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소식에 기쁘고 설레는 마음도 잠시, 입덧을 시작으로 산모는 수많은 임신 관련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합병증 중 하나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중독증은 산모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도움말 산부인과 전문병원 일산 허유재병원 정차남 진료과장
임신중독증이란 ?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에 발생하는 독증(Toxemia)으로 의학용어로는 ‘전자간증’이라 한다. 전자간증은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을 말하는 것으로 고혈압과 동반돼 소변에서 단백 성분이 나오거나 신장 기능 저하, 간 수치 상승, 혈소판 감소, 폐부종, 심한 두통이나 시야장애 등의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더불어 자간증이라는 것은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이 원인이 돼 경련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중독증의 원인
임신중독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가 자궁에서 성장하기 위해 태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영양막세포가 산모의 체내로 잘 침투되지 않아 태반으로의 혈류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또한 산모와 태아의 혈관이 손상돼 임신중독증의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임신중독증은 초산모에게 많이 생기며 이전 임신 때 임신중독증이 생겼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태 임신인 경우, 만성 고혈압이나 당뇨,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비만이거나 35세 이상의 산모인 경우 임신중독증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중독증의 증상
초기에는 단순히 혈압이 오르는 정도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렇기에 모든 산모는 병원에 올 때마다 혈압과 체중을 체크하며 임신 중기 이후에는 소변 검사를 통해 단백뇨를 체크하게 된다. 임신중독증이 진행되면 산모는 부종이 심해지고 갑작스런 체중증가가 생길 수 있고, 소변량이 줄거나 두통 및 시야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명치부위나 우상복부의 통증이 생기기도 하며 경련이나 발작 증상이 바로 나타나기도 한다. 태아의 경우 태반으로 혈류 공급 장애가 심해져 성장이 더뎌지고, 심한 경우 태아 사망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임신 중독증의 진단 및 치료 경과
2017년 우리나라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자간증이 발생한 산모임에도 부종이나 두통, 복통 등의 대부분의 증상이 임신으로 인해 흔히 동반될 수 있는 증상이라 생각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환자가 약 40%였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보기만 하고 진료를 받지 않은 산모가 31.6%였다고 한다. 단지 24%의 산모들만 증상 경험 후 산부인과에 방문해 진료를 받았는데, 이는 산모들이 임신중독증에 대한 올바른 인지와 경각심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임신 중 고혈압이 의심되고 이와 연관된 이상 증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반드시 진단적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입원해 4시간 마다 혈압측정과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중증 전자간증의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 심하지 않은 임신성 고혈압만 있거나 중증이 아닌 전자간증의 경우에는 외래 진료를 자주 받아야 하며, 37주까지 경과관찰을 하다가 분만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37주 이전이라도 중증 전자간증의 경우에는 임신주수와 무관하게 즉각적인 분만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있다면 경증의 산모라도 갑작스럽게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즉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의 최종 치료는 분만
임신중독증의 최종적인 치료는 분만을 하는 것이며 분만 후 적어도 72시간 동안은 혈압을 자주 측정해야 한다. 분만 후 대부분의 산모가 출산 후 혈압이 안정화 되지만 심한 고혈압이 지속될 경우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할 수 있다. 또한 임신중독증이 있었던 여성은 향후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아 출산 후에도 꾸준한 건강관리 및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의 예방
특정 약물이나 음식이 이 질환을 예방한다고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영양성분이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임신 전 당뇨나 고혈압,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다태 임신이거나 이전 임신 시 임신중독증이 생겼던 경우, 35세 이상의 초산모이거나 비만 등의 고위험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예방을 위해 미리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하다면 임신 12~14주부터 저용량 아스피린 등의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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