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독서법과 글쓰기

고른 독서와 논리적 사고 기반 위에 논술까지 연결해야

박경숙 리포터 2022-09-14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지만 올바르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진학을 앞둔 중학생, 고교생을 위해 올바른 독서법과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명일여고의 황재진 교사에게 들어보았다. 그는 서울시교육청 독서토론논술지원단 활동을 비롯해 개정교육과정의 고등 국어와 문학 교과서를 집필한 교사이다.

황재진 교사


Q. 진학을 앞둔 중3 학생과 고교생을 위해 올바른 독서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아이작 뉴턴은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어요. ‘거인의 어깨’란 나보다 더 많은 연구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지식 체계이고, 우리는 이를 공짜로 얻어내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그동안 축적해 온 지식과 지혜를 딛고 일어서면 100년, 200년, 나아가 1000년 동안 쌓은 지식부터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다음으로 늘 이어지는 질문은 ‘그럼 무슨 책을 읽을까요?’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가리지 말고 모두’라고 대답합니다. 특히 중학생 때는 가리지 말고 책을 읽으면서 활자와 친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습니다. 고1 때에는 서서히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고민하면서 책을 골라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나는 이런 책만 읽을 거야’라며 편식하면 다른 분야에는 문외한이 되고 비정상적인 지적 발달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방법보다는 양, 치우침보다는 고른 방식으로 책을 선정하고 읽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고교활동의 인문·사회 글쓰기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글쓰기를 단순히 ‘글을 쓰는 활동’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산출 행위입니다. 그러한 산출은 반드시 사고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아무 의미 없이 글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누군가 ‘나는 글을 잘 못 쓰겠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글을 쓰는 것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비판적 사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고가 생겨나려면 그것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 즉 지식이 전제되어야 해요. 정리해보면, 인문사회적 독서를 통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이나 가치의 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이 생겨나고, 이를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다 보면 비로소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인문사회 글쓰기는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사회 현상과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 올바른 삶의 방향성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 가치만을 숭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점차 축소되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직 실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우리가 인간으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 올바르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성찰해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는 것이 바로 인문·사회 글쓰기랍니다.


Q. 고교의 수행학습을 위해 독서·토론·논술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고등학교에서 하는 독서·토론·논술의 수행은 단기간에 준비하기에는 벅찬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접하는 다양한 사회 현상이나 생활 속에서 직면하게 되는 갈등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고, 보다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수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도하는 뉴스를 볼 수 있었지요? 이러한 사회 현상을 보면서 평소 쌓아 놓았던 지식을 총체적으로 활용하여 분석해봐야 합니다. 이례적으로 내린 큰비의 원인이 환경 파괴에 있다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 환경 파괴의 궁극적 원인이 인간의 편리함 추구 때문이라면 환경 보존과 비교할 때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 가치인가? 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대부분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인데 이들을 위하여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해마다 이러한 자연재해가 예방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등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하나의 현상을 분석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고가 정리됩니다. 또,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기 위한 ‘독서’ 계획이 수립되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토론’준비가 될 것이며, 간략히 자신의 생각을 기록해 놓다 보면 ‘논술’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독서·토론·논술은 하나의 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Q. 올바른 독서·토론·논술을 하기 위해 개정교육과정에서 더 집중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개정교육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한 가지는 융합형 인재, 다른 하나는 매체랍니다. 계열이 통합되며, 수학은 심화 과정까지 공부하지만, 탐구는 사회탐구를 선택할 수도 있고, 수학은 문과 수학까지 듣지만, 과학 탐구를 심화까지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활용하는 인재를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과목에서 다루는 내용의 연계성을 깨닫고 하나의 지식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또, 매체를 접할 때는 단순히 흥미 위주를 벗어나 매체에서 전달하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나라면 이렇게 표현했을 텐데’라는 생각으로 매체 내용을 재구성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학습의 자료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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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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