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분명 입시의 한 축을 담당한다. 하지만 논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입시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학교에서조차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매년 논술 전형 지원에 대한 의견들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원을 만류하는 사람들과 지원을 적극 권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험생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논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입 논술의 핵심은 통합 독해력
현재의 대입 논술은 통합형 논술이다. 통합형 논술이란 여러 영역에 걸친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여, 주어진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쓰기를 말한다. 제시문의 정보를 토대로 문제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문제 해결이라는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평가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시문의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각 논제 당 다수의 제시문이 주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요약·비교, 해석.분석, 평가.비판, 대안.견해 제시 등을 500~600자 내지는 800~1000자 내외로 작성해야 한다. 주어지는 제시문은 철학, 윤리, 정치, 경제, 법 등과 관련된 이론부터 문학 작품, 사회 현안, 사진.그림, 도표.그래프 등의 자료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보면 논술은 매우 어려운 시험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제시문의 분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고교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통합형 논술은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다양한 과목을 하나의 주제로 종합한다. 제시문들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공통된 화제 및 주제를 가지고 있다. 경제, 윤리, 희곡 작품이 제시되었다고 가정할 때, 이 세 개의 지문을 각각의 학문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 경제학의 원리를 깨닫거나 윤리적 삶에 대해 성찰한다거나 한 편의 문학 작품을 감상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여러 개의 제시문을 함께 읽으며 관계성을 파악하면 된다. 다양한 영역의 제시문들을 통합적으로 독해하여 상이한 대상 간 연관성을 찾는 것, 이것이 대입 논술의 핵심이다.
대입 논술의 기본은 논제 분석
다양한 제시문들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수능과 달리 논술의 제시문은 발췌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체감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제시문 간 연결성은 느슨해져, 독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논제를 분석해야 한다. 제시문 사이의 연관성 파악을 쉽게 만들어 주는 것, 독해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것이 바로 논제 분석이다.
논제란 논술 문제를 의미한다. 논제에는 출제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따라서 논제를 파악한다는 것은 제시문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한다는 뜻이다. 통합형 논술의 논제는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갈수록 길이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만큼 출제 의도가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제시문을 읽는 방향, 제시문의 공통된 화제와 주제, 답안 작성의 방향과 구조까지, 모두 논제에 들어 있다. 그러므로 논제 분석이 논술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논제 분석을 잘못하면 어긋난 방향으로 독해가 이루어지고, 이는 당연히 출제자가 원했던 방향과는 맞지 않는 답안으로 이어진다. 결국 오답이 되는 것이다. 글쓰기보다 독해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시문을 제멋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대로 읽는 것이 논술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확한 논제 분석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논술을 아는 것이 많고 글을 잘 쓰는 학생들만 지원하는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상위권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전형임에도,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어려운 시험이라는 선입견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논술은 교과 과정을 넘어서지 않으며,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논술을 준비하기로 결정하고 체계적으로 학습한다면 충분히 실력 향상이 가능하다. 물론 기본기를 구축하기 위한 일정 시간이 소요되며, 실력 완성을 위해서는 반복 학습이 필수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 지은 부원장
한얼국어학원 논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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