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귀 난청도 보청기를 껴야 하는 이유는?

지역내일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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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 외곽에서 간판과 현수막 광고업체를 경영하는 L씨는 왼쪽귀가 거의 안 들려서 전화통화 조차 불가능하여 전화가 오면 반드시 오른쪽귀로만 받아야 하는 불편을 호소했다. 오른손잡이인 L씨는 특히 작업 도중에 전화가 걸려오면 오른쪽귀와 어깨위에 전화기를 올려놓고 통화하면서 일을 하다보니 오른손을 잘 사용할 수 없어 작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고 수시로 전화기를 바닥에 떨어뜨린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통화중에 옆에서 말을 시키면 전혀 들을 수가 없어 오해와 실수를 많이 한다고 했다. 다행히 L씨는 난청정도가 예상외로 중증은 아니어서 보청기를 처방 받아 착용 후 양쪽귀 모두 잘 들려서 전화통화에 어려움이 없고 작업 능률이 올라 좋다며 매우 흡족해 했다. 한쪽귀가 안들려서 불편한 사람은 L씨 뿐만이 아니다. 특히 택시나 운전을 직업으로 하며 승객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오른쪽귀가 안들리면 치명적이다. 운전자는 항상 왼쪽에 앉게 되는데 하필 오른쪽귀가 안들리게 되면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물론 뒷좌석에 앉은 사람과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든지 창문을 살짝 열어둘 경우 말소리와 혼합되어 대화를 할 수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나 질문에 엉뚱한 반응을 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행을 하여 납치하는 것으로 오인,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 내려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사건도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K씨는 사무직으로 일을 하고 있고 평소 왼쪽귀가 안들려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얼마 전 해고당했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하필이면 직장상사들과 동료들이 대부분 왼쪽 자리에 앉아 있고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적은 사람들이 오른쪽에 앉아 있었는데 귀가 안들리는 왼쪽에서 상사가 부르면 한 번에 못 알아듣거나 귀가 잘 들리는 오른쪽을 쳐다보게 되어 상사에게 큰 오해를 사게 되었고 무능하고 불성실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고 했다. 그러다 하루는 상사가 불러서 대놓고 “내말이 우습냐, 일하기 싫으면 당장 그만두라”고 해서 너무 황당했지만 차마 자신의 귀가 안들려서 그랬다는 변명조차 못하고 사직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A씨는 오른쪽귀가 안들렸는데 오른쪽 뒤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갑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돌렸다가 전치 8주의 큰 사고를 당하고 당장 보청기 좀 해달라며 찾아왔다. 이처럼 한쪽귀만 안들려도 방향감, 거리감, 속도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는 대화나 전화통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한쪽귀가 안들리는 채로 방치할 경우 좋은쪽 귀도 나빠질 확률이 매우 높아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자료제공: 안산연세난청센터 원장 방희일 난청전문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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