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와 함께하는 반려동물 이야기 17

털이 너무 많이 빠져요, 피부병인가요?

지역내일 2025-03-22

꽃이 피는 봄 이맘때면 우리 댕댕이, 냥이들도 몸에 변화가 생긴다. 이런 변화는 단풍이 드는 가을에도 생기는데, 바로 털갈이를 하는 것이다. 털갈이는 병이 아니고 우리가 계절에 맞게 옷을 갈아 입듯이 더울 때와 추울 때 맞는 털을 갈아입는 것이다. 동물들은 사람과 다르게 땀샘이 거의 없다. 그래서 털로 체온조절을 해야 하는 것이다. 체온조절을 하려면 더울 때는 털이 하나도 없는 게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실내에서나 해당하는 말이다. 우리가 더울 때 그늘을 찾듯이 동물들은 털이 피부에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도 털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차피 여름이나 겨울이나 있어야 하는 털을 굳이 갈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털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굵고 뻣뻣하며 모량이 적다. 그래야 털 사이 사이로 통풍이 잘되고 체온을 내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반대로 겨울에는 가늘고 보드랍고 모량이 많은 솜털이 자란다. 그래야 찬바람을 막아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니 얼마나 중요한 털갈이인가.

병원에 털이 빠지는 증상으로 내원할 때 털갈이만 있다면 다행이지만, 질병인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털갈이와 질병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첫째, 피부병은 가려움증, 발적, 털이 빠진 자리에 다시 털이 자라지 않는 탈모, 각질 등이 동반된다. 그냥 털만 많이 빠지는 털갈이와는 다르기 때문에 잘 관찰한다면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병변은 목욕할 때 털이 가라앉으면 더 잘 보이므로 유심히 관찰해보자.

둘째,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같은 호르몬 질환은 좌우 대칭으로 털이 빠진다. 간혹 피부병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털갈이처럼 다른 증상 없이 털만 빠지는 경우가 많아서 체중 증가, 기력 저하, 복부 팽만, 빈호흡, 다음 다뇨 같은 증상이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간부전, 신부전, 영양 결핍 등 건강 상태가 안 좋아도 털이 빠질 수 있다. 이유 없이 털이 많이 빠진다면 건강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

넷째, ‘X-alopecia’라고 부르는, 말 그대로 탈모이다. 특히 포메라니언 종은 아무런 이유 없이 털이 자라지 않아서 미용 후 몇 년간 탈모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미용 시 주의해야 한다.

위에 설명한 털갈이가 아닌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음은 빗질만 잘 해주면 된다. 어차피 빠지는 털인데 뭐하러 빗겨주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털갈이 때는 빠지는 양이 워낙 많아서 빗질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엉켜서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고양이들은 그루밍 중에 많은 털을 먹게 되어 위염, 장염, 장폐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미리 제거해주지 않은 털이 뭉쳐서 세균이나 진드기 등 병원체가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공기 중에 날아다니면서 아토피, 비염, 천식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빗질도 요령이 있다. 일명 ‘슬리커’라고 부르는 가늘고 많은 솔이 달려 있는 빗으로 털이 자라는 반대 방향으로 빗겨서 최대한 많은 털을 제거해주고, 마지막에 털이 자라는 방향으로 빗겨주면 예쁘게 정돈된다. 매년 반복되는 털갈이를 미리 알고 준비하면, 건강하고 깨끗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이철기 원장

문의 02-2698-7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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