인 수험생들이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탑재해 운영자로서의 경험을 한 이들은 천안월봉고등학교(교장 박돈희) 교내 정보 동아리 ‘infotherapy(인포테라피)’ 3학년 학생들. 이들의 학교생활은 앱 개발에 관한 기획과 논의로 꽉 찼다.
좌)점을 찍자를 개발한 유정주, 조민기, 권수빈
우)Math 미니사전을 개발한 김동주, 함보람, 황효빈
좌)모두의 마블 가이드북을 개발한 이동환 박정수, 류다현
우)Study Plus를 개발한 김용호, 김찬규, 박성훈
탑재 열흘 만에 다운로드 1800건 기록
학생들이 개발한 앱은 모두 네 개다. ▷ 시각 장애인 보호자들이 쉽게 점자를 접할 수 있도록 점자에서 한글로 번역해 점자를 보여주는 기능을 갖춘 ‘점을 찍자’ ▷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수학을 정리해주기 위한 ‘Math 미니사전’ ▷ ‘모두의 마블’이라는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해 게임 내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가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돕는 ‘모두의 마블 가이드북’ ▷ 모의고사 타이머와 학습 플래너, 디데이 검색 기능을 갖추어 수험생들의 자기관리를 돕는 목적으로 개발한 ‘Study Plus’ 등이다. 탑재한 앱에는 현재 유저들이 다양한 리뷰를 올리고 있어 학생들이 놓치거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파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끄는 앱은 ‘모두의 마블 가이드북’. 앱을 탑재한지 열흘 정도인 28일 현재 100여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해 주변을 놀랍게 했다. 학생들은 “아무래도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온라인이나 입소문 등으로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며 “다른 앱들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라 많이 활용됐으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서로의 장점을 발휘하는 팀플레이를 통해 앱을 개발했다. 3학년 12명 학생들이 3명씩 네 개 조를 짜고 기획, 개발, 디자인 등 각자 잘하는 분야에 참여, 모둠별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앱 개발까지 해냈다. 그리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탑재까지 끝낸 지금. 이들의 마음에는 자신감과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상당하다. 3년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본인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확인하고 동시에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더욱이 고등학생 시기에 쉽사리 접하기 힘든 일을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관련 진로를 생각한다고 해도 실제 경험을 하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영어 단어 외우고 수학 문제를 풀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앞으로 하고자 하는 부분을 직접 해냈습니다. 그것이 자랑스러워요” 인포테라피 학생들은 이번 수시에서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게임공학 등에 지원, 자신이 닦고 쌓은 내용을 더 펼쳐 나가려고 한다.
좌)한글로 번역해 점자를 보여주는 기능을 갖춘 ‘점을 찍자’ 앱
우)모의고사 타이머와 학습 플래너, 디데이 검색 기능을 갖춘 ‘Study Plus’ 앱
졸업한 선배들과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무한 성장
천안월봉고 정보 동아리 ‘인포테라피’는 이미 오래 전에 유명세를 탔다. 2012년 천안 시내버스 앱을 개발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인근 음식점이나 상가의 홍보 앱을 개발해 이름을 알렸다. 동아리를 이끄는 이정숙 교사는 “사회가 IT 환경으로 전환하는 때 동아리가 개설돼 IT 분야에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관련 교육을 했고, 실제 동아리 학생들은 관련 학과로 진학해 본인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며 “해가 갈수록 경험이 쌓여 점점 실력이 커가고 있으며, 현재 인포테라피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토요캠프를 통해 C-언어를 공부하고 교내 안드로이드 어플 개발 캠프에 참여하는 동시에,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주니어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Creating 과정의 Scratch, Solving 과정의 러플, Making과정의 아두이노 과정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본적인 내용은 교사가 교육하지만, 관련 학과에 진학한 선배들이나 인근 대학의 대학생, 교수들도 교육에 참여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 향상은 가파르다. 이 교사는 “교육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성장이 하루가 다르고 IT 관련은 변화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졸업한 선배나 인근 대학의 대학생이나 전문가 멘토 등이 참여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실력을 키우고, 동시에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잡게 됐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동아리에서 활동하기 전까지는 진로를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교육을 받고 활동을 해나가면서 이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학생들이 상당수. 이들은 3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향해 배우고 활동하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왔다. 최근 입시 전형이 진로를 향한 교내 활동의 가치를 높이 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동아리 활동은 진학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굳이 진학만을 위한 노력은 아니다. 배우다보니 재미있었고 재미있으니 더 몰입하게 된 것이 우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확고히 다지게 된 것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 더 넓은 장에서 많은 것들을 해나가고 싶은 것이 학생들의 바람. 동시에 자신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과 진로를 찾았듯 후배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기에 졸업 후 후배들의 멘토로 서고 싶은 것도 하고자 하는 바다.
이제 입시가 마무리로 접어드는 시점. 하지만 인포테라피 학생들은 그 앞에서 초조하지 않다. 이미 하고 싶은 분야의 첫 관문을 이번 앱 탑재를 통해 통과했고, 또 성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크게 활동할 미래를 기다린다. 피 말리는 입시 앞에서도 유난히 밝은 학생들의 환한 웃음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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