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서늘한 바람이 어서 나오라 손짓하는 가을이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골고루 갖춰 하루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주부들을 위한 도심 안팎의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필동24번가의 변신 ‘스트리트 뮤지엄’
중구 필동과 남산골한옥마을 일대에 선보이는 스트리트뮤지엄. 충무로역 4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유영호 작가의 ‘인사하는 남자’란 커다란 조각상과 만난다. 바로 옆 컨테이너 작은 갤러리에는 볼펜드로잉 설치 작품이 전시중이다.
필동 골목길 자투리공간마다 기발한 디자인의 미니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모퉁이, 우물, 이음, 골목길... 각각의 분명한 색깔을 지닌 한 뼘 공간의 미니 갤러리들이 모여 이름 그대로 길거리 미술관이 만들어졌다. 스트리트뮤지엄이 입소문 나면서 필동 골목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쇠락한 골목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 넣은 주인공은 박동훈 핸즈BTL 미디어그룹 대표. 10대 시절, 충무로 인쇄공부터 시작해 중견 광고회사 대표로 자수성가한 그가 자신을 키워준 필동을 위해 사재를 털어 예술이 숨 쉬는 동네 만들기 ‘필동 프로젝트’를 묵묵히 진행중이다. 필동24번가를 음악, 미술, 문학, 음식이 만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아티스트들과 협업중이다.
조선시대 유생을 가르치던 남부학당과 일제 강점기 기생을 교육시키는 권번이 있던 자리에 24번가 서재 남학당이 자리 잡고 있다. 1층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전시판매장, 2층은 다목적 강연장이 마련돼 있다. 전시장과 이어져 있는 베이커리 카페는 인테리어 감각이 남다르며 빵맛이 일품이다. 맞은 편 코쿤뮤직은 아담한 뮤직홀로 음악회, 무용공연, 영화 상영이 다채롭게 진행 중이다.
골목길 투어는 남산한옥마을까지 이어져있다. 내친 김에 숲 향이 매력적인 남산둘레길을 여유롭게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10월6일부터 9일까지 필동 24번가 일대에서 예술통 골목축제가 열린다. 미술, 음악, 영화, 요리, 도예, 가든 분야 퍼포먼스와 함께 플리마켓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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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컨테이너 문화 쉼터 ‘언더스탠드에비뉴’
서울숲 진입로에 알록달록 화사한 116개의 컨테이너를 멋스럽게 배치해 만든 언더스탠드 에비뉴. ‘쇼핑하고 먹고 배우고’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쉼터다. 예술가, 사회적기업가, 소상공인, 지역 주민들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아래의 언더(under), 일어서다의 스탠드(stand), 길을 뜻하는 애비뉴(avenue)란 ‘언더스탠드 에비뉴’ 이름이 의미하듯 취약 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공익플랫폼이다. 성동구, 롯데면세점 그리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아르콘이 협력해 만든 공익 문화 공간이다
‘가치, 나눔’을 테마로 예술가, 사회적기업가, 청년창업가의 아이디어 제품을 다양하게 전시 판매한다. 버려지는 폐타이어와 폐가죽을 가공해 멋스럽게 디자인한 가방과 지갑, 씨앗이 자라는 씨앗 메시지 카드, 천연 허브를 원료로 만든 천연화장품, 한복 저고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색감과 선이 멋스러운 스카프까지 독창적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친환경 식재료로 건강한 조리법으로 만드는 요리교실이 매월 다채롭게 진행된다. 가족, 연인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 전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수시로 열린다.
옥상에서 서울숲을 감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 카페도 있다. 파스타, 스테이크, 수제버거, 샐러드, 토스트를 비롯해 커피와 차, 세계 맥주를 선보인다.
서울숲과 이어져 있어 드넓은 숲길 산책하며 가을의 햇살과 바람을 여유롭게 만끽하기 좋다.
www.understandavenue.com,
새로운 느낌의 복합문화공간 ‘대림창고 갤러리 칼럼’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대림창고는 오래된 창고를 카페와 문화공간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곳이 카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창고로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갈 것 같은 외관. 카페 안내판을 보고서야 여기가 바로 그곳임을 알게 됐다.
이곳은 설치미술과 드로잉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 그리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커다란 조형물. 조금 전과는 완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마감하지 않은 듯 창고분위기를 내는 높은 천장의 넓은 공간에 어울리는 자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낡은 창고의 이미지와 작품들. 그리고 커피향이 은근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작품을 둘러보는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살짝 낯설게 느껴진다. 곳곳에 심어져있는 나무들과 무심한 듯 놓여있는 미술작품들 역시 멋스럽다. 한곳엔 책과 향초 등을 판매하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2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3층은 야외공간이다.
메뉴도 다양하다. 맥주와 수프, 샐러드, 베이커리, 파스타, 피자, 그리고 커피, 차, 주스 등의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평일엔 원하는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면 되지만, 주말엔 사람들이 많아 혼잡한 인파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음료이용권을 실시하고 있다. 1인 1만원으로 전시 관람과 함께 모든 음료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 2잔을 구입하면 케이크 한 조각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젊음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을의 정취에 빠져보는 좋은 시간일 듯하다.
양평 남한강변의 고즈넉한 ‘닥터박 갤러리’
기분전환을 위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양평 가는 길. 가을 햇살만큼이나 청명한 느낌의 닥터박 갤러리(Dr. PARK GALLERY)는 박호길 대표가 평생 꿈꿔온 소망을 담은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탁 트인 경치를 보며 차를 마시고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테라스 공간도 넓고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마련된 쉼터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빼어나다. 시야가 시원한 푸른 산과 남한강에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시면 잠시나마 무거운 생각들이 사라진다.
닥터박 갤러리는 유망 작가들을 발굴, 양성하고 그들을 국제미술계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2006년 개관했다. 설립자가 미술품 컬렉터로서 첫 발을 내디뎠던 1978년 이래 마음에 품어온 ‘미술품은 공공재’라는 신념을 실천에 옮긴 곳이다.
갤러리 카페 이용요금은 1인당 1만원. 이 티켓으로 2층과 3층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간단한 차나 음료, 커피를 선택해 마실 수 있다. 1층 카페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실과 이어진 2층의 아트샵에는 특이하고 예쁜 소품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러 문화예술행사나 세미나, 파티, 결혼식이나 가족모임을 위해 대관이 가능하다.
닥터박 갤러리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명절은 휴관이다.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한남동의 세련된 문화예술 공간 ‘디뮤지엄’
한남동 독서당로에 개관한 문화예술 아지트인 디뮤지엄. 독서당로는 조선시대 유능한 인재 양성을 위해 우수 학자들에게 독서휴가를 내어준 장소에서 유래되었다. 거리이름만큼이나 문화예술이 가득하고 세련된 공간. 대림미술관이 그동안 선보여온 다양한 콘텐츠를 더 확장된 공간에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자 만든 곳이다.
디뮤지엄은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국제적 문화교류를 통해 수준 높은 현대미술과 디자인 분야를 소개하고 있다. 요즘은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헤더윅스튜디오-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전이 열려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디뮤지엄의 개성 있는 외관만큼 실내 내부도 오르락내리락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4m부터 최대 8m 층고를 갖춘 기둥이 없는 전시실은 완벽하게 다른 구조로 공간 변형이 가능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2개 층의 전시실 외에도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소개하는 뮤지엄샵, 북유럽 리빙 브랜드와 협업해 감도 높은 디자인을 즐길 수 있는 D카페도 매력적인 공간으로 음료 가격도 저렴하다.
또 디뮤지엄은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레스토랑 및 카페 등의 다채로운 시설을 갖추고 있는 리플레이스(replace) 건물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식사와 함께 술 한 잔을 나누기도 좋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체험도 더불어 발레파킹까지 가능한 것도 작은 매력. 화요일부터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오픈한다.
힐링 하는 쉼터, 양평 두물머리 소원쉼터
양평 두물머리의 빼어난 풍경은 오래 전부터 유명했다. 조선시대 이건필의 ‘두강승유도’와 겸재 정선의 ‘독백탄’으로 남겨져 지금까지 전해 내려올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소원쉼터는 두물머리의 옛 나루터가 있던 곳이다. 이곳에는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느티나무가 있다.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마음을 담아 돌탑을 쌓아가면서 소원나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수령이 400년이나 된 나무의 커다란 그늘이 따가운 가을 햇살을 막아주기에 충분하다.
느티나무 앞 하얀 꽃이 피어 있는 연꽃 밭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소원 쉼터 한쪽에 있는 대형 액자가 그것이다. 액자 속에 걸리는 하늘과 강물이 그냥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인상을 준다. 직접 액자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두물머리에 온 사람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주말에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면 줄까지 서야한다고 하니 두물머리가 어느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인지 짐작할 수 있다. 리포터가 찾아갔을 때에도 중국인 관광객 한 무리가 버스를 대절해 찾아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막 가을색이 깊어지는 푸른 하늘과 강 건너 보이는 완만한 곡선의 산, 잔잔한 물결이 이는, 흐르는 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그늘에 가만히 앉아서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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