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있는 가족 여행-안동]

병산서원의 배롱나무에 취하고, 하회마을의 느긋함에 매료되다

이세라 리포터 2016-09-05


“덥다. 덥다”해도 이렇게 더울까.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던 8월 중순, 태양을 피하기 위해 나름 일찍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덥다는 대구를 향해 안동으로 가는 길에서는 폭염의 맹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차량 외부 온도가 38도를 찍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 더위를  뚫고 가는 안동은 온전히 20년 전 대학시절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한권 달랑 들고 떠난 고적답사에서 느꼈던 감동을 식구들과 다시 한 번 느끼기 위해서다.
3시간 정도를 달리니 드디어 안동에 도착, 역시 안동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뜨거운 햇살마저도 감싸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도시이다. 어설프게 도시 흉내를 내는 신생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나름의 감칠맛 나는 맛과 멋이 느껴지는 곳이다.
20년 전 내가 보았던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안동에서 선택한 곳은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이다.   



휘돌아 치는 낙동강을 품은 병산서원
우리나라의 고건축을 공부하기 위해서 꼭 들러야 할 곳이 바로 이곳이다. 남아 있는 고건축물이 거의 사찰위주라 한계가 있는데, 이곳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로 꼽힌다. 하회마을을 향하는 길에서 ‘병산서원’이라는 작은 이정표를 보고 빠지면 되는데 ‘20년 전에는 들어가는 길이 비포장이었는데 어떻게 변했을까’ 기대가 됐다. 하지만 웬걸 깨끗하게 아스팔트로 곱게 포장이 되어있을 줄 알았던 길이 여전히 흙의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와 요즘도 이런 길도 다 있나’ 내심 놀라며 우리는 2.4Km정도의 오프로드를 달리며 분명 이 길을 포장을 안 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병산이라는 이름은 서원 앞에 ‘병풍을 두른 듯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는 서원에서 가장 앞에 위치한 2층 건축물인 만대루(晩對樓)에 올라가면 확연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위험상의 문제로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과거의 많은 학자들이 그림 같은 자연 속에서 학업에 정진하는 모습을 떠올리다보니, 답답한 교실 속 책상 앞에 앉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가 되기도 한다. 비록 만대루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만대루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통나무를 계단 모양으로 잘라 그대로 얹은 것이 재미있다. 엄격한 예의와 문화 속에 이러한 재치를 발휘하는 우리민족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그 뒤로 들어가니 류성룡과 류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존덕사가 있으며 서원의 중심으로 학생들이 강의를 듣던 교실이었던 입교당과 제사를 준비하는 전사청, 그리고 책을 인쇄하던 장판각이 있다. 이들은 다른 서원과는 다른 느낌으로 건축물들이 소박하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며, 단순하면서도 은근한 기교가 묻어 있는 등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 한다.
또한 서원 곳곳에 심어 있는 배롱나무는 화룡점정의 역할로 완벽한 그림을 선사한다. 때마침 꽃이 화려하게 피워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데, 연지색의 꽃잎은 병산서원의 고건축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아마 이 배경에 멋진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충동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는데, 그렇다 보니 여기저기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 구경도 재미가 있다. 해마다 이 광경을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다녀간 하회마을

병산서원을 뒤로 하고 온 곳은 하회마을이다.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이곳, 이름은 너무도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처음 찾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풍산유씨(柳氏)의 씨족마을로 민속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잘 관리 보존하여 지켜야할 문화유산으로 대표적인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이 더운 날 어떻게 걸어 들어가나 걱정을 했더니, 셔틀버스로 마을 어귀까지 시원하게 데려다 주어 반가웠다. 관광객이 많이 오고, 유명인들도 많이 찾다보니 여러 배려를 많이 한 느낌이 들었다.
마을 초입에는 이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지도를 보며 이 마을 에 대해 설명을 한다.
큰길을 중심으로 위쪽이 북촌, 아래쪽이 남촌이며 북촌의 양진당(養眞堂)과 북촌댁(北村宅), 남촌의 충효당과 남촌댁(南村宅)은, 역사와 규모에서 서로 쌍벽을 이루는 전형적 양반 가옥이므로 꼭 둘러봐야 하며, 마을을 구경하고 돌아올 때에는 강변길을 따라 와야 그늘로 올 수 있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그리고 걸리는 시간을 대략 1시간.
아름다운 향과 함께 펼쳐지는 넓은 연꽃밭의 정취와 함께 시작된 마을 투어는 그야말로 ‘느림의 미학’이다. 천천히 걷다가, 마음에 드는 건물이 있으면 슬쩍 들어가 구경도 하고 남의 집 툇마루이지만 옛날사람이 된 듯 잠시 걸터 앉아보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관광객들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런데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어디에도 전깃줄이 안 보인다는 점. 그래서 어느 방향이든 사진을 찍으면 시간여행을 와서 정말 과거로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을 곳곳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이나 붓글씨체험, 그네, 씨름장 등을 준비해 놓아 신선한 재미를 준다. 또한 마을 주민들도 하얀 모시한복레 부채를 들고 다니니 더욱 하회마을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낙동강의 지류인 화천 줄기와 함께 하는 벚꽃길도 빼 놓을 수 없는 인기장소. 그야말로 진정한 ‘가로수 길’이라 할 수 있는 이 길은 빼곡한 벚나무 덕분에 시원한 그늘을 선물 받을 수 있다. 천천히 걸어 나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쉼표가 제대로 느껴진다. 


안동 먹거리

안동 찜닭
안동 하면 찜닭을 빼 놓을 수 없다. 안동 남문 시장으로 들어가면 찜닭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이중 유명 맛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형편. 하지만 그 옆집들에서도 찜닭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반찬은 없으며, 큰 접시에 찜닭만 제공되는데 들어간 재료가 푸짐하고 양도 많은 편 요즘에는 매운 고추가 들어간 매운 찜닭의 인기도 높다.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을 해 가지고 갈 수 있어 포장을 원하는 손님도 많다. 

안동간고등어와 헛제사밥
간고등어 정식은 안동인들의 서민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지역에서 새로운 식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안동을 찾는 이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음식이며 헛제사밥 (8,000원~)
안동 지역은 유교 문화의 본 고장으로써 제사를 더욱 숭상하여 왔던 것으로 여겨져 헛제사밥이 유명하다. 평상시에는 제사밥을 먹지 못하므로 제사 음식과 같은 재료를 마련하여 비빔밥을 먹는데 이것을 헛제사밥이라 한다. (자료 안동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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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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