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스타샘 ]

보인고 유보라 국어교사

학교에서 잘 배워 나가야 큰 사회에서 잘할 수 있습니다.

박경숙 리포터 2024-06-04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시인 이채의 시 한 구절을 가슴에 담고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 보인고 유보라 교사는 햇살 들어오는 중학교 교실에서 국어 선생님이 시를 낭송해 주셨던 순간이 캡처화면처럼 남아 있다.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는 교사의 길을 선택한 그는 국어교사로 교단에 선 지 11년이 되었다. 유 교사는 초임 때부터 하나를 가르치려면 열을 공부하고 교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졸업생 제자들과 야구도 보러 가고, 인생 계획도 공유하고, 대학생들의 고민 상담도 해주며, 누군가의 인생에서 ‘좋은 어른’이 되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그는 앞으로 AI 교사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까지 꽉 채우는 교사가 되고자 한다.  


Q. 꾸준히 담임을 맡으며, 학생 관리 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교직 생활 중 생활지도부 업무를 비롯해 도서관, 교지, 백일장, 스피치 대회 등 주로 국어과와 관련된 업무를 맡았습니다. 작년에는 대학교 설명회 및 간담회 진행 업무를 맡으며, 진학에 대해 많이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는 새로운 업무를 공부하는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인고에서의 5년은 항상 담임을 맡았어요. 학생들에게 저는 빡빡한 담임일 거예요.    학생들을 만나는 첫 시간, 일 년 동안 어떻게 학급을 운영할 건지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요. 작은 사회인 학교에서 잘 배우고 나가야 큰 사회에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학급은 학교 안의 더 작은 사회이니까 저와 함께하는 일 년 동안 배워야 할 부분들에 대해 강조하는 시간이죠. 거창한 건 없고, ‘기본을 지키자(학교 규칙과 담임 약속)’, ‘거짓말하지 말자’, ‘깨끗하게 생활하자’라고 항상 이야기하고, 실천하도록 도와주죠.

 교실에서 핸드폰을 못 하게 하는 것도, 지각을 칼같이 체크하는 것도, 처음에는 힘들어해요. 하지만 일 년을 지내보면, 핸드폰보다 친구들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유로운 아침이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더군요. 고3 담임을 3년간 맡으며, 학생들의 열정을 북돋우고 슬럼프를 다독이며, 저 역시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Q.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하여, ‘학생들이 추진력을 많이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생들과의 진정한 소통은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평소 눈빛과 표정에서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해요. 이야기를 나눠보면, 친구나 부모님과의 갈등을 겪고 있거나, 수능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커져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거나 하는 어려움이 꼭 있더라고요.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필요할 때 편하게 와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상담은 1년 동안 학생 한 명당 5~7회 상담을 진행합니다. 30명의 학생을 30분~1시간 반씩 5~7회 상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거 같아요. 매 상담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고, 수업 준비와 업무도 병행하며 나머지 점심 시간, 석식 시간, 방과후 및 야간 시간을 모두 활용해야 하지만, 졸업생들이 이 상담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었다’는 말을 들으면 저도 힘이 생겨서 상담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최근에는 고3 담임을 연속으로 맡으면서, 고3 일 년을 건강하게 보내도록, 고3 일 년이 인생에서 최선을 다했던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학생 개별로 링바인더에 학업 및 진로에 관한 정보를 꼼꼼하게 누적해서 고3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를 상담에 활용하며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보인고에서는 교사들의 협력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고, 행정적인 업무 분산이 잘 되어 있어 학생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Q.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국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나요?

 국어 과목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에요. 암기로 국어에 부딪히는 건 한계가 있죠. 어렸을 때부터 영상에 익숙한 세대여서 그런지 학생들은 사고를 굉장히 귀찮아해요. 그래서 저는 수업에서 생각할 수 있는 틈을 주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질문을 많이 던져요. 모든 글을 능동적으로 접근하도록 항상 강조합니다. 이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평소에도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저의 경험과 알고 있는 이야기, 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정보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설명하고, 학생의 생각 과정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때는 학생의 입장에서 왜 이해가 안 되는지 같이 고민해 줘요. 그러다 보면 쉬는 시간 10분이 금방 가버려서, 옆 반으로 바로 수업을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생각하는 힘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국어의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과 지도에서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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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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