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안산양지중학교 교정에서는 등교하는 학생들을 교사와 학부모들이 ‘허그(hug)’로 맞이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은 바로 4년 째 접어든 양지 중학교 ‘허그데이'.
학교에서는 매년 1학기와 2학기에 한차례씩 허그데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허그데이는 양지중학교 친구사랑 주간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허그’를 한 후에 사탕과 초콜릿을 받아들고 환한 얼굴로 교실로 향하는 학생들 뒷모습은 흡사 중학생이 아닌 천진난만한 어린이 모습과 같았다.
교문 앞에서는 변남석 교장이 이른 등교를 하는 학생들을 불러 세워 ‘허그’를 신청하면서 아침 덕담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 뒷편으로는 여러 교사들이 차례로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렇게 허그 행렬은 중앙현관에 있는 교사와 학부모들로 이어졌다. 허그를 하고 돌아서는 3학년 김동윤 학생이 말했다. “허그를 하고 나면 기분이 정말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고 교실에 올라가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런가하면 허그 후에 밝게 웃던 손연진 학생은 “3년 째 이 행사에 참여하는데 이상하게 할 때 마다 기분이 좋아요. 첨에는 부끄럽기도 했는데 지금은 즐겁고 좋다는 말 말고는 다른 말이 생각이 안나요”라고 행사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사탕한 두 개씩과 격려를 받고 교실로 향했다. 이날 교사와 학부모들은 캠페인 진행을 위해서 사탕 3000개를 준비해서 학생들보다 먼저 등교했다. 중앙 현관에서 다람쥐 옷을 입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이은화 교사는 말했다.
“의상은 학생들이 원해서 입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의상을 갖춰 입으면 아이들 반응이 더 좋아요. 아이들이 즐거우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한편 환한 얼굴로 학생들과 허그를 나누던 감점주 교사는 “이 행사는 모두가 즐거운 행사예요.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게 너무 보람되고 아이들이 이 행사로 행복해하니까 교사들도 같이 행복해요”라며 웃었다.
그런가하면 학부모들은 자식처럼 학생들을 안아주고 토닥이고 있었다. 정미숙 학부모는 말했다. “엄마들이다보니 너나할 것 없이 다 내 자식 같이 응원해주고 격려하는 마음이다. 직접 행사에 참여하니 마음이 너무 좋다.” 한편 박은숙 학부모는 이런 말을 했다.
“학교 분위기에서 느껴지듯이 처음에 허그 자체를 쑥스러워했던 아이들도 어느새 익숙해져서 허그를 한다. 아마 집에서 하지 못한 허그를 학교라는 공간에서 한번 씩 해보기도 하고 평소 믿고 따르던 선생님과 허그하면서 아이들이 기분 좋음을 느끼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행사다.”
등교가 거의 마무리가 될 무렵 변남석 교장은 이런 말로 양지 중 허그데이를 설명했다. “사실 중학생이 되면서 학생들이 부모님과 허그를 하는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행사를 매개삼아서 허그를 하고 그러면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 친구와 우정도 나누는 그런 자리다. 앞으로 이 행사를 일회성이 아닌 전통처럼 이어갔으면 하고 바란다.”
즐겁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등굣길 허그데이는 1교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이날 학생들은 교실에 올라가서 원하는 친구에게 자유롭게 편지를 써서 붙이는 '편지쓰기 행사'도 겸해서 진행하고 있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