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고 2023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분석
-곳곳에 함정 도사린 고난도 시험
-‘준킬러문항’의 향연으로 시간 압박 느꼈을 것으로 예측
-킬러 문항은 안 보여
운정고 1학년 2학기 중간고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첫 장 객관식 6번까지는 말그대로 손 풀기 문제였고, 이후부터는 문제가 까칠해지기 시작했다. 해당 학교의 특성상 실수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고, 정확하고 빠른 연산과 더불어 문제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통찰력이 동반되어야만 의미 있는 등급 경쟁이 가능하다. 그냥 물으면 될 것을 구태여 부정형으로 묻는다던가, 간단한 조건마저도 편안하게 제시해 주는 법이 없다. 그나마 7번부터 11번까지는 시중 문제집이나 기출에서 익숙하게 보던 형태라 해석은 쉽다.
객관식 12번, 13번, 14번, 논술형 5-2번이 변별력을 가르는 주요문항으로 보이며 특히 이중 논술형 5-2번은 배점(6점)을 전부 가져가는 학생은 전교에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답만 맞춘 학생은 다수 있겠으나, 그 과정까지 정확하게 풀이해 낸 학생은 전무할 것으로 관측돼 부분 점수로 컷이 결정될 전망이다. 실제로 1등급 컷이 97점 전후로 예측되는 것으로 보면, 논술형 5번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위 4문항을 다 틀렸을 경우 77.7점이며, 예상등급은 4등급이다. 이 중 적어도 한 문항 이상은 풀어내야 3등급 안으로 진입이 가능해 보이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문제에서 실수가 없었다는 가정에서다.
다음은 주요 문항에 대한 분석이다. 별점은 난이도를 의미하며, 최고 난이도는 검은별 5개로 표현하고자 한다.
①12번 문항 (난이도 ★★☆)
생소한 수식 표현을 해석해야 한다. 표면은 집합 문제지만 집합을 빌미로 한 기하 문제로 그래프를 그리는 작업만 완수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변별력 4문항 중 가장 쉽다.
②13번 문항 (난이도 ★★★)
전통적으로 어려운 합답형 문제다. 이런 문제를 풀 때는 정의에 입각해 완벽하게 해당 선지를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해 내려는 시도 따위를 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 그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축차 대입과 같은 방식으로 반례를 찾아보며, 논리 구조를 역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이롭다. 문항이 특히 어려워서 정확하게 논증하기보다는 막연하게 그럴 것 같다는 느낌으로 답을 고른 학생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14번 문항 (난이도 ★★★☆)
객관식에서 제일 힘을 많이 준 문제다. 배치상으로도 그렇지만 문제 내용도 여러 단원 간의 통합형 사고력 문항이다. 함수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그래프로 구현해야지만 길이 보이며, 총 세 개의 교점을 찾아야 답이 나온다. 문제 해석만 빠르게 하면 지나치게 어렵다고 할 만한 문제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3등급 이하 학생들은 틀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④논술형 5-2번 문항 (난이도 ★★★★)
자연수의 집합에서 정의됐다는 조건을 흘겨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문제다. 해당 답은 2파전으로 압축되는데, 예를 들어 답이 A 또는 B 라고 해보자. 이중 A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반면, B는 찾기가 어렵다. 하필 답이 찾기 쉬운 A여서 대부분 정답은 맞췄으나 과정이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아쉬운 건 1등급을 변별하는 부분 점수가 아니라, 그냥 1등급 학생들이 똑같이 틀린 상황이라 큰 의미는 없다고 보는 편이 맞겠다.
준킬러가 다수 포진된 시험이었지만 극단적으로 어렵다고 할 만한 문제는 없었던 만큼, 실수를 줄이는 훈련을 꾸준히 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르게 풀어내는 연습 또한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 운정고 재학생이라면 기술적인 연습과 분석을 통해 충분히 고득점을 뽑아낼 수 있을 만한 시험이었다. 결과가 안 좋아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신발 끈을 동여메고 책상 앞에 앉아보자. 킬러 문항이 없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뜻이니 모두에게 기회다.
파주운정수학학원 삼육공수학
강사 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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