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시험에서 실수 줄이는 방법, 습득→강화→인출 3단계 솔루션

지역내일 2023-12-15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자녀가 중학교 서술형 시험 문제에 수동태가 나왔는데 “be+동사원형”으로 써서 틀리고, 동사에 s를 붙여야 하는 경우에 자꾸 빼먹어서 틀린다고 고민하는 학부모님이 많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 문제는 이런 실수가 등급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너무 많이 들었던 아이들의 변명은 ‘실수’다. 그러나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한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기반 문법과 연관 문법

중학교 시험 범위에 ‘수동태’가 들어있다고 해보자. 우선 이 학생은 문장에서 ①’주어와 서술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서술어의 핵심 품사인 동사에 ②’5개의 조동사요소(시제, 조동사, 완료, 진행, 태)가 결합하는 것을 형태 위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동사가 어떤 보충어를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③’목적어를 하나 취하는 동사, 2개 취하는 동사, 5형식 동사, 전치사구가 필수인 동사, 구동사’로 나누고 이 5개의 동사구 유형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④이 각각의 5가지 동사 타입에서 단계별로 수동태 훈련을 시켜야 비로소 ⑤이 모든 것이 아무렇게나 섞인 수동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원에서 내신 시험에 대비해 풀리는 기출문제집은 마지막 ⑤단계의 문제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①~④ 단계의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⑤단계 응용문제를 풀 때, 문제의 문장은 그다지 어렵지 않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인 문제와 답 외우기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무수한 문제를 풀고 외우면서 문제와 답 사이의 패턴을 어렴풋이 이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실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일시적으로 성적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근본 실력에는 별로 변함이 없고, 종합적인 응용력을 요구하는 고등학교 시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학교에서 고득점을 받았던 아이가 고등학교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암기 위주의 미봉책이 아이를 망친다

중학교 시험은 범위가 극히 제한돼 있어 학생들은 문법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문제와 답을 통째로 암기하려 한다. 문법 개념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아도, 문제집과 교과서 문장이 어렵지 않고 범위가 많지 않으니 아예 전부를 외우려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아이들이 고등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진짜 벽이다. 고등학교 시험 범위는 암기로 버티기에는 불가능하게 많다. 또한, 시험 문제도 문법적 얼개 전체를 알아야 풀 수 있는 응용력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영작이 서술형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 문법적 정확성을 극한까지 요구하는 한국식 영어 시험의 벽 앞에서 암기로 버티던 아이들 대부분은 절망하게 된다.


시험에서 계속 실수하는 학생들은 습득→강화→인출 3단계를 기억하라!

인지학에서 인간의 모든 학습이나 장기 기억은 ‘습득→강화→인출’의 3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마치 우체국으로 들어오는 편지들이 받을 사람의 주소에 맞추어 분류되듯이 학습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는 머릿속 분류함에 나누어진다(습득). 이후 같은 분류 작업이 반복되면서 정보의 양과 축적되는 속도가 증가하고, 마침내 그 분류함은 충분한 편지들로 꽉 차게 된다(강화). 학습의 최종 단계인 응용은 이 분류함에서 필요한 정보를 몇 개씩 동시에 꺼낼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인출).

영어 학습도 위의 일반적인 학습 및 장기 기억 축적과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어떤 데이터가 습득되고 축적되려면 정보의 조직화가 먼저 일어나야 한다. 즉, 영어 데이터가 쌓이려면 들어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쌓을 수 있을 정보의 분류함이 먼저 머릿속에 생성돼야 한다. 조직화가 잘 된 학생들은 ‘마인드맵’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전체 얼개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에, 조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학생들은 머릿속에 분류함이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들어오는 데이터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설명할 수도 없다.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하고도 정보가 쌓이지 않았던 이유는 머릿속에 조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류함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습자는 데이터가 쌓이지 않고, 막상 응용을 해야 하거나 시험을 치려고 하면 꺼내올 정보가 없다.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배운 내용을 자주 “까먹었다”고 얘기한다. 결국에는 시험이 끝나면 하는 “실수했어요”라는 말은 변명일 수밖에 없다.


박상준 원장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 <해석이론>, <단락이론> 시리즈 출간

세종 제주 부천 대전 시범학교 프로젝트 수행

목동 앞단지 박상준어학원

문의 02-2648-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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