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사계절의 마지막, 겨울이 다가왔다. 겨울이 오면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고 우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떠올리면 송년회부터 시작해서 따끈따끈한 붕어빵, 호떡, 코코아 등 따뜻한 음식을 함께 떠올린다. 어떤 사람은 이불 밖은 위험하다면서 이불 안에서 새콤달콤한 귤을 까먹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은 긴 겨울 방학을 떠올린다. 조금 있으면 초등학생은 물론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된다.
추운 겨울을 대하는 온도 차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추운 겨울을 책으로 이겨낸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조선 후기의 학자 이덕무(1741~1793)이다. 이덕무는 ‘책만 보는 바보’라고 불린 인물로 ‘간서치’라고도 불린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책벌레를 말한다. 이덕무는 6~7세에 이미 시문이 뛰어났고 책보는 일을 즐겼다. 사실, 이덕무가 책만 볼 수밖에 없었던 요인 중 하나는 사회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이덕무는 서자였기 때문에 글재주가 있어도 벼슬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1779년, 정조에 의해 규장각 검서관으로 등용되면서 벼슬길에 오르게 된다.
권용선의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만병통치약>를 통해서도 ‘이덕무’의 삶과 읽기 태도를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책 읽기의 유익함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독자가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덕무’가 말하는 네 가지 유익함은 첫 번째, 배가 고플 때 책을 읽으면 글에 담긴 이치를 맛보느라 배고픈 줄 모르게 된다. 두 번째,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그 기운이 소리를 따라 몸속에 스며들면서 온몸이 활짝 펴져 추위를 잊게 된다. 세 번째, 근심과 번뇌가 있을 때 책을 읽으면 천만 가지 온갖 상념이 일시에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기침을 할 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시원스럽고 환해져 막히는 바가 없게 되어 기침이 돌연 멎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학생들과 수업하면서 ‘독서’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가을의 어느 날 책 읽기를 권유하는 공익 광고 포스터를 만든 적이 있다. 그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린다”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하며 수업 주제와 목표를 설명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교사를 바라보더니, 이내 공익 광고 포스터를 그렸다. 학생이 만든 공익 광고 포스터에는 “독서의 계절 사계절”이라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학생의 결과물을 통해 책 읽기에는 계절이 없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책을 읽어야 함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 일화가 있다.
이번 겨울은 어느 때보다도 책을 많이 읽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추워서 실외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할 때도 책을 끼고 앉아서 찬찬히 책을 들여다보면 좋겠다.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 앉아서 새콤달콤한 귤을 까먹으면서 책을 읽는 겨울,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온기를 채우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덕무의 말처럼 책 읽기가 만병통치약이 되는 겨울이길 바란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 직영 교육센터 부원장 염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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