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시 지원 계획을 구체화해야 하는 때가 왔다. 수시 카드 여섯 장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시기이다. 10번의 내신이 모두 끝난 지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도, 혹은 진학 상담 후 생각지도 못한 학교 지원 권유에 상심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막막하고 답답하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내신 2등급 중후반부터 3등급 중반까지의 학생이라면
학생부 종합 전형이나 교과 전형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면 논술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내신 1등급 대 학생들은, 의예나 약학에 지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논술을 고려하지 않는다. 문제는 내신 2등급 중후반부터 3등급 중반 대의 학생들이다. 여섯 장의 수시 카드를 들고 지원 가능한 대학 목록을 추릴 때 원치 않는 대학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상위권 학생들의 하향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진학 상담 시 학교에서는 대부분 하향 안정 지원을 권유한다. 혼란스럽고 불안한 마음에 학생들은 이를 쉽게 받아들인다. 일단 어디든 합격하고 보자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하향 지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불안하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대학 지원에 수시 카드를 전부 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일단 어디든 합격만 하면 된다던 학생들이 재수?반수를 결정하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봐왔다. 그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동안 공부한 것이 너무 아까웠다고.
하향 지원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수시 카드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안정?하향 지원을 하는 데에 카드 여섯 장을 다 쓰는 것보다, 최소한 두 장 정도는 논술 전형을 통해 상향 지원을 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내신 2~3등급 대 학생들은 논술 전형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가 대학 논술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다면, 그곳이 다른 전형으로는 결코 지원할 수 없는 대학이라면 더 따져볼 것 없이 논술을 시작해야 한다.
내신 3등급 후반부터 4~5등급 대의 학생이라면
하향 지원 추세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내신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일 것이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고 입시 제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서울 중하위권 대학의 입시 정보를 더욱 알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하향 지원 추세 때문에 중하위권 학생의 지원 대학을 더욱 낮추는 경향이 짙어졌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움직인다. 진학 상담 한 번에 지원 학교를 결정해버리거나, 심지어 수시를 포기해버리는 일도 벌어진다.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논술 전형은 논술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합산한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0~40%이며, 실질 영향력이 크지 않다. 실제로 대학 논술 전형 입시 결과를 보면 합격생 내신 등급이 5등급까지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종종 6등급 대 학생의 합격 소식도 들려온다. 이는 내신 등급 간 격차가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내신 등급에 따라 감점은 분명 있으나, 이것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중대한 기준은 되지 못한다. 논술 실력을 갖추면 내신 등급으로 인한 감점은 얼마든지 메울 수 있다. 수능 최저 기준 역시 정시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점점 완화되는 추세다. 한 과목의 등급만을 보는 학교도 있고 기준이 아예 없는 학교도 있다. 따라서 논술 전형은 내신 등급이 낮은 편에 속하는 학생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른 전형으로는 지원조차 불가능한 학교라도, 논술 전형으로는 지원뿐 아니라 합격도 가능하다.
많은 학생들이 7월은 논술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기라고 여긴다. 그러나 아직은 안 늦었다. 준비 기간이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주어진 시간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하지만 지금 망설이면 그때는 정말 늦는다. 만일 지금 논술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시작해놓고 고민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수많은 오해와 뜬소문에 매몰되지 말고 직접 부딪쳐보자. 결정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강 지은 부원장
한얼국어학원 논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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