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검색결과 총 3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선생님의 책꽂이- 대화고등학교 송원석 교사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지만 도서관이나 동네 책방에서, 혹은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책 한 권이 때로는 즐거움과 작은 위로가 되고 생활의 활력소와 고민 해결사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가는 “아무리 시간이 변해도 책의 힘은 영원하며 책은 영원한 인간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놀이터다”라고 말했지요. 매일 매일을 책 읽을 시간 없이 바쁘게 생활하는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그런 책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바람을 담아 내일신문이 우리지역 중·고등학교 교사가 의미 깊게 만난 책을 엿보는 ‘선생님의 책꽂이’로 매월 찾아갑니다. 미래를 가져와 오늘을 고민하게 하는 소설대화고등학교 송원석(사회과) 교사가 소개하는 책은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다. 그는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그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고 또한 ‘미래’를 가져와 ‘오늘’을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에 ‘미래 사회’를 주제로 하는 사회 수업에서 학생들과 같이 읽기도 했다. 무엇보다 ‘부모를 선택한다’는 소재가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졌지만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의 과정에서 그런 소재의 파격을 일상에의 공감으로 전환하는 힘을 느꼈다고 한다. 20년 동안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가 생각한 것은 ‘읽기, 쓰기 그리고 말하기만큼 삶과 일치하는 수업은 없다’는 것이고 특히 ‘함께 읽기’는 힘이 세기에 평소에 수업 시간에 같이 읽을 책을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페인트>라는 책은 학생들이 함께 읽고 느끼고 고민하고 서로 이야기해봄 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의 권한은 선택 여부의 선택 또한 포함하는 것<페인트>는 2019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로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주는 ‘양육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가 배경이다. 소설은 그 속에서 아이들이 직접 면접을 본 후 자신의 부모를 선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양육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어 마치 ‘권한’을 지닌 존재로 보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의미를 가지려면 선택 여부 그 자체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송 교사는 선택에 대한 ‘선택’이 소설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해보라고, 그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말한다.<페인트>를 읽고 그는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채 책임만을 지닌 상태로 미래를 맞게 될 청소년들에게 꼰대 노릇을 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경험’과 ‘어른’이라는 이유를 들먹이는 ‘꼰대’는 아니었는지 자신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미세먼지와 기후의 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 AI 시대가 가져올 실업의 공포 등 많은 문제와 곤란이 혼재한 세상에 맞서 살아가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어른으로서의 과제에 대해 생각했다.놓지 않고 싶은 가치 위해 함께하는 책 읽기책 소개를 마치며 송 교사가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첫 번째 얘기는 자신이 수업에서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실현하고 싶은 가치인 ‘나’를 삶의 주체로 세우고 ‘우리’와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는 세계시민으로의 성장과 다른 이들과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공감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위해 학생들과의 책 읽기를 아주 오래 하고 싶은 바람에 대한 얘기다.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먼저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결정 장애가 사라질 만큼 책 소개가 명쾌한 이들의 커뮤니티에 최대한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길 권합니다. 또한, 몸으로 쓴 책은 땀 냄새가 나고 진실일 가능성이 높으며 머리로 쓴 책보다 더 오래 간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미래’를 가져와 ‘오늘’을 고민하게 하는 선택 이야기 2019-11-08
- 선생님의 책꽂이- 고양외국어고등학교 전효동 선생님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지만 도서관 서가나 동네 책방에서 혹은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책 한 권이 때로는 즐거움과 작은 위로, 생활의 활력소와 고민 해결사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작가는 “아무리 시간이 변해도 책의 힘은 영원하며 책은 영원한 인간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놀이터다”라고 말했지요. 매일 매일을 책 읽을 시간 없이 바쁘게 생활하는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그런 책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바람을 담아 매월 우리지역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만난 책을 엿볼 수 있는 선생님의 책꽂이로 내일신문이 찾아갑니다. 재미난 역사 속 일화를 통해 나를 돌아보다고양외국어고등학교 전효동(스페인어과) 교사가 소개하는 책은 故고우영 화백의 ‘십팔사략(十八史略)’이다. 전효동 교사는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평소 역사에 관심 많았던 터라 한국사를 가르치는 동료 교사를 통해 “십팔사략”을 알게 된 후 2015년 총 10권이 세트로 된 책을 구매해 읽었다고 한다. 그가 꼽는 책의 장점은 책의 구성이 방대한 중국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돼 있다는 것. 또한, 만화로 풀어낸 작품이기에 평소 책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위트로 읽는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다룬 여러 역사서를 정리해 작가의 투철한 답사와 고증을 거쳐 탄생한 역작으로 10권을 읽는 것만으로 제게는 중국의 고대부터 청나라 이전의 역사를 이해하기 쉬웠고 전체적인 중국의 역사가 머릿속에 쉽게 정리되는 느낌이었죠.”‘십팔사략’은 중국의 위·오·촉 삼국시대를 정리해 통일 왕조를 이룬 사마씨의 진나라 개국 이후의 이야기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하는, 사치와 향락이 극에 달한 진나라 지도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특히,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부분은 왕족과 귀족 간의 부의 대결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벌어지는 일화들. 책에는 한 방울만 있어도 한 고읍을 모두 사고도 남을 귀한 진액 한 병을 통째로 그릇을 닦는 데다 써버린다거나 귀한 음식으로 꼽히는 새끼 돼지 요리를 단 한 젓가락만 먹고 버린다든지 하는 등의 여러 황당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독서는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귀한 일 전 교사가 책을 읽으면서 한 많은 생각 중 하나는 ‘책 속에 등장하는 예전 사건과 일화들을 순간순간 현재의 내 상황에 대입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또한, 왕조가 바뀌며 나라의 흥망성쇠가 이어지는 중국 역사를 보면서 그 소용돌이 속에 수많이 인물이 나고 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어찌 보면 잔혹하다고 할 수 있는 당시의 처형 장면들에서 법치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재 우리의 상황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십팔사략’을 소개하며 그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귀한 행위라는 것. 그리고 책을 통해 가보지 못한 곳과 해보지 않은 일을 경험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책을 통해 각계각층 다양한 작가들의 경험을 함께하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죠. 요즘 말로 독서는 효과대비 가성비가 확실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야간 자율학습 감독 시간을 활용해 주로 읽는데요, 그렇게 읽다 보면 일 년에 20권 정도는 읽을 수 있지요. 따로 시간을 내 책을 읽기가 쉽지 않고 또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만연한 요즘 같은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다소 고루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독서는 무엇보다 내 생각을 살찌우는 것임을 기억하고 학생들이 오늘부터라도 책장에 있는 책 한 권을 열어볼 시간을 갖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2019-09-06
- 우리 선생님 - 보성중 ‘유을록’ 체육교사 ‘유을록 선생님반이 되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학부모들에게 돌 만큼 유을록 교사는 사춘기 남학생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 첫 직장인 보성중에서 32년간 꾸준히 근무하며 ‘인간 나무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평생 중학생 보살핌의 한 길을 걷고 있는 교사이다.솔선수범하여 청소법 가르치며 아이들과 하나로전학생에게 첫날부터 ‘청소반장’이라는 직함을 주었던 교사. 낯선 학교와 친구들이 어색했던 아이는 청소를 통해 유을록 교사와 많은 소통을 하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 유 교사가 빗자루로 먼지를 꼼꼼하게 모으는 방법, 시커먼 대걸레가 하얗게 변하도록 빨아내는 일, 에어컨을 분리해서 깨끗하게 닦고 선풍기를 해체해서 먼지를 털어내는 일까지 솔선수범하며 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었다. 매주 바뀌는 주번은 매일 같은 반에 있는 스무 명의 친구들을 위해서 교실환경관리에 집중했다.“깨끗한 교실에서 생활하면 아이들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고 대접 받는 기분이 듭니다. 제가 청소 상태를 자주 점검하고 주번을 닦달해서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도 있지만 2~3명의 희생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행복을 주는, 그 정도의 희생은 할 줄 알아야 올곧은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청소 습관에 바르게 길들여진 아이들은 직장이나 가정생활에서도 자신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쾌적한 환경에 익숙해지고 ‘가장 기본인 청소부터 제대로 배우자’는 인식을 갖게 된 아이들은 교실의 페인트칠, 에어컨과 선풍기 청소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할 때도 자진해서 참여하며 유 교사와 함께 했다. 자연스레 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며 아이들은 서로 배려하고 유 교사를 더 따르게 되었다. 때론 선생님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때론 인생 경험 많은 동네 큰 형을 만난 듯 아이들은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정의롭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감동시키는 교사로“고등학생만 되어도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숨기죠. 반면 중학생들은 천진난만하고 정의로운 나이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 있지요. 중등 시절에 인생에 대한 생활철학과 우정, 의리를 지켜나가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이리저리 휘둘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사가 확고한 신념으로 지도해야 아이들이 바르게 섭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감동시킬까? 이 연구를 교사는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유 교사는 상담이나 칭찬, 꾸중을 할 때도 자신을 낮추고 희망적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말로만 지도하지 않고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같이 행동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그를 찾아오는 학생이 많다. 아이들은 쉽게 털어 놓기 힘든 친구 문제, 사춘기 시기 성적인 갈등, 가정 문제 등을 안고 그를 찾아온다. 때로는 성장기 아이들의 잘못도 슬며시 덮고 눈 감아 주는 여유, 꾸중이나 혼을 낼 때도 진심을 담아 다그치면서 믿고 기다려 주면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가져 온다.“사춘기 남학생들은 성적인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에둘러 말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지도하는 방법이 오히려 좋지요. 성희롱 발언을 하는 아이들은 1차와 2차 경고를 주고 이후에는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을 냅니다. ”유 교사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실제적인 이야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나쁜 결과를 가져 온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며 학생들에게 참을성을 가르치고 있다. 바른 성의식을 갖고 여성을 소중히 대하고 더불어 잘사는 방법, 평생 친구로 남을 보성중 친구들과 남성으로서의 의리를 지켜 나가는 법을 늘 강조하고 있다.간섭이 아닌 기다림으로 인간 키우기에 집중해야 담임을 맡던 시절, 그는 시험을 마친 날이면 반 학생 모두를 데리고 검단산 산행을 갔다. 아이들의 극기와 성취욕도 시험해보고 등산을 마치고 나면 산 아래에서 반 학생들에게 얼큰한 짬뽕 한 그릇을 사 먹이며 용기를 북돋우었다. 시험 마지막 날이면 인근 PC방에 종일 앉아 있을 아이들을 탈출시켜 운동을 겸해 자연을 한껏 느끼도록 이끌어 준 것이다.유 교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 역시 철저하다. 평행봉 운동을 비롯해 등산, 헬스를 꾸준히 하며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열의도 높아 모든 공부의 시작이 한자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후 한자 공부에 매진해 책을 출판할 만큼 실력을 쌓았다. 아이들에게도 늘 다양한 어휘를 설명하고 그 뜻을 풀어내며 공부의 시야를 넓히도록 돕는다.“50대 초반부터 5년 동안 3만자 옥편을 외우고 공부하며 사범자격증과 지도사자격증 등을 취득했지요. 아이들에게도 늘 한자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좋을 직업군에 대하여 소개하며 한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내년 1월에 출판될 그의 한문 1급 교재와 한시집은 내년 2월 졸업예정인 학생 모두에게 선물할 예정이다.“평생 아이들을 키우는 일을 했으니 나중엔 고향으로 돌아가 평소에 좋아하는 곤충과 식물키우는 일에 집중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평생 사람이나 식물이나 ‘기다리며 키우기’에 익숙해져 있어 더디 자라도 작은 변화와 성장에 감사하지요.”은퇴를 앞두고 있는 그는 자신의 한자교재를 이용해 고향의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또 지역 어르신들에게 한시를 소개하고 함께 나누며 제2의 인생 역시 알차게 엮어 갈 예정이다.“요즘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급하고 참을성이 없습니다. 각자 개성이 강하다보니 스무 명이 안 되는 교실에서 수업을 끌고 나가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학부모는 내 아이 소중하듯 남의 아이도 더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고 믿고 기다리며 소통해야 합니다.” 교사들은 유머와 실력, 정성과 카리스마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갖추고 아이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유 교사는 누누이 강조했다. 2018-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