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거리아티스트 ‘G-버스커’]

‘버스킹데이’에서 만난 삼인삼색(三人三色) G-버스커들

권혜주 리포터 2016-09-09


8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고양시에서 후원하고 고양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G-버스커의 ‘버스킹데이’ 공연이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광장에서 열렸다. 버스킹데이는 매달 장르별 우수 고양 거리아티스트들이 릴레이로 공연을 펼치는 행사로 여러 가지 이벤트와 함께 진행된다. ‘버스킹데이’는 벽돌쌓기, 물총 싸움 등의 체험 이벤트와 다양한 공연, 영화 관람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는 물론 마음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만든 G-버스커의 무대는 여름의 막바지 무더위와 피곤함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G-버스커’는 고양시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을 위한 무료 거리공연을 펼치는 거리아티스트다. 작년 1기 모집을 시작으로 올해 초 2기가 모집됐고,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노래와 연주, 풍물과 마술 등의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그들은 하는 일이나 사는 곳, 세대는 모두 다르지만 거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주고 함께 희망을 나누고픈 마음으로 모였다. ‘버스킹데이’에서 만난 세 팀의 G-버스커들. 그들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시민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특히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주민을 위한 공연을 할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기회가 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오카리나 연주자 유은경
“G-버스커는 제게 내려진 명예훈장 같아요”

유은경씨는 오랫동안 고양시에서 재능기부 공연활동을 하는 오카리나 연주자다. ‘오카리나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음색으로 사람을 품어주는 악기’라고 말하는 그녀는 본래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번역활동과 책 쓰는 일을 했단다. 그런 그녀가 오카리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은 1991년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부터였다고. 우연히 접한 오카리나의 음색은 유학생활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달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때부터 오카리나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시작되었단다. 늘 마음속에 맴돌던 오카리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2000년경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고 난 후부터였다.  
“2004년부터 강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때는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곳이 거의 없었거든요.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배우고 싶다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일도 보람됐죠.”
그렇게 제자를 키우고 무대에 서면서 그녀는 꽃박람회, 행주 문화제, 고양 여성문화제, 돗자리 영화제, 막걸리 축제 등 고양시의 여러 행사에서 오랫동안 재능기부 연주를 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G-버스커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는 그녀에게 G-버스커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단다.
“G-버스커는 20여 년 동안을 고양시에 살고 있는 제게 내려진 명예훈장 같아요. 개인적으로 오카리나는 고양시와 닮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악기지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할 수 있고 소박한 음색을 지녔지만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힘이 있지요. 또 그간 아이를 두고 연주활동을 할 때 알아봐 주지 않았던 사람들이 G-버스커로 활동하면서 알아봐 주고 부러움을 받을 때 ‘아~ 그간 그래도 내가 잘 해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의 바람은 G-버스커로 활동하면서 그녀가 오카리나로 받은 그런 위안과 행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제자들과 같이하는 ‘파랑새 오카리나 앙상블’과 매해 준비하는 무대도, 고양시 여러 행사의 재능기부 연주도,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더 매진할 생각이다. 



여성 듀오 마술 팀 ‘비타민 매직’
“G-버스커가 저희에겐 비타민 같은 존재죠“

‘비타민 매직’은 동갑내기 친구로 이루어진 10년 차 여성 듀오 마술 팀이다. 중학교 때부터 마술의 매력에 푹 빠져 함께 마술사가 되는 꿈을 꾸었다는 그들. 마술학과를 졸업하고 마술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 회사에서 공연하면서 여러 가지 기술을 연마하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나고 자란 고양시에서 마술사로서의 꿈을 펼치기 위해 올 초 부산에서 상경했는데 마침 G-버스커 모집공고를 보고 팀을 알리는 것은 물론 어렸을 적 마술을 보고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사람들에게 선사하고자 지원했단다.
“G-버스커 공고를 보고 저건 딱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고 자란 고양시에서 마술사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요. G-버스커가 되면 더 좋은 무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테니 사람들에게 마술의 즐거움을 알리기에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또 그것이 마술사의 꿈을 키우며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라면 더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 공연이요? 음~ G –버스커 상설공연 때였어요.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에서 정리하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셔서 ‘오늘 좀 울적했는데 공연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음료수를 건네시며 포옹을 해주시는 데 정말 감동이었죠.” (박미선 & 안효회 마술사)
아직 그들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보여주고 싶은 마술이 너무나 많단다. G-버스커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더 많은 고양시민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것이 바람인, 앞으로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비타민 매직’이다.  



혼성 4인조 인디밴드 ‘이상한 술집’
“G-버스커 통해 아픈 사람 위로하고 싶어요”

‘이상한 술집’은 8년째 고양시에서 공연 활동을 하는 혼성 4인조 인디밴드다. 그간 홍대클럽과 록 페스티벌 무대 등에서 활동해오다 2010년 ‘고양호수예술축제’를 계기로 고양시에서의 활동을 시작했단다. 올해 초 새로운 멤버들로 다시 팀을 꾸렸고 G-버스커로 선정되어 제한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팀의 리더인 이택일(보컬&기타)씨는 ‘음악을 하다 중단했었는데 그 끈을 놓지 못하고 그간의 음악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을 하는 밴드로 다시 음악을 시작했다’고 말하며 ‘클럽이라는 막힌 공간에서 음악을 하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버스킹 공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들이 말하는 버스킹 공연의 매력은 바로 앞에 관객이 있어 더 친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음악적으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처음 G-버스커 오디션을 봤을 때가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고양시에 사는 아티스트들을 모집해 고양시의 문화와 시민들을 위한 거리공연을 펼친다는 취지도 정말 좋았고, 무대에 올라갔을 때 즐겁게 참관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다른 공연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받았죠.” 기타를 맡은 김민성씨의 말이다.
‘이상한 술집’의 멤버들에게 G-버스커는 동네 앞 놀이터, 편한 친구, 자존심, 명예훈장처럼 다양한 의미지만 그들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꿈꾸는 음악은 ‘거리의 시민들, 특히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음악으로 그들을 보듬고 위로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밴드의 이름 ’이상한 술집‘처럼 들으면 들을수록 무장해제 되고 이상하게 빠져 들게 되는 그런 그들의 음악이 자꾸만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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