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물관 핫플 ‘송파책박물관’

책과 사람 잇는 매력적인 책 공간

오미정 리포터 2024-05-20

디지털 세상에서도 책은 여전히 지식과 지혜의 샘이다. ‘책’을 깊이있게 들여다 보고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 송파책박물관이다. 책을 테마로 한 국내 최초의 공립박물관으로 1만 8000여 점의 유물과 2만 6000여 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다. 2019년 문을 연 후 눈길을 끄는 기획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박물관 핫플’로 자리 잡았다.

 박물관 곳곳에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매년 2차례 여는 기획 전시는 볼거리가 알차다. 연간 방문객 27만 명, 송파구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찾아오며 재방문율이 높다. 특히 국내 박물관, 도서관 관계자들의 단골 투어지로 입소문 났다. SNS를 통해 ‘서울의 가 볼 만한 문화공간’으로 추천되면서 외국인 방문객도 늘고 있다. 박물관 기획 때부터 함께해 송파책박물관의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있는 김예주 학예연구사를 만났다.


Q. ‘책’, ‘박물관’ 키워드는 대중의 인기를 얻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관 5년 차에 접어든 송파책박물관은 관람객 숫자, 인지도 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 박물관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책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유용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전 연령층이 찾고 있습니다. 전시 기획할 때는 유물을 보여만 주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요. 디지털 기술도 적절히 활용해요. 전시 유물 중에 죽간과 보관통이 있는데 조선시대 선비들이 유교 경전의 글귀를 대나무 조각에 적어 수시로 꺼내 보며 암송하는 데 사용했던 겁니다. 좋은 글귀를 노트에 필사하는 것처럼 옛 선비들도 그랬죠.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죽간을 현대적으로 재현 독서명언 코너를 마련했어요. 관람객이 죽간을 뽑으면 화면에 명언이 나옵니다. 작가의 방은 인스타 핫플이 됐어요. 김훈, 정유정, 하성란, 이병률 등 유명 작가의 소장품과 여기에 얽힌 사연들을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관람객을 위한 필사 체험 공간도 인기가 좋아요.

 요즘엔 책을 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현직 출판사 기획자, 편집자, 북디자이너의 방을 그대로 재현해 출판의 프로세스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관련 책은 공간마다 비치해 전시를 둘러보며 필요한 정보를 바로바로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 체험 공간도 입소문 났습니다. 디지털 키드로 나고 자란 어린이들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녹아있는 책을 흥미로워해요. 관람객 설문, SNS상의 댓글들 빠짐없이 챙기며 ‘책’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한 것을 담아내려 합니다.


Q. 해마다 기획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말까지 열리는 ‘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는 어떤 전시인가요?

 개관 이후 잡지, 독립출판, 교과서 등의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고 올해는 ‘인쇄’를 테마로 기획전을 열고 있습니다. 한국 인쇄의 발전상을 고려와 조선, 근대, 한국 전쟁기, 현대까지 시대순으로 보여줍니다. 1377년 제작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 복원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특별 대여한 유물로 유일한 원본은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어요. 조선 통치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펴낸 유교 경전, 의례서와 당대 인쇄도구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중에도 배움을 놓지 않았던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1950년대 교과서도 전시합니다. 폐허 속에서도 국가교육 재건을 위해 교과서 인쇄에 물자와 역량을 집중한 흔적들이 엿보여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는 관람객들이 많습니다.

 <삼국지>는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죠. 조선후기 목판 인쇄한 삼국지부터 만화 삼국지, 이문열의 삼국지까지 지금까지 출간된 삼국지를 총망라한 코너도 있습니다. 책과 인쇄를 통해 우리 역사, 시대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전시입니다. 조만간 노래책을 테마로 한 기획 전시를 박물관 1층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Q. 박물관 강연, 교육프로그램이 궁금합니다.

 학교와 연계해 인쇄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초등생 프로그램,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중고생 북튜버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는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옛날 서책 제본을 체험하는 ‘나의 노트 만들기’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립니다.

 장석주, 임경선 등 국내 유명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책문화 강연은 두 달에 한 번씩 열립니다. 올 하반기에는 이해인 수녀님, 박준 작가님 강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고전아카데미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안승준 고대 객원교수님이 동몽선습 강독과 해설을 진행합니다.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합니다.


-운영 시간 : 화~ 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문의 : 02-2147-2486,  www.book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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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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