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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공간 ‘416기억저장소’ 다섯 해를 맞는 잔인한 4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기억공간을 찾는 발걸음들에 유가족은 어떤 마음일까….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과 교무실을 재현하는 ‘4.16기억교실’에서 2학년 6반 이태민 엄마 문연옥 씨를 만나 기억저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4.16기억저장소 :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다4.16기억저장소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하고, 행동하는 공간이다. 참사 이후 몇몇 안산시민들이 모여 기록, 수집, 보존 활동을 시작해 시민기록단, 시민기록위원회가 꾸려지며 그간의 기록을 남기고, 남겨진 기록을 역사로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유가족들은 운영위원이 되어 분향소 기록물 정리, 동거차도와 팽목항 기록화 작업, 서명용지 스캔작업, 민주시민교육프로그램 등 기억저장소 곳곳에서 활동한다. 세월호 이전엔 평범했던 엄마들이 세월호 이후 아이들의 빈자리를 지키는 활동가가 되어 있었다.기억저장소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4.16기억교실 운영이다. 기억교실에는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250명의 학생들과 선생님 11명의 책상과 의자, 사진 등 물품이 보존되어 있다. 기억교실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희생자들이 사용했던 공간과 물품을 국민과 공유함으로써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현재를 바로 잡고, 다시는 이런 참담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래의 방향키가 될 수 있도록 기록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4.16기억교실 : 기억과 약속의 길태민 엄마는 미용실을 운영하느라 많이 의지했던 큰아들의 사고에 절망했다. “평생 안고 가야 할 아픔으로 숨 쉬고 밥 먹는 일조차 힘들었던 한 해 두 해를 보내고 5년이 되니 이제 남아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는 그녀는 남겨진 두 동생이 살아갈 날들에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에 매일같이 기억교실에 나온다.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에 기대어 하루를 보내는 유가족들은 해마다 기억교실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매 주기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추모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실을 안내한다.기억저장소에서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기억과 약속의 길’을 운영하는데 신청자들에게는 언제나 안내가 가능하다. 기억교실에서 출발해 단원고, 기억전시관, (가칭)4.16생명안전공원 부지를 순례하며 별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되짚으며 우리가 손잡고 가야 할 길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4.16기억전시관 : 기억프로젝트 5.0_공간에서 시간으로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던 참사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간다. 단원고에 있던 기억교실이 (구)안산시교육지원청으로 옮겨지고, 세월호 참사 4주기 합동 영결?추도식을 기점으로 합동분향소가 화랑유원지에서 철거됐다. 세월호 인양 이후 동거차도와 팽목항도 정리됐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맹세로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혁명을 이끌어내는 단초 역할을 했다.망각에 대한 꿋꿋한 저항의 매체로서 ‘장소’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고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저항의 출발점이 된다. 기억전시관에서는 지난한 투쟁을 함께했던 이들이 있었던 공간을 상기하면서 앞으로 세월호가 남긴 흔적과 공간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방법을 모색하는 전시를 연다.“세월호, 이제 그만 잊어도 되지 않겠냐”는 말들에 유가족들은 “진실을 향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잊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전면 재수사’에 대한 국민 청원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2019-04-17
- 세월호를 기억하는 4월 예술제 ‘Hello Yellow 안산’ 4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억하는 예술제가 열린다. 안산문화재단이 안산의 상처 입은 이웃들의 치유와 희망, 소통을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4월 연극제’가 올해는 ‘4월 예술제-Hello Yellow 안산’으로 4월 5일부터 20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진행된다.‘4월의 안산, 안녕한가요? 슬픔을 넘어선 공감으로 안부를 묻다’라는 주제로 연극, 뮤지컬, 무용의 색다른 장르로 관객을 만난다.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고등학생들의 우정이야기4월 5~6일, 예술제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으로 문을 연다. 연극치유모임으로 시작해 2016년 3월 정식으로 극단을 창단해 전국 곳곳으로 공연을 다닌 지 3년. 공연 횟수는 110여회에 달한다.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들이 도시 서민의 이야기 ‘그와 그녀의 옷장’, 세월호 참사 이후 새삼스레 이웃의 존재를 깨닫는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에 이은 세 번째 작품 ‘장기자랑’은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다. 4월 5~6일, 노란리본 배우들이 수학여행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밝고 쾌활한 고2 여학생들을 연기한다. 이들을 통해 희미해져가는 아이들에게 숨을 불어넣는다.(4월 5일 오후 7시 30분/6일 오후 3시, 7시)극단 걸판의 뮤지컬 ‘헬렌 앤 미’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뜨거운 일대기4월 12~13일에는 극단 걸판이 헬렌 켈러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제작한 ‘헬렌 앤 미’를 공연한다. 2009년 안산에서 창단한 걸판은 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실험극을 제작해 안산과 대학로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갑자기 닥쳐온 장애로 인해 혼란의 시기를 겪던 ‘헬렌 켈러’가 ‘앤 설리번’을 만나면서 삶을 극복해 내고 편견을 깨부수며 세상을 깨우쳐나가는 이야기다. 어둠이 짙게 깔린 세상에서 단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헬렌 켈러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내가 사는 이유’와 ‘희망’을 전한다.(4월 12일 오후 7시 30분/13일 오후 3시, 7시)여울목무용단의 무용 ‘봉인된 시간’우리를 옥죄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탈출!4월 19~20일 셋째 주 공연은 2017 한국무용제전 참여작 여울목무용단의 ‘봉인된 시간’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춤을 바탕으로 단순한 주제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춤사위를 발굴하고 연구해 선보이는 여울목무용단의 ‘봉인된 시간’은 죄지은 자는 벌을 받고, 억울한 이는 원을 풀고, 왜곡된 질서가 바로 잡히는 그 마땅한 서사가 전개되지 않는다. 삶 속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추억과 기억을 잃어버리고 회상이라는 시간을 봉인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용으로 표현한다.(4월 19일 오후 7시 30분/20일 오후 3시)<미니 인터뷰-극단 노란리본 김명임 씨>“우리의 상실감과 고통, 마음으로 동행해주기 바랍니다”매일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동네, 단원고 등하굣길은 4월이면 유난히 벚꽃이 흐드러진다. 가족극단 어머니들은 공연에 몰두하며 다가오는 4월을, 아픔을 청소년의 몸짓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 달 전부터 매일 2시간 넘게 연습실에 나와 대본을 끼고 무대 동선을 맞추며 고2 자녀의 언어로 감정선을 체크한다. 수인 엄마 김명임 씨를 만나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었다.Q. 어머니들이 연극을 하는 이유는?그간 유가족들은 진실을 향해 목소리를 내 왔지만 아픈 이야기를 너무 오래하면 듣는 이들도 지친다. 우리는 외치거나 주장하지 않더라도 연극작품을 통해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에 연극을 한다.Q. 며칠 남지 않은 공연,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가?아이 역할 하면서 엄마의 입장에서 잘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다. 수학여행 준비하는 기분이 얼마나 들떴을지, 내 아이가 어떤 꿈을 꾸며 그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대사를 할 때 엄마만이 느끼는 말투와 감정선이 있다. 다들 연습 때는 내색 안하지만 집에 가서 많이 운다.Q. 광화문을 지키고 있던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 참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안산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그간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거제와 고흥까지 참 많이도 다녔다. 제주 공연도 잡혀 있다. 그러나 안산에서 공연하는 게 가장 힘들다. 안산의 이웃들은 우리의 상실감과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며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다고 외면하고 잊어버리면 안 되기에 계속 움직이는 우리를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함께 행동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만 동행해줘도 큰 힘이 된다. 2019-03-27
- 416 네 번째 봄을 준비하는 아이들 세월호 참사 후 네 번째 봄. 합동 영결식이 열리는 4월 16일을 전후에 다양한 추모문화제가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다. 세월호 이후 청소년이 존중받는 사회, 청소년이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는 청소년 단체 ‘416 민들레 이야기’ 출범식도 앞두고 있다. 꽃샘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 토요일, 안산지역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민들레 이야기’ 회원들이 화랑유원지에 모여 플래시 몹과 출범식 준비에 한창이다. 세월호 이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어른들과 우리사회를 향해 할 말이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청소년, 세상을 향해 외치다중간고사 준비가 한창이었던 이날 세월호 합동 공연을 위해 화랑유원지를 찾은 학생은 20여명. 이들은 어떻게 만난 아이들일까? 세월호 이후 안산지역에서는 청소년 참여행사가 간간히 진행됐다. 대표적인 행사가 지난해 방송인 김제동 사회로 진행된 청소년 만민공동회. 이 행사에 참여했던 아이들 중 몇몇이 안산지역 청소년 모임을 만들어보자며 시작한 것이 ‘민들레이야기’였다. 아이들을 결합하는 역할은 안산탁틴내일이 맡았다. 정유진 탁틴내일 담당자는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줄 몰랐죠.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함께하고 싶어했고 지금은 30명이 조직을 꾸려서 발대식을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까지 나이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른 아이들이 ‘세월호 이후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모였다. 초지중학교 3학년 홍재현 학생도 마찬가지다. 그는 “세월호를 점점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잊으면 안 되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려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멘토와 나누는 꿈 이야기 ‘꿈톡’아이들은 이날 세월호 추모식 무대에 오를 플래시 몹 연습을 진행했다. ‘천개의 바람’을 합창한 데 이어 가수 치타가 부른 ‘엘로우 오션’ 안무를 맞췄다. 칼 군무는 아니었지만 ‘더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아이들의 메시지만큼은 강렬하다.선부중 3학년 최가람 학생은 “사실 어른들은 우리가 뭐든 하려고 하면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하잖아요. 난 이것도 해 보고 싶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은데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세요. 좀 믿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최가람 학생의 바램이다.청소년연대 민들레 이야기 발대식은 15일 오후 2시부터 화랑유원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발대식과 추모공연이 끝난 후에는 청소년들이 꿈을 찾아 실현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꿈톡’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화랑유원지 소공연장 주변에서는 꿈 길라잡이가 될 멘토들과 청소년들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레퍼 MC메타와 요리사 레이먼킴, 웹툰작가 김미성씨는 20여명의 전문가가 아이들을 위해 멘토로 참가한다.미니인터뷰 - 박성현 우리함께 사무국장“아이들과 마지막 인사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으면…”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416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추모행사들이 열린다. 올해 행사 총괄책임을 맡은 우리함께 박성현 사무국장. 올해 추모 행사의 의미는 여느 해와 다른다. 박 사무국장은 “올해 영결식이 끝나면 합동 분향소는 철거 될 예정입니다.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는 시간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아이들을 보내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주제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꿈’이다. 우리 지역사회가 잃어버린 250명 아이들. 그 아이들이 꾸었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보고 같은 꿈을 꾸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4년 전 아이들이 살았던 세상과 지금이 많이 달라졌는지 의문이에요. 아이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도전하려 할 때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을 듣고 있죠. 공부만 하면 된다는 무언의 압력이 강하죠.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희생된 아이들이 바라는 세상 아닐까요?” 2018-04-11
- 갈 길 먼 416 안전공원 시민 반대 부딪혀 지난 2일 경기도 미술관 대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416 안전공원 전문가 심포지엄’이 화랑유원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안산시가 후원하고 안산의제21이 주관해 416 안전공원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양상을 진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416안전공원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하지만 희생자 아이들이 뛰놀던 화랑유원지에 416 안전공원을 만들고 싶어하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내 집 앞에 절대 납골당을 지을 수 없다’고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힌 현장이 되고 말았다.반대 주민 “주거지 한 복판에 납골당 안 돼”행사 시작 전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반대 대책위원회’가 ‘안산시민은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을 반대한다’라는 플랭카드를 행사장내 게시하며 소동이 벌어졌다. 행사장에 참석한 100여명의 반대시민들 중 10여명은 곧 단상을 점거하고 ‘납골당은 안산시청 시장실로’라는 손펼침막을 들고 행사 진행을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반대측 한 주민은 “우리도 3년 동안 가슴 아파하고 팽목항에서도 봉사했다.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주거지 한 복판에 납골당을 짓겠다고 하다니. 절대 안 된다”고 언성을 높혔다. 또 다른 주민은 안전공원 추진에 관한 절차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공청회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공청회나 토론회 플랭카드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근처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더라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행사가 무산된 후 반대 대책위 주민들은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한 시민은 “일부에서는 우리가 집값이 떨어져서 이런다고 말씀하시는데 집값과는 상관없다. 주거지 안에 납골당이 들어오면 평생 우리는 보고 살아야 한다. 매일매일 그 슬픔을 느껴야 하는 데 화랑유원지 아닌 시 외곽에 납골당 조성하면 안 되겠느냐. 화랑유원지를 원래 그대로 돌려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라고 말했다.이들은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결사반대'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나눠주며 안전공원 반대이유를 설득했다. 안전공원 반대 이유로 △ 유원지에 추모시설 조성 반대 △ 유원지 내 오토캠핑장 무용지물 △ 반쪽행사가 된 천년의 종 타종식 △ 경기도미술관 개관 휴업상태 등을 꼽았다.유가족 “새로운 형태 추모공원… 대화 원해”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행사장에 참석한 유가족들의 가슴에 와서 박혔다. 일부 시민들과 유가족의 마찰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상황을 지켜보며 간간히 한숨을 내뱉었다. 세월호 유가족 영석아빠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안전공원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논의해 보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 그동안 반대해 오셨던 재건축조합 대표님들도 초청해서 대화로 풀고 싶었는데 이렇게 무산되어서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특히 유가족들은 안전공원을 무조건 ‘납골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 유가족은 “우리는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싶다. 기존의 납골당 형태가 아니라 상징화된 봉안시설을 만들 것이다. 기존의 추모공원 납골당을 생각하면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어떤 형태의 공원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듣고 시민들 의견도 반영해서 정말 누구라도 오고 싶은 공원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전문가 “지역주민과 교감하며 점진적 조성 필요”‘416안전공원 전문가 심포지엄’이 주민들의 항의로 무산되자 유가족과 시민단체, 초청된 전문가들은 416가족협의회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약식으로 진행했다.이영범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문정석(도시연대커뮤니티센터장), 윤주선(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원) 전대욱(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 수석연구원)의 발제가 진행됐다.문 센터장은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면서 추모공간의 명소 만들기 방안으로 지역사회와 꾸준한 교감을 통해 점진적 추모공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문센터장은 “생명의 귀중함에 대한 사회통합의 가치가 구현된 장소로 안산과 더불어 성장하는 안전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7-06-08
- 세월호 엄마들이 만든 압화작품 전시회 ‘너희를 담은 시간’ 세월호 3주기와 인양으로 인해 그날의 슬픔이 고스란히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1000일이 넘는 시간동안 아이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그리움과 희망으로 승화시킨 엄마들의 작품이 시민들에게 위로를 선물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 프로잭트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세월호 엄마들이 압화작품 전시회 ‘너희를 담은 시간’에는 슬픔을 넘어 ‘언젠가 다시 만들 것’이라는 희망,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세월호 엄마들의 굳은 의지가 스며있다. 416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슬픔이 지나간 자리를 추스르고 싶을 때 전시회에 들려보자.아이들에게 못 다 한 말 꽃편지에 담아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자녀를 잃은 엄마들이다. 지난해 안산 온마음센터에서 주관한 꽃누르미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동아리를 만든 세월호 유가족 들. 동아리 이름은 ‘꽃마중’. 전시회장에는 이들이 만든 작품을 비롯해 유가족들이 희생된 아이에게 보내는 꽃편지등 다양한 압화 작품이 전시 중이다. 압화란 꽃잎이나 풀잎 등 자연 재료를 말려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예다.김미나(2학년 5반 김건우 엄마)씨는 “압화를 배울 무렵 한겨레신문에서 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연재가 진행 중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예쁘게 꾸며보자며 꽃편지를 만들었어요. 한 명 한 명 아이들을 생각하며 작품을 꾸몄죠. 아이가 좋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아이 키우며 어릴 때 어땠는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살아있는 거 같았어요. 이야기 하다 집에 가면 아이가 있을 거 같았죠. 아이들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어서 저마다 사연이 다 들어 있어요”라고 말한다.현재 꽃편지는 70여개 완성 돼 전시 중이다. 꽃마중 회원들은 희생된 아이들 250명 모두에게 띄우는 꽃편지를 만들 예정이다. 전시회장에는 압화로 꾸민 스탠드와 꽃으로 그린 자화상, 그림 등 200여개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전시회 장 가운데는 압화로 꾸민 전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이 꿈 속에서라도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등갓을 만들었다”는 엄마들의 간절한 바램이 녹아있는 작품들이다.마음을 나누며 작품 만들어꽃편지에는 먼저 떠난 아이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후리지아 꽃을 좋아했던 딸을 위해 엄마는 꽃을 곱게 말려 꽃편지를 완성하고 예의바르고 모범생인 아이의 생활기록부가 편지가 되기도 했다.지난해 아이들이 스무살이 되던 해에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주제로 작품이 만들어졌다. 스무살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압화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스무살 멋진 청년이 되면 주고 싶었던 멋진 양복, 자동차, 보석과 향수를 꽃잎과 풀잎을 말려 하나하나 완성해 나갔다.‘젖은 마음을 마른 꽃잎으로 달래며’ 이수진 엄마의 글귀처럼 아이들을 생각하면 천길 물속에 빠진 듯이 젖어가는 엄마들의 마음은 건드리면 금방 부숴져 버리는 꽃잎이 조금씩 물기를 말려나갔다. 세월호 엄마들과 함께 압화활동을 제안한 사람은 압화 활동가 이지연(예명 꽃도둑)였다. 2014년 8월 어느날.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하염없이 농성을 이어가던 무렵 이지연씨는 청운동을 찾았다.이지연씨는 “세월호 사고가 난 후 무기력증에 빠져서 헤어나지를 못했어요. 매일 눈물로 보냈죠. 그러다 아시는 분이 청운동으로 봉사활동을 가신다기에 저도 따라 갔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거(압화)니까 재료들을 가지고 갔죠. 거기서 관심있는 엄마들과 함께 엽서를 만들기 시작했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그 후 매주 한 두차례 안산을 찾기 시작해 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꽃잎처럼 밝은 아이들 고향에서 받아주길엄마들의 작품이 늘어나면서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기회도 생겨났다. 지난해 세월호 2주기를 기념해 안산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데 이어 서울, 광주, ?제주, ?성남 등에서 ?10차례 순회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3주기 기념과 더불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김미나씨는 “안산은 우리 아이들에게 고향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안산시민들에게 밝고 아름답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 꽃처럼 환하고 예쁜 아이들이었어요. 지금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416 안전공원은 이렇게 예쁜 우리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산 시민들이 전시회 많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 예쁘게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라고 말했다.‘너희를 담은 시간’은 오는 5월 7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압화체험도 진행된다. 201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