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를 볼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 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글을 썼었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엔 네 번째, 다섯 번째 항목들을 소개하겠다. ‘기말고사 십계명’ 이지만 기말고사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간고사 및 다른 시험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수험생이라면 잘 읽어보고 주의사항들을 본인에게 적용할 수 있길 바란다.
넷째, 계산 실수는 공공의 적
가르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오면 내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계산 실수를 얼마나 했는가다. 꽤 많은 학생들이 계산실수를 ‘한 문제 이상’ 한다. 심지어 3~4개씩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적게는 5점에서 많게는 20점 이상이 실력보다 더 안 나오게 된다.
사실 좀 전의 말에는 모순이 있다. 계산 실수 하는 것까지 ‘실력’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계산 실수가 많은 아이들은 평소에도 많이 한다. 이는 모의고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쭉 아이들을 지켜본 결과, 모의고사에서 실수가 잦은 아이들이 시험에서도 많이 실수했다. 평소 실수가 적은 아이들은 시험장에서도 정확했다.
한 번은 직전보강 때 오로지 실수 고치기에만 집중한 적이 있다. 학생의 수학적 실력은 충분했고, 개념은 잘 잡혀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모의고사만 보면 계속 한 두 개씩 틀렸다. 문제에서 이차함수가 ‘아래로 볼록’ 하다고 써져 있는데 ‘위로 볼록’ 으로 해석한다든가, 2 더하기 3을 6이라고 쓰는 등의 초보적인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나는 이 학생이 100점이 나올 때 까지 비교적 쉬운 기출문제를 뽑아서 계속 풀렸다. 6개의 모의고사를 풀었지만 한 번도 100점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처음엔 실수를 3~4개 씩 했지만, 나중엔 1개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계속 모의고사만 푸니까 푸는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실전 감각도 좋아졌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집으로 보냈다. 100점이 한 번도 안 나와서 찝찝했지만, 다행히도 다음날 아이는 100점을 받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학생의 경우 다른 부분들은 완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수에만 집중에서 코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론 실력적인 부분들도 시험 전날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실수에만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실수는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 수년간 공부습관의 총 집합체다. 따라서 평소 정확하게 푸는 연습만이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를 틀리면 맞을 때까지 푸는 습관’을 가져보자.
다섯째, 시험을 잘 보는 실력은 따로 있다
숙제도 잘 해오고 수업 중간 중간 퀴즈도 잘 푸는 아이가 있었다. 수학적 감각도 좋고 기본 실력도 매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가 시험도 매우 잘 볼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생각했던 고득점의 점수보다 15점 이하의 성적을 가져왔다. 운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부모님과 통화해보니 과거에도 비슷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전형적인 실전에 약한 케이스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숙제는 시간 제약이 없다. 따라서 오래 걸려도 성실하면 다 풀 수 있다. 수학 퀴즈는 못 풀어도 페널티가 없다. 잘 풀면 눈에 띄지만 못 푼다고 혼나는 것은 아니다.
시험은 그렇지 않다. 시간 제약도 있고 못 보면 이후 피해가 크다. 따라서 시험은 ‘한 번에 잘 봐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두 시간을 줬을 때 풀 수 있는 아이가 있고 풀 수 없는 아이가 있다. 그러면 두 아이 중 누가 시험을 잘 볼까? 안타깝게도 그것은 알 수 없다. 시험은 1시간보다도 짧게 보기 때문이다. 두 시간동안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수학적으로 훌륭한 일이지만 시험에선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 큰 중압감 속에서 빠르게 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의 어두운 면이겠지만 현실이 그러한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해결책으로서 ‘긴장감이 넘치는 모의고사’를 아이가 풀게 했다. 아이는 처음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회차가 반복될수록 시험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더니 결국 점수가 오르게 되었고 그 다음 학교 시험에서는 더 나은 점수를 받게 되었다.
‘신속’ 과 ‘정확’. 이 두 가지가 실제 시험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알고 연습해야 한다. 문제를 못 풀면 뒤가 없다는 상황 속에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해보자. 무조건 더 성장하게 될 것이다.
오늘 소개한 항목들은 공통점이 있다. ‘계산실수’와 ‘예상보다 안 나오는 점수’는 시험 전까지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시험을 봐야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복병’ 과도 같은 존재다. 따라서 영리하게 미리 이 적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모의고사를 자주 보고 나의 부족한 점들을 찾아내 보자. 그리고 기민하게 대응하자. 현명하게 반응하면 반드시 성적은 오르게 됨을 명심하자!
(* 기말고사 십계명 1편은 네이버에서 ‘아이디수학학원 기말고사 십계명’을 검색해 보세요)
일산 아이디수학학원 전인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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