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릴 수 있지만 아무나 잘 그리지 못하는 그림이 바로 수채화다. 물감을 다루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잘 번지고, 흐르고, 맺히고, 심지어 종이가 찢어지기도 한다. 아트길 미술학원의 서길종 원장은 이처럼 어려운 수채화를 가르친 경력만 30년이 넘는다. 미술 강사들도 수채화 교습법을 배우기 위해 서 원장을 찾을 정도다. 담당하는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일단 학원생으로 등록하고 나면 예중・예고 입시는 반드시 성공시킨다. 수년간 합격률 100%의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당연한 일이라는 듯 무덤덤하게 붓을 드는 서 원장. 아트길 서길종 원장을 만나 예중・예고 입시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예중・예고 입시 미술의 경향이 많이 바뀌었나요?
A. 최근 예중・예고의 입시 경향은 그리는 대상을 문제에서 특정하지 않고, 주어진 단어와 제시어의 범위를 학생 스스로 선택해서 그리는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성’ 이라는 제시어를 그릴 때 정물을 그리거나 풍경을 그려도 되고, 혹은 본인이 자신 있는 분야나 상황을 그려도 됩니다. 이런 변화는 상위권 대학 입시 경향의 범위에 포함된 내용으로 학생들과 연관된 활동(미술) 혹은 학생들이 살아가는데 관련 있는 것들을 평소에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런 변화는 예고 입시에서 급격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예중 입시 경향도 채화(선화예중)는 정물이 아닌 인체, 동・식물, 풍경, 공간 등 다양하고 변화 있는 소재와 주제 해석 방향으로 바뀌었고, 소묘도 공간과 입체를 동시에 볼 줄 알고 해석해야 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Q. 아트길에는 원장실이 따로 없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별도의 원장실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강사는 늘 학생의 곁에서 학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눈치 채야 합니다. 그리고 즉시 고민을 해결해 줘야하죠. ‘수채화는 물 조절과 물감의 농도 조절이다’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말입니다. 그런데 학생의 입장에서는 뭘 어떻게 조절하라는 건지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물통에 붓을 담그고 난 후 키친타월에 슥 닦으면서 어느 정도의 물이 붓에 담겼는지 느껴보고, 켄트지가 어느 정도의 물을 머금을 수 있는지 느껴보고,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 물감의 농도를 느껴보고, 그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수채화를 그릴 수 있습니다. 꼭 수채화가 아니라도 마찬가집니다. 연필은 왜 이런 모양으로 깎아야 하는지, 왜 글씨 쓸 때와 달리 연필을 뉘어서 잡고 그려야 하는지 아주 기본적인 지식이라도 일일이 그 차이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짧은 찰나의 순간에 고민을 포착하고 개입하면 학생에게 매우 적절한 자극이 되어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Q. 선화예중・선화예고 합격률 100%라니 놀랍습니다. 2023학년도 선화예고 입시에서는 일반중학교 지원자도 2명이나 합격했다면서요? 비결이 따로 있을까요?
A. 2023학년도 입시에서 선화예중 4명, 선화예고 4명, 지원자 전원이 합격했습니다. 절대수로는 적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100%입니다. 의외로 비결은 시시해요. 기본에 충실하고, 좋은 그림을 많이 접하도록 해주는 겁니다. 미술에 ‘미’자도 모르고 등록했더라도 그림에 대한 원리를 이해시키고, 효율적인 자극을 주며 눈을 키우는 거죠. 아트길은 전시관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공간입니다. 학생들이 수준 높은 그림 안에서 그 공간을 느끼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어요. 학생들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그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강사가 그 공간에 함께 머물면서 학생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도록 지도하고, 그림의 색감과 질감의 선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여주면 학생은 그대로 흡수하고 따라하게 됩니다. 문의: 02-416-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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