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광주의 모 고등학교에서 학부모의 요구로 학생부를 조작한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되었습니다. 학부모의 돈을 받고 교장과 교사가 함께 이미 작성된 학생부를 거짓으로 학생에게 유리하게 바꿔버렸던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한동안 잠잠해 지는가 싶었던 학생부 종합전형의 ‘금수저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또 다시 수능부활과 이와 비슷한 유형의 시험으로 줄 세우기를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도 이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늘 비슷합니다. 사람이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매우 주관적이며 불공정하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시험으로 점수가 객관적으로 나와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반박해 왔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평가하는 항목들은 사교육으로 채울 수 없는 것들입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이나 여러 학교 활동으로 쓰이는 항목, 특히 종합전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부사항 및 특기사항부분은 아무리 사교육을 한다고 해도 채우거나 꾸밀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에 반해 수능이야 말로 사교육으로 교육의 불평등이 발생하기 쉬운 제도라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사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사교육의 불평등으로 인해 우열이 갈리는 수능보다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조금 더 공정한 제도라 주장하곤 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선생님들 또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일이 많아져 피곤한 부분은 있지만, 학생부 종합전형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하는 많은 선량한 선생님들을 비웃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 것입니다. 저도 학생부 종합전형의 약점들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왔지만 설마 학교에서 그것도 선생님이 이러한 일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우 당황했습니다. 이에 많은 매체들은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고 하며 또 다시 학생부 종합전형 뒤흔들기가 시작 된 것이죠.
학생부를 관리 및 수정하는 제도에 전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왔습니다. 실제로 광주교육청에서는 사과와 함께 여러 가지 수정 방안을 내 놓았습니다. 교육청에서 이야기한 변경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담임과 교과담당 교사는 읽기/쓰기 권한을, 그 외 선생님들은 읽기 권한만 주겠다는 것. 그리고 교육청에서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이죠. 하지만 이 또한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은 행위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번에 일어난 사건도 선생님에 의해서였으니 말이죠.
그래서 추가적으로 이야기되는 변경 사항은 학생부 변경 시 ‘수정 전’과 ‘수정 후’를 함께 기록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사항들이 변경되어 보아야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번과 같은 일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일임은 매우 자명한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학생부 종합전형은 부족함이 있는 제도일지도 모릅니다. 조금씩 변경을 거치며 수정되어야 할 아직 불완전한 전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사건이 그러한 부족함을 나타내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일어난 사건은 ‘불법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제도를 악용한 것이 아닌, 해서는 안 되는 불법을 저지른 것을 학생부 종합전형의 단점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시각입니다.
학생들은 뉴스에서 입시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선거 공약으로 입시 제도를 변경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이 대학 원서를 쓸 때에 입시제도가 바뀔까봐 걱정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당장 너희가 피해를 입도록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지만 정말 바뀌게 되면 바뀌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학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저는 이러한 일로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열심히 준비해 온 활동들이 물거품이 될까 두렵기도 하며, 이제야 학교에 더욱 충실해져 가는 학생들이 또 다시 학교를 떠날까 걱정되고, 이렇게 엇갈리는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속에서 휘둘리는 학생들이 안타깝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학생부 종합전형은 아직은 불완전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정말로 학생들을 위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미스터밥 수학학원
입시관리센터 정철호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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